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연기”를 넘어 “무섭다”는 말까지… ‘계시록’ 류준열, 광기를 입은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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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씨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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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계시록’ 속 류준열이 연기한 성민찬 목사는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다. 광기와 신념, 인간적인 내면이 뒤엉킨 복합적인 인물이다. 그리고 이 인물을 통해 류준열은 또 한 번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한계까지 끌어올렸다.

‘계시록’은 실종 사건을 둘러싼 종교적 신념과 심리적 불안이 충돌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중심에는 성민찬 목사가 있다. 작은 교회를 이끄는 그는 어느 날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라는 신의 계시를 받았다고 믿으며 점점 광기의 세계로 빠져든다. 류준열은 이 복잡하고 위험한 캐릭터를 놀라운 집중력으로 완성해냈다.

영화 속 그의 연기는 단순히 “미쳤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시시각각 흔들리는 눈빛, 미세하게 떨리는 얼굴 근육, 점점 높아지는 목소리의 강도, 그리고 손끝까지 살아 있는 디테일이 성민찬이라는 인물의 내부를 생생하게 드러낸다. 특히 극의 중반 이후, 성민찬이 점점 자신의 신념에 사로잡히는 장면들에서 류준열의 광기 연기는 극의 서사를 압도한다.

이전에도 영화 ‘돈’, ‘독전’, 넷플릭스 ‘The 8 Show’ 등에서 한계에 몰린 인물을 탁월하게 소화한 바 있는 류준열은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의 장기인 ‘광기 연기’를 한층 더 치밀하게 다듬었다. 관객은 그가 어디까지 나아갈지 모르는 위태로운 감정의 롤러코스터에 함께 탑승하게 된다.

/사진=씨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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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내와의 차 안에서 웃으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장면, 취조실에서의 대면 장면 등은 많은 관객들이 “무섭다”는 반응을 보일 만큼 강렬하다. 단순한 연기를 넘어 캐릭터와의 완전한 일체화, 그 자체였다.

“무섭다”는 말이 연기 칭찬으로 들릴 수 있는 배우는 드물다. 류준열은 ‘계시록’을 통해 그 드문 영역에 도달했다. 캐릭터와의 거리를 지우고, 인간의 가장 극단적인 감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 그의 연기는 지금, 많은 이들이 이 영화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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