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단복 만든 무신사 디자이너…”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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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중국)=뉴스1) 유승관 기자 = 23일 오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2023.9.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항저우(중국)=뉴스1) 유승관 기자 = 23일 오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2023.9.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2018년 이후 5년만에 열리는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성적이나 선수들 못지않게 화제가 된 것이 기존과 확 달라진 모습의 선수단 단복이다. 이전까지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에서 선보인 선수단의 단복이 정제된 인상의 비지니스 정장이 대부분이었던 것과 달리 캐주얼한 흰색 데님 단복으로 확 바뀐 것.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복을 만든 회사는 론칭 7년차의 캐주얼 패션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다. 무신사 스탠다드 맨즈디자인팀의 김지훈 디자이너는 ‘팀 코리아’ 단복으로 2030대 젊은 선수들의 선호도와 트렌드를 반영해 ‘데님 셋업’ 스타일을 제시했다. 김 디자이너는 “대한체육회측과 단복 제작에 대한 의견을 처음 나눴을 당시 젊은 선수들이 좋아할 만한 방향이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받았다”며 “이에 기존의 정장 스타일에서 벗어난 여러 아이템 중 데님 셋업을 선택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김 디자이너는 이번에 아시안게임 단복을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실제 착용하는 선수들의 연령대가 대부분 20대로 젊다는 점에 집중했다. 실제 무신사 스탠다드의 타깃 고객 층과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MZ세대’ 선수단의 관점에서 트렌드에 적합하면서도 실제 활용도가 높은 아이템을 기획할 수 있었다.

국가를 대표하는 의복인 만큼 디자인적인 제약이 있고 검토해야 할 부분도 많았다. 이에 대해 김 디자이너는 “1200여 명에 달하는 국가대표 선수단 분들의 사이즈를 한분 한분 맞춰드리는 것이 어려웠다”며 “진천 선수촌과 각 종목 훈련장을 수 차례 방문한 끝에 간신히 제작 일정에 맞출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단복 제작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선수 및 코치진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김 디자이너는 “태권도 장준 선수와 펜싱 김준호 선수의 경우 전문 피팅 모델보다도 단복이 잘 어울려서 인상적이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남자 하키 신석교 감독님의 경우 처음에는 기존 단복과 달라 어색해하셨지만 나중에는 ‘젊었을 때 좋아하던 스타일이다. 주말에 입고 나가면 가족들도 좋아할 것 같다’고 하셔서 감동적이었다”고 털어놨다.

항저우 단복 만든 무신사 디자이너...

심플하지만 디테일한 디자인, 백의민족 구현한 무신사 스탠다드


이번 단복은 흰옷을 즐겨입는 ‘백의민족(白衣民族)’ 별칭에 맞게 아이보리 색상의 데님 재킷과 데님 팬츠로 구성됐다. 데님 트러커 스타일의 재킷(트럭 운전사들이 착용하던 작업복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재킷)에는 9월임에도 한낮에 무더운 현지 날씨를 감안해 땀을 잘 흡수하고 증발시키는 기능성 원사가 적용됐다. 품은 여유있게 제작돼 세미 오버핏의 실루엣을 구현하며 세련됨을 더했다. 재킷의 왼쪽 가슴에는 국가대표를 상징하는 태극기가 고급스러운 자수로 새겨졌다. 우측 팔뚝에는 무신사 스탠다드 로고가 각인됐다.

데님 재킷의 백미는 뒷면에 있다. 재킷의 절개 라인을 따라서 한옥의 ‘팔작지붕’을 자수 형태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디테일은 데님 팬츠의 후면 포켓에도 동일하게 적용됐다. 상하의에 부착된 단추에는 한국의 전통 악기인 ‘대북’ 모양이 새겨졌다. 가운데 태극 문양을 새겨넣고 원 모양의 테두리에 디테일을 더해 전통 북을 형상화한 한것이다.

셋업 안에 받쳐입는 검은색 반소매 티셔츠는 냉감 소재의 기능성 ‘아스킨’ 원사를 활용했으며 소매 밑단에는 태극기가 부착돼 있다. 이 외에도 무신사 스탠다드는 양말, 벨트, 신발 등에도 각각 영문으로 ‘팀 코리아(Team Korea)’ 문구를 새겨넣어 국가대표 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하는 국민들의 소망을 담았다.

이밖에 ‘MZ세대’가 주축인 선수단을 위한 맞춤형 아이템도 눈에 띈다. 최근 핫한 패션 브랜드 사이에서 스타일 완성을 위한 액세서리 소품으로 키링이 주목받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전통 장신구인 ‘노리개’에서 착안한 흰색 매듭 형태의 키링을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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