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랜저 IG. /사진=뉴스1 |
코로나 사태 당시 신차 생산에 차질을 빚은 후폭풍으로 중고차 일부 모델의 가격이 3년 전과 시세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2022년 신차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1년~3년 된 중고차에 희소성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 여파로 공장 폐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을 겪으면서 신차 출고대란이 장기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중고차 시장에서 제일 인기 많은 모델로 꼽히는 현대차의 그랜저는 2019년 11월 부분변경이 이뤄졌지만 400만원 정도 하락하는 데 그쳤다.
국내 직영중고차 플랫폼 기업 K Car(케이카) 홈페이지에 올라온 2017년형 그랜저IG 가솔린(10만km 이하 기준)의 시세는 1670만원~2660만원 사이였다. 같은 연식, 같은 조건의 차량은 2019년 8월 헤이딜러 경매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15만원~3035만원의 시세를 형성했다.
그랜저 IG는 더 뉴 그랜저로 부분변경 출시했지만 파격적 디자인으로 변모해 완전변경에 가깝다고 평가받았다. 이때문에 기존 모델의 중고차 시세가 크게 하락할 것으로 당초 예상됐지만 하락 폭은 크지 않았다.
기아 레이, 쏘렌토, 올 뉴 카니발의 경우 2017년형의 현재 시세가 2019년 시세와 같거나 더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현재 각각 △650만원~1110만원 △1680만원~2040만원 △1850만원~2980만원 등의 가격 분포를 보이고 있는데 2019년 당시에는 △657만원~1207만원 △1574만원~2960만원 △1460만원~4017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수입차는 국내 브랜드보다 감가율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800만원~1200만원 정도 낮아졌다. BMW 5시리즈 G30 가솔린은 현재 3130만원~3700만원, 벤츠 E클래스 W213 가솔린은 2850만원~4270만원의 가격대다. 각각 2019년에는 4315만원~4916만원, 3685만원~6944만원이었다.
미국 자동차 전문 통계사이트 아이씨카즈(iSeeCars)에 따르면 최근 미국시장에서는 현재 출시된지 6년이 지난 중고차를 사려면 2019년 당시 3년 된 중고차를 살 때 가격과 같거나 그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당시 신차로 출시된 지 3년이 지난 중고차 현대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GT 1만2965달러(1730만원)였는데 같은 조건에 7년 된 엘란트라 GT의 평균 가격 1만2949달러로 비슷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현대차 외에도 기아, 토요타, 포드, 쉐보레의 일부 차종도 비슷한 가격대를 보였다.
칼 브라우어 아이씨카즈 수석연구원은 “팬데믹 기간 제한된 신차 생산의 영향이 중고차 시장에도 미쳤다”며 “1~3년 된 중고차 공급이 20~45% 감소함에 따라 이전에 후기 모델 중고차를 구매했던 구매자는 이제 훨씬 더 큰 비용을 지출하거나 훨씬 오래된 차량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