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금리도 버거워” 기업은행 창업기업 대출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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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공창업대출’ 1조…전년比 ‘반토막’

금리 인상 릴레이에 상품 이율 1%→4%대

서울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IBK기업은행 서울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의 창업기업 맞춤 대출상품 취급 규모가 올해 1조원대까지 밀리면서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관련 대출 이자율이 4%대로 두 배 이상 뛰면서 창업기업들의 수요가 크게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3분기까지 기업은행이 실행한 ‘IBK성공창업대출’ 규모는 1조1639억원으로 1년 전보다 55.5%(1조4526억원)나 줄었다. 올 4분기 취급액을 분기 평균(3880억원)으로 단순 대입해 계산해도 전체 규모가 2조원에 미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IBK성공창업대출은 창업 7년 이내 중소기업에게 저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기업은행의 대표 창업자금 상품이다. 해당 대출은 지난 2021년에만 5조74억원이 취급됐는데, 지난해(3조559억원) 3조원대로 줄어든 이후 감소세가 뚜렷한 모습이다.

다른 창업기업 대출상품도 마찬가지다. 기업은행의 ‘IBK재창업지원대출’은 지난해 3000억원이 실행됐는데, 올해에는 전무했다. 특히 이 상품은 지난해 재창업지원위원회 심의와 보증기관 보증서 발급 등의 필수 요건을 완화했는데도 대출 취급 규모는 역행한 것이다. 또한 지난해 9월 출시한 ‘IBK혁신창업대출’ 실행액도 700억원에 그쳤다.

이처럼 창업기업 대출 규모가 급감한 배경에는 고금리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관련 대출 규모가 크게 줄어들기 시작한 지난 2021년부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릴레이가 시작됐다. 한은은 지난 2021년 8월부터 0.50%였던 기준금리를 올 1월까지 10차례 인상해 3.50%로 급격히 끌어올렸다.

이에 창업기업 대출의 이자율도 두 배 이상 뛰었고, 높아진 금리 부담에 창업기업들의 수요가 위축된 것이다. 실제 지난 3분기 말 기준 IBK성공창업대출 이자율(잔액 기준)은 3.84%로 2021년 말(1.39%)보다 2%포인트(p)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IBK재창업지원대출 이자율도 1.75%에서 4.05%로 2.3%p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IBK혁신창업대출 이자율도 4%대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이 상품들은 창업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계된 만큼 기업은행의 일반 중소기업 신용대출 금리(지난 9월 말 기준 5.86%)보다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대출 수요가 감소했다는 것은 고금리와 이에 따른 경기 침체로 창업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그만큼 녹록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창업기업은 69만589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3만4369개) 감소했다.

앞으로도 고금리 환경이 이어지면서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한은은 지난 2월 이후 7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중소기업들이 감당하기에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는 탓이다. 최근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년 3분기 이후에나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더해 공급 측면에서의 감소도 예상된다. 기업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중소기업 대출을 크게 늘렸는데, 최근 연체율이 치솟으면서 건전성 관리에 대한 필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고금리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담보력이 약한 창업기업들의 대출 심사를 강화할 것이란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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