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비만의 기준을 바꾸자는 말이 나오는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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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을 자가진단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가장 보편적 척도는 체질량지수(BMI)입니다. BMI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데요. 한국은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기준으로 BMI 25 이상을 비만으로 봅니다. 예를 들어 163cm인 사람이 67kg을 넘으면 BMI 기준 비만인 거죠. 비만 환자에게 고혈압과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의 유병률이 월등히 높은 만큼 ‘BMI 25’는 주시해야 할 수치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비만의 기준을 올려야 한다는 말이 나옵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이 BMI 25가 아닌 27을 비만으로 보자고 제안한 거예요. 연구원은 21년 동안 성인 약 847만 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BMI 27 이상이 돼야 비만 관련 질병들의 발생이 급증했다고 밝혔습니다. 오히려 BMI 25 즈음은 사망 위험이 낮았다는 주장입니다.

이는 한국인들의 체형과 생활습관 등이 서구화했기 때문이라는데요.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는 질병 연관성을 우선해 비만 기준을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건강보험연구원 이선미 건강관리연구센터장도 “현행 비만 기준을 최소 BMI 27 이상으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고요. 실제로 비만 수술 관련 건강보험 급여는 BMI 27부터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중이고, 비만 치료제 위고비 처방도 ‘질환이 있는’ BMI 27 이상부터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를 적용할 경우, 한국의 비만 인구는 절반 가까이 줄어들게 됩니다. BMI 27을 비만으로 본다면 위에서 언급했던 신장 163cm의 사람은 72kg이 넘어야 비로소(?) 비만의 범위에 들어갑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비만 인구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던 상황에서 기준 완화는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죠. 특히 아시아인에게는 비만의 영향을 받는 만성질환이 더 많이 나타나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개인의 근육량 등을 고려하지 않는 BMI의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고요. 이 기준이 진짜 완화된다면 건강관리사업의 방향도 다소 변경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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