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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맞아?” 폭스바겐의 첫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ID.4를 몰아 도로를 달릴 때 가장 인상 깊은 점으로는 부드러운 주행감을 꼽을 수 있다. 기존에 다른 전기차를 시승했을 때 다소 불편하게 느껴지던 급가속과 급제동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ID.4의 운전대를 잡아 경기도 가평에서 약 94㎞ 코스를 주행해보니 고급 내연기관차에 탄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다.
ID.4는 지난해 9월 국내 출시 당시 2주 만에 ‘초도 물량 완판’, ‘수입 전기차 판매 1위’의 기록으로 화제를 모았던 모델이다. 2023년형으로 거듭난 ID.4는 우수한 상품성과 기능을 유지하고 주행거리와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며 경쟁력을 더욱 강화했다.
전기차인 ID.4가 독일차 특유의 편안한 승차감을 선사할 수 있었던 것은 폭스바겐의 기술력을 집결한 ‘회생제동 시스템’ 덕분이다. 운전석에 앉아 스티어링 휠 오른쪽 뒤편을 보면 앞뒤로 회전하는 방식의 변속레버를 발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D(Drive)’ 또는 ‘B(Brake)’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데, B 모드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제동 기능을 최대로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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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길에 진입한 뒤 B 모드를 켜고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자 부드럽게 제동이 걸리며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다시 가속페달을 밟자 튀어나가는 느낌이 적었는데 실제로 ID.4의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8.5초로 다른 전기차보다 긴 편이다. 구불구불한 구간에서 핸들을 꺾을 때에는 상체 쏠림이 적었으며 고속으로 주행해도 풍절음이 거의 들리지 않아 동승자와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ID.4의 외관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인상을 준다. 전체적으로 유려한 곡선 라인을 강조해 전기차만의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구현했다. 볼륨감 있는 후면 디자인을 통해 전통적인 SUV 이미지를 완성하며 도로 위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낸다. 실내 공간도 널찍하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모듈러 플랫폼인 MEB를 기반으로 한 ID.4는 동급 SUV 중 최고 수준의 넓은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575ℓ에 달하는 적재 용량을 확보할 수 있어 레저 활동을 즐기기에도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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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조작 버튼을 최소화한 점도 ID.4만의 특징이다. 차량 전면부에 있는 12인치 멀티 터치스크린에서 각종 인포테인먼트 기능과 에어컨, 열선 시트를 작동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차량은 운전석 좌측에 네 개의 버튼으로 앞좌석과 뒷자석의 창문을 열고 닫을 수 있도록 한 반면, ID.4는 단 두 개의 버튼만으로 이를 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스티어링 휠 뒤쪽에 설치된 5.3인치의 계기판은 주행속도와 주행가능 거리, 배터리 충전 현황 등 간단한 정보만을 제공한다. 다만 일부 운전자들은 이러한 방식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현장에서 만난 사샤 아스키지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많은 버튼이 있으면 조작은 쉬우나 디자인 측면에서 간결성이 부족해 보일 수 있다”며 “ID.4는 매끄럽고 간결한 실내 디자인과 직관적인 조작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ID.4는 연식 변경을 거쳐 1회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를 복합 기준 421㎞로 늘렸다. 정부 공인 에너지 소비 효율도 복합 4.9㎞/㎾h로 기존 대비 향상됐다. 또 최대 135㎾의 급속 충전으로 5~80% 충전을 36분 만에 마칠 수 있다. 이 밖에도 위급 상황 때 탑승객을 보호하는 ‘어머전시 어시스트’,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하는 ‘트래블 어시스트’, 사각지대에 다른 차량 진입 시 운전자에게 알리는 ‘사이드 어시스트’ 등 다양한 기능으로 높은 안전성과 편의성을 확보했다.
가성비도 우수하다. ID.4의 가격은 5690만~5990만 원이다. 국비 보조금은 580만 원이 책정돼 유럽산 수입 전기차 중 가장 많다. 각 지자체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을 고려하면 실구매 가격은 4000만 원 후반 또는 5000만 원 초반대로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