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여전히 뜨겁습니다. 공개 2주차에도 여전한 시청자 수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가, OST 역시 스포티파이 차트 상위권 줄세우기에까지 성공했어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악귀 잡는 걸그룹 ‘헌트릭스’가 저승에서 온 악령 보이그룹 ‘사자보이즈’로부터 세상을 지켜 나가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영화보다 영화 속에만 등장하는 가상의 아이돌,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가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어요. K-팝 아이돌에 한 번이라도 관심을 둔 적이 있다면,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의 디테일한 설정에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전 세계의 K-팝 팬들을 열광케 하고 있고요.
헌트릭스는 춤과 노래는 물론 작사 및 작곡 능력까지 갖춘 ‘육각형 아이돌’입니다. 아이돌의 필수 덕목인 ‘팬 사랑’을 연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헌트릭스는 진심입니다. 공연으로 팬들의 마음을 얻을 수록 악령을 이 세상으로 넘어오지 못하게 하려는 헌트릭스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니까요. 아무리 가상의 아이돌이라지만 이보다 더 완벽하긴 어려울 듯해요.
그런가 하면, 사자보이즈는 실제 보이그룹처럼 청량한 이미지에서 퇴폐미 가득한 콘셉트까지 다채로운 이미지 변신을 꾀한 모습입니다. 이들의 수려한 비주얼과 화려한 퍼포먼스, 저승사자와 한복 등 한국 전통문화를 반영한 세계관 역시 모두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죠.
고작 2주도 채 되지 않는 기간 형성된 글로벌 팬덤 문화도 재미있습니다. 2D 아이돌의 MR제거 영상을 보리라고 누가 예측했을까요? 여기에 팬아트와 챌린지 영상 등 2차 콘텐츠도 쏟아집니다. 최근에는 현실 아이돌들도 챌린지에 동참하는 추세예요. 예로 라이즈 소희와 앤톤, 제로베이스원의 멤버들은 ‘소다팝’ 챌린지를 했고요. 사자보이즈의 미스터리 목소리를 연기한 유키스 케빈은 무대 리액션 콘텐츠까지 만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답니다.
헌트릭스나 사자보이즈와 결은 다르지만, 만질 수 없어도 화면 속에 실존하는 가상 아이돌도 제법 긴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먼저 1998년 데뷔한 원조 버추얼 아이돌, 사이버 가수 아담이 떠올라요. 아담은 3D 기술과 실제 보컬을 결합한 콘셉트로 주목받았지만 기술적 한계로 장기적인 활동은 어려웠습니다.
현실 아이돌과 가상 세계의 아바타가 공존하는 독특한 콘셉트로 화제가 됐던 에스파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죠. 데뷔곡 제목이자, 노래에 등장하는 ‘블랙 맘바’가 멤버들과 아바타의 연결을 방해한다는 세계관도 인상적이었으니까요.
최근에는 걸그룹 ‘이 세계 아이돌’과 보이그룹 ‘플레이브’ 등 5세대 버추얼 아이돌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특히 플레이브는 주요 음악 방송 1위를 시작으로 시상식 본상 수상에 아시아 투어까지 나서며 버추얼 아이돌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죠. 신기술과 입체적인 세계관으로 현실 아이돌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한 가상 세계의 아이돌들을 보면 K-팝의 또 다른 활로가 보이는 듯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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