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 물가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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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우리나라 물가가 안정기 진입을 위한 막바지 단계에 있지만, 기저 효과에 의한 물가 지표 하락 등 착시가 있는 만큼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9일 BOK이슈노트 ‘물가안정기로의 전환 사례 분석 및 시사점’에서 “기대인플레이션으로 추정한 결과, 국민의 물가 관심이 낮아지는 임계치는 인플레이션이 2.0% 이하여야 한다”며 “물가 안정기로 진입 성공 사례를 보면 평균 3.2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런 결과를 전제로 “우리나라는 점차 인플레이션 지표가 낮아지는 모습이지만, 물가 안정기 진입을 위한 마지막 단계 리스크가 남아 있다”며 “추가적인 공급 충격이 단기적으로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평가했다.

마지막 단계 리스크는 가격 조정 전환점과 인플레이션 재발 위험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기저 효과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수치가 안정돼 보이는 상황을 말한다.

한은은 “역사적으로 물가 안정기 진입에 실패했던 사례를 보면, 마지막 단계 위험에 대한 부주의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큰 폭의 인플레이션 충격 이후 기술적으로 따라오는 기저효과를 물가 안정기 진입으로 오인해 당국이 성급하게 완화 기조로 전환한 경우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됐다는 기대감에 시장이 금리를 조정하는 것을 고려해 한은이 경고에 나선 것으로 풀이한다.

한은은 “물가안정 기조로 진입 여부는 부문 간 파급, 기대인플레이션·기조적 인플레이션 등 다양한 관점에서 확인해야 하는 만큼 확신에 이르기가 쉽지 않다”며 “일부 물가 지표의 일시적 긍정 신호(head fake)에 과도한 의미를 두지 않도록 다양한 지표들의 추세적 움직임을 종합적으로 분석·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물가 안정기 진입 실패 사례별 인플레이션 추이 [표=한은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전년 대비 2%포인트(p) 이상 상승하는 인플레이션 충격 전후의 연간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추이를 분석한 결과, 물가 안정기에 진입했다고 오인했다가 다시 물가가 오른 사례는 1973년의 미국, 1974년의 프랑스 등이다.

반대로 물가 안정기로 진입 성공한 사례의 경우 최초 인플레이션 충격 발생 이후 충격 발생 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 평균 3.2년 소요됐다.

물가 안정기로 전환하는 시기에는 부문별 인플레이션의 독립적 충격이 상대 가격 변화만을 일으키는 경향이 나타나고 다른 부분의 가격 조정을 촉발하지는 않았다.

부문 간 상호작용은 상품 부문의 인플레이션이 서비스 부문으로 파급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때 부문 간 충격의 파급은 기대인플레이션이 연결 고리로 작용했다.

소비자 등 경제주체들이 체감하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을수록 물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한 부문의 인플레이션 충격이 쉽게 다른 부문으로 전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을 계량 모형을 이용해 추정한 결과 물가 관심도 전환을 위한 인플레이션 임계치는 ‘낮은 관심→높은 관심’ 전환 시에는 2.5% 수준을 넘겨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높은 관심→낮은 관심’ 전환을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이 2.0% 수준 이하로 내려가야 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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