고분양가·고금리에 청약통장 해지 속출…전문가들 “일단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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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초반 직장인 A씨는 약 10년간 보유하고 있던 청약통장을 최근 해지했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부동산 침체 영향으로 아파트 가격은 하향 조정되고 있는 반면, 치솟는 분양가를 감안하고 굳이 청약을 시도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다. A씨는 청약통장 해지 후 돌려받은 돈을 주식에 투자할 예정이다.

고분양가·고금리 기조 장기화 등으로 인해 청약 무용론이 확산하면서 A씨처럼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향후 부동산시장 분위기 변화 등에 대비해 청약통장을 계속 보유할 것을 추천한다.

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561만3522명으로, 전년 동기(2638만1295명) 대비 76만명가량 감소했다.

과거 부동산 활황기 영향으로 2022년 6월 말 당시에는 역대 최고 수치인 2703만1911명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그 이후부터 18개월 연속 줄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론 건설 자재 및 노임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증가분이 분양가에 지속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53.26으로, 동월 기준 2020년 121.80, 2021년 138.89, 2022년 148.56에 이어 꾸준히 상승 중이다. 2020년과 비교하면 3년간 약 26% 급증한 셈이다. 이 지수는 건설공사에 활용되는 재료·노무·장비 등의 직접 공사비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다.

이렇다 보니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조사 결과 작년 12월 말 기준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은 3.3㎡당 1736만원으로, 전년 대비 12.29%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은 3.3㎡당 3495만원으로, 17.4% 급증했다. 이를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전용면적 84㎡형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2억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더불어 지난해 초 정부가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서울 4개구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을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배제한 영향도 크다. 가뜩이나 공사비 인상으로 인해 분양가가 치솟는 가운데 법정 공급가격 상한마저 폐지되면서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진 셈이다.

이밖에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고금리 기조 지속으로 청약 수요자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점 역시 청약통장 해지 러시를 부추기는 요소로 꼽힌다.

게다가 청약통장을 쓰지 않고 내집 마련이 가능한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전국에서 쏟아지고 있다는 점도 청약통장 무용론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2023년 12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2489가구로, 전월보다 7.9% 늘었다.

하지만 청약통장은 되도록 유지하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지금 당장은 전국적인 집값 하락으로 인해 청약을 통한 시세차익 기대가 어려워 졌지만. 추후 상승기가 오면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이 재확대되면서 청약 이점이 다시 생길 것”이라며 “정부도 청약 무용론을 의식하듯 관련 혜택을 늘리기 위해 힘쓰고 있으니 계속 청약통장을 보유하는 게 좋아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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