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활용성 높이는 ‘V2L’ 기술… 용접에 TV·에어컨 전력까지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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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환경부는 전기차 국고 보조금을 차량가 기준 5700만 원으로 상향하면서 보조금 지급 기준에 ‘혁신 기술 보조금 조건’으로 V2L을 적용시켰다. 이에 따라 ‘반값 전기차’로 전기차 가격경쟁에 불을 붙인 LFP(리튬인산철)배터리의 테슬라 ‘모델 Y’에 대해 환경부가 ‘보조금을 전액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표를 하며 혁신 기술 조건인 V2L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V2L은 전기차에 탑재된 고전압 대형 배터리의 전력을 끌어다 차량 내외부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장치다.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높은 전력 공급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전자기기들을 차량 내외부 플러그에 꽂아서 쓸 수 있다.

일각에서는 캠핑, 차박 등 레저활동에 국한된 기능이라고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V2L 기술이 전동화 경험을 제공하는 핵심 기술이며 미래 에너지 생활을 대표하는 움직이는 에너지원으로 필수 기능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V2L 기술의 영역은 레저활동 외에도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운전자들이 차량 내부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단순하게 운전만 하는 공간이 아닌 ‘라이프 스타일’ 공간이 되며 노트북 등의 사무기기를 비롯해 냉장고, TV 등의 사용과 충전 등 다양한 전자기기를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자율 주행 시대가 오면 그 활용도는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현대차에서 시작한 양방향 충전기술인 V2X는 V2L 기술을 통해 다른 전기차나 전기 스쿠터 등으로 충전할 수 있는 V2V, 재난 발생시 집이나 건물에 전력을 공급하는 V2H 등 에너지를 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전기 수요가 적은 시간대에 충전 후 전력 수요가 높은 시간에 다시 송전하는 V2G는 ‘달리는 에너지 저장장치(ESS)’로 점차 수익 모델도 가능하다.

현대차는 선제적 기술 도입을 통해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EV6, GV60, G80, 니로EV, 코나 등 거의 모든 전동화 차량에 적용시켰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에서는 ‘올해 최고의 발명품’으로 현대차의 V2L을 선정하기도 했다. 기아 EV9과 KG모빌리티의 토레스 EV등 다양한 전기차에 V2L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V2L 기술을 상용차로 범위를 넓히면 그 활용도가 더 커진다. 냉동탑차나 푸드트럭, 커피트럭은 물론 고급 캠핑카나 이동형 목욕 트럭 등 현장 활용법이 무궁무진하다. 또한 용접이나 그라인더 등의 작업은 이동의 수고를 덜고 현장 작업이 가능해 다양한 산업현장에 직접 투입이 가능하며 특장차의 특수 장비 전력도 V2L로 간편하게 공급할 수 있다.

현재 트럭에서는 GS글로벌이 전개하는 BYD 1톤 전기트럭 ‘티포케이(T4K)’가 유일하게 V2L기능을 탑재했다. GS글로벌은 커피트럭과 콜드키퍼를 ‘국제물류 산업대전’에서 선보이며 활용도를 알렸고 GS25와 협업해 직장인들에게 커피를 나눠주는 커피 트럭행사도 열어 V2L을 T4K의 주력 기능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러한 전기차의 외부 전력 활용에 있어 고전압 대형 배터리를 활용하기 때문에 방전 우려도 없다. 아이오닉 5 기준으로 1.5kW용량의 포터블 인덕션은 약 30시간 이상 가동할 수 있으며, 17평 에어컨과 55인치 TV도 동시에 24시간 작동하는 등 거의 모든 전자기기들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전기차가 달릴 수 있는 전력을 위해 배터리 최대용량의 70% 정도만 사용할 수 있도록 설정되기 때문에 전략 사용량이 너무 과하지 않은 이상 주행거리에 큰 차이는 발생하지 않는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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