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가처럼 벽돌을 쌓아올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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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기가 감도는 고유한 컬러, 소재에서 느껴지는 질감, 대지의 기운을 옮겨 담은 듯한 따스함. 붉은 벽돌은 건축에서 떼놓을 수 없는 재료 중 하나죠. ‘브릭 어워드 24(Brick Award 24)’에서 수상한 작품부터 눈을 사로잡는 전세계의 벽돌 건축물까지. 때로는 강렬하게, 때로는 따스하게 다가오는 붉은 벽돌 건축물을 소개합니다.

Types of Spaces

© Luis Diaz Diaz

© Luis Diaz Diaz

스페인의 오래된 담배 공장 통로에 자리한 붉은 파빌리온. 건축 사무소 팔마(Palma)와 행하(Hanghar)는 국제 건축 페스티벌 콘센트리코(Concéntrico)를 기념하며 오직 벽돌만을 사용한 파빌리온을 세웠어요. 직선, 곡선 그리고 또 직선. 파빌리온의 다채로운 공간감은 사람들의 걸음을 늦추고 도시를 둘러보게 하는 여유를 제공했죠. 그 끝엔 공장의 상징적인 붉은 벽돌 굴뚝이 펼쳐지는데요. 붉게 물든 골목길의 풍경에서 마드리드의 정열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The Intermediate House

© Federico Cairoli

© Federico Cairoli

© Federico Cairoli

© Federico Cairoli

건물 틈 사이에 낀 붉은 벽돌 집. 파라과이에 위치한 이 단독주택은 건물 사이에 낀 좁고 기다란 부지 위에 자리 잡았습니다. 프라이버시를 위해 긴 면에는 창문 하나 없는 높은 벽돌 벽이 세워졌죠. 답답할 거란 예상과 달리 자연과 교류하는 안락한 공간으로 완성되었는데요. 곡선으로 된 지붕 사이로 빛이 쏟아지고, 집 중앙엔 망고나무가 자리 잡고 있어 어두운 분위기를 전환합니다.

매향리평화기념관

교보 타워, 리움 미술관, 남양성모성지를 설계한 그 건축가의 신작. 붉은 벽돌의 건축가, 마리오 보타의 매향리평화기념관이 완공 2년 만에 개관했다는 소식, 들으셨나요? 볼드한 형태에서 눈에 띄는 건 역시 붉은빛을 띠는 통로인데요. 매향리의 ‘M’을 형상화한 기하학적인 구조가 단순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선사합니다.

Wmission 사옥

벽돌 하면 성수, 성수하면 벽돌이죠. 성수를 붉게 물들일 또 하나의 건축물. 바로 패브릭 회사 더블유미션(Wmission)의 사옥입니다. 부드럽게 물결치는 파사드를 만들기 위해 콘크리트 위에 벽돌을 덧대어 작업했다는데요. 화창한 날, 빨랫줄에 걸어둔 천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을 떠오르게 하지 않나요?

Haikou Gaoxingli Insun Cinema-Coffee Bar

꿈속에서나 본 건축물이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하이커우 해변의 영화관에 자리한 이 카페는 하이난섬의 바다와 모래를 붉은 벽돌로 표현했어요. 불규칙적으로 휘몰아치는 파도, 명확한 구분 없이 천장과 바닥이 연결되는 유연한 공간.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환상적인 장면을 선사하죠.

Tianjin Zhongshuge Library

이런 곳이라면 책 열 권, 백 권도 넘게 읽고 싶을 것 같아요. 중국 톈진의 중서 도서관은 이국적인 풍경이 매력적인 이탈리아 풍경구에 있습니다. 낭만적이고 앤틱한 거리의 분위기와 다르게 현대적이었던 기존 건물은 다소 동떨어져 보이곤 했죠. 따라서 이탈리아 고전 건축의 주재료였던 붉은 벽돌을 중심으로 새롭게 탄생한 것인데요. 따뜻한 벽돌과 대비되는 강철을 더해 아늑하면서도 세련된 공간을 완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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