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지난 9월 “테슬라의 장기적 가치는 거의 전기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포함한 인공지능(AI)과 로봇에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으로 인공지능에 중점을 두겠다는 테슬라의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머스크는 다양한 형태의 인공지능을 연구해 왔는데 자율주행은 테슬라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테슬라 자율주행팀에는 ‘인간으로부터 학습하는’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신경망’ 프로젝트팀이 있다.
원래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규칙 알고리즘’ 기반이었다. 차량 카메라를 통해 시각적 데이터를 얻은 후 차량이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일련의 규칙을 적용했다. 테슬라 엔지니어들은 수십만 줄의 C++ 코드를 수동으로 작성하고 업데이트해 이러한 규칙을 더 복잡한 상황에 적용했다.
이에 반해 신경망 기술은 인간을 모방한다.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이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람처럼 눈(카메라)을 사용해 사물을 인식하고 반응한다’와 같은 작업 흐름을 구현한다.
도로가 쓰레기통, 쓰러진 차선 진입 방지 콘, 흩어진 잔해 등으로 뒤덮여 있을 때 신경망 경로 계획에 따라 차량이 주변을 탐색한다. 도로의 장애물을 피하고, 차선을 변경하고, 필요한 경우 몇 가지 규칙을 어기고 AI가 자체적으로 판단해 주행한다.
이와 같은 신경망 기술이 적용된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테슬라는 R&D팀 내부에 알람을 구비했다. 개발 과정에서 스마트 드라이빙 문제가 하나씩 해결될 때마다 알람이 울렸다.
2023년 4월 머스크는 테스트 차량 운전석에 앉았다. 테스트 차량이 도로로 진입했을 때 자전거 한 대가 그들을 향해 접근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개입하지 않고 차가 스스로 상황을 피하도록 했다. 동승했던 테슬라의 자율주행 엔지니어인 다발 슈로프는 “인간 운전자가 내리는 판단과 같은 느낌”이라고 평했다.
테스트 차량이 여러 교통 상황을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게 되자 머스크는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인공지능이 아주 잘 해냈을 것”이라며 “미래에 테슬라는 단순한 전기차 회사 그 이상이 될 것이다. 자율주행 시스템과 ‘도조’ 슈퍼컴퓨터가 테슬라를 인공지능 회사로 만들 것”이라며 신경망 기반 자율주행의 밝은 미래를 확신했다.
테슬라는 이미 인간처럼 생각하는 자율주행을 위해 다음과 같은 중요한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더욱 민감한 시각: ‘테슬라 비전’이라 불리는 시각 처리 시스템은 카메라의 협력을 통해 운전 환경을 전문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해 기존 시각 처리 기술보다 더 안정적이다.
인간으로부터 학습하는 ‘두뇌’: 인간 두뇌와 같이 작동하는 내장 컴퓨터는 교통 정보를 적시에 처리해 주행 방향을 미리 생각하고 차량이 응답하도록 지시한다.
더욱 강력한 컴퓨팅 성능: 테슬라의 슈퍼컴퓨터인 도조는 신경망 훈련에 사용되는 세계 최대 슈퍼컴퓨터다. 도조는 2023년에 공식적으로 생산에 들어가 FSD(완전 자율주행) 및 기타 컴퓨팅 성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대규모 학습 자원: 이는 테슬라의 또 다른 강점이다. 교통 데이터가 많을수록 차량이 식별할 수 있는 환경 정보가 많아져 주행 정확도가 보장된다. 테슬라는 2023년 2분기 재무 보고서에서 북미 시장에서 FSD 베타를 탑재한 사용자 차량이 총 4억8000만 마일(7억7248만5120㎞)을 주행했다고 밝혔다.
윤희선 기자 sunny0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