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앱으로 차량을 호출하고, 플랫폼을 통해서 승객과 기사가 만나는 모빌리티 플랫폼은 지난 10년간 빠르게 도입되면서 전 세계적인 일상이 됐다. 전통적으로 택시가 제공했던 서비스에 모바일, 빅데이터, AI 등의 기술이 접목되면서 교통의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뤄진 것이다. 현재 세계 각지에 자리 잡은 모빌리티 플랫폼은 택시를 넘어 자전거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부터 버스, 기차 등 대중교통까지 하나의 앱으로 통합 제공하는 이른바 ‘MaaS’를 지향하며 서비스 고도화를 지속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카카오T’를 통해 완성형 MaaS 플랫폼을 구축한 것에서 한 단계 나아가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유승일 CTO는 2022년 자사의 첫 테크 콘퍼런스 NEMO 2022에서 카카오모빌리티 기술의 목표를 “We make AI understand our world”로 소개하며 2022년을 ‘디지털 트윈 제작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즉, 현실 세계와 그 안의 움직임들을 AI가 이해할 수 있게 만들고 이러한 데이터와 정보들을 다양한 파트너사의 AI에도 제공해 모빌리티 기술 생태계 구성과 그 이후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어 올해 9월 열린 NEMO 2023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보유하고 있는 AI 기술과 플랫폼의 결합을 기반으로 한 ‘모빌리티 특화 생성형 AI 엔진’ 개발 계획을 발표하며 주목받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디지털 트윈 기술의 근간이 되는 고정밀 지도 구축 기술 확보에 적극 투자해왔다. 인간이 접하는 실세계와 동일한 공간을 디지털 환경에 구축해 가상의 공간을 만드는 디지털 트윈은 AI가 우리의 세상을 이해하는 창구가 되는데 고정밀 지도는 AI를 위한 내비게이션 지도의 역할을 한다.
2022년에는 사내에 ‘미래이동연구소’를 신설했다. 미래이동연구소는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혁신 기술을 고도화하고 연관 기술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미래 모빌리티 전담 조직이다.
올해 1월에는 자율주행 이동체 연구 및 디지털 트윈 구축에 필요한 하드웨어 연구 설비 및 인력을 한데 모아 ‘네모개러지’를 개소했다. 미래 모빌리티 기술에 특화된 자율주행 및 디지털 트윈 전용 연구소를 확보한 것은 카카오모빌리티가 플랫폼 업계 최초로 카카오모빌리티의 연구 영역을 기존 플랫폼 기술 개발에서 미래 이동체와 인프라 등의 하드웨어 개발로까지 확대하는 디딤돌이 됐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설립 초기부터 빅데이터 확보와 처리 기술, AI 기술 개발에 적극 투자해 왔으며 카카오T와 카카오내비 서비스에도 AI 기술을 적극 도입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카카오T 택시에 적용돼 있는 ‘AI 배차 시스템’이다. 공급자와 이용자가 실시간으로 계속 이동 중인 택시 서비스에서는 매칭 최적화를 통한 이동의 즉시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AI 배차 시스템’은 호출이 발생한 요일, 시간대, 출·도착지 인근 택시 수요 공급 현황, 기사의 일평균 콜 수락률, 목적지별 콜 수락률, 평균 평점, 과거 운행 패턴 등 30여 가지 변수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기사와 승객의 매칭을 최적화하는 기술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모빌리티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모빌리티 기반 기술 마련을 위한 국책 과제에도 참여하고 있다.
2020년에는 ‘V2X 기반 화물차 군집주행 운영기술 개발’ 국책 과제 연구 실증에 참여해 ‘대형 화물차 군집 주행을 위한 운영 서비스 플랫폼 기술’을 시연한 바 있다. 군집 주행은 대형 화물차 여러 대가 무리를 지어 자율 협력 주행 기술로 이동하는 기술로 운전을 담당하는 선두 차량을 중심으로 다른 차량들이 플랫폼을 통해 합류, 서로 통신하며 자율주행으로 이동할 수 있다. 대열 운행으로 공기 저항이 감소해 차량 연비를 개선할 수 있고 화물차 운전자의 피로도를 줄여 사고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황해선 기자 hhs255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