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중 1대.’
올해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가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 수치다. 지난해 중국 우링자동차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현대차는 올해 들어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앞세워 점유율 56.5%를 차지하며 독보적인 1위로 올라섰다. 현대차는 1~7월까지 점유율 2위(28.1%)인 우링자동차 전기차 판매량 1944대보다 2배 이상 많은 3913대를 판매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이자 세계 1위 니켈 보유국인 인도네시아를 전진 기지 삼아 전기차를 앞세워 ‘일본 텃밭’인 동남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이날 현대차는 현지 최대 유통업체인 ‘리뽀몰 인도네시아’와 전기차 충전소 확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력을 통해 인도네시아 전역에 있는 리뽀몰의 대형쇼핑몰 42곳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동남아 첫 현대차 생산기지인 인도네시아 공장의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이후 인도네시아산(産) 현대차 제품의 수출량도 급증세다. 인도네시아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7월까지 3만 114대의 인도네시아산 자동차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아중동 등 인근 해외 시장에 수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0% 늘어난 수치다.
아직, 인도네시아 전체 자동차 판매량(1~7월 누적)만 놓고 보면 도요타(19만 305대)와 다이하쓰(11만 5061대), 혼다(8만 5318대), 스즈키(4만 7166대), 미쓰비시(4만 4791대) 등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다만, 현대차 또한 7월 누적 판매량(3만 65대)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1%가 늘어나는 등 추격에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최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국제모터쇼(GIIAS) 2023’에서는 두 번째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6을 출시하는 등 ‘혁신 이미지’를 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 다이하쓰, 혼다, 스즈키, 미쓰비시 등 50년 먼저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의 독점 구조를 전기차를 필두로 서서히 깨뜨려나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