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의 5세대 대형 SUV는 전통적인 럭셔리에 주안점을 뒀다
몇몇 자동차 제조사들이 더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 적용하고 있는 기술들은 종종 황당하기까지 하다. 결국 차내에서 틱톡을 하거나 셀프카메라를 찍고 인공지능이 알아서 창문을 열어준다면, 그런 걸 원치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새로운 렉서스 RX는 14인치 터치스크린, 보이스 컨트롤, 그리고 전화 연동 앱을 포함해 기본적 기능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 하지만 실제 매력은 아름답게 만들어지고 주의를 산만하지 않게 하는 내부 인테리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새로운 RX의 전체를 들여다보자. BMW X5, 메르세데스-벤츠 GLE 및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라이벌이지만, 유럽 소비자들은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렉서스 방식에 대해 호불호가 갈린다. RX는 유럽 시장 세그먼트에서 항상 표준 선택이었던 디젤 엔진으로 나오지도 못했다. 이제 디젤에 대한 공감대가 줄어들면서 RX에게도 기회가 돌아온 것이다.
이전 모델은 갈수록 끝을 향해 가고 있는 V6 하이브리드만을 제공했지만, 이번에 출시된 차는 “95% 새로워졌다.” 세 가지 다른 4기통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하고 있는데, 하이브리드 RX 350h와 ‘퍼포먼스 하이브리드’ RX 500h, 그리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RX450+이다. 앞서 두 모델은 이후 다룰 예정이지만, 우리가 영국에서 처음 시승한 차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RX 450h+이다.
이 PHEV 버전은 영국에서 볼륨 판매 모델로 계획됐다. 67.6km의 전기 주행 거리를 평가받았다. 8% 법인차량세 부문에 속한다.
RX 450h+는 RX 350h와 거의 동일한 엔진-모터 조합을 적용했다. 4기통 2.5L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출력 182마력을 내고, 앞쪽에는 180마력의 전기 모터가 달린다. 두 개의 모터는 일반적으로 e-CVT를 통해 동력을 전달하며, 뒤쪽에는 54마력의 작은 전기 모터가 직접 액슬에 맞물려 구동한다. 차이점은 바닥 아래에 더 큰 18.1kWh 배터리가 탑재됐다는 것이다. 모터가 더 긴 시간 동안 더 많은 전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짧은 시승으로 전체 주행 거리를 완벽하게 테스트해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출발할 때 배터리가 충전되었을 때는 56.3km로 표시돼 있었고, 토요타 라브4 PHEV를 테스트했을 때와 비슷한 주행거리를 나타냈다. 전기 모드 주행 거리는 X5 xDrive45e, 레인지로버 스포츠 P440e, 혹은 볼보 XC90 T8와 같은 경쟁 모델들보다 약간 짧았다. 그러나 소음 없이 일상적인 출퇴근에는 여전히 충분한 거리다.
RX 450h+의 합산 출력은 233마력이다. 전기 주행성으로는 괜찮은 편이다. 배터리가 충분히 충전돼 있는 한, 하이브리드 모드에서도 매우 부드럽게 주행할 수 있다.
그렇다. 가속 페달을 세게 밟을 땐 CVT가 일반적으로 내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크지는 않다. 이외 대부분 시간은 모터가 구동을 감당한다.
그런데도, RX 450h+의 4기통 엔진은 X5와 레인지로버 스포츠 PHEV의 직렬 6기통 엔진보다 부드러운 소리로 경쟁할 수 없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RX 450h+는 사실상 200kg의 무게를 더 짊어지고 있는 RX 350h로 돌아간다. 엔진은 더 힘들어하고 조금 더 큰 소리를 내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해치게 된다.
RX는 잃었던 점수를 편안함으로 되찾는다. 렉서스는 외부 소음으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롭다. 고속도로를 운전해도 매우 조용하며, 경쟁 차들이 뒤뚱대는 울퉁불퉁한 도로조건에서도 RX는 문제 삼지 않는다. 다만, 시승차는 어댑티브 댐퍼가 장착된 최고 사양의 타쿠미 버전이라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저사양 모델들은 다를 수 있다.
RX의 서스펜션은 스포츠 모드도 지원한다. 하지만, 길이 울퉁불퉁할 때 잘 대처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용을 권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RX는 일반 모드에서도 충분히 잔진동을 잘 처리하기 때문에 거친 노면이 그대로 전해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이제 인테리어다. 어느 정도는 일부 경쟁 모델보다 더 평온한 경험을 제공한다. 간결하면서도 우아한 모양과 훌륭한 소재, 온도 등을 조절하는 물리적 버튼밖에 없다. 하지만 운전자 지원 기능, 다양한 주행 모드, 효율성 및 충전 상황 표시 등과 같은 여러 가지 기능들도 적용돼 있다.
내비게이션 및 오디오와 같은 기능은 터치스크린으로 제어한다. 그러나 설정 메뉴는 직관적이지 않다. 애플 카플레이와 기존 인터페이스를 전환하는 것도 꽤 번거롭다. 컨트롤 핸들 혹은 버튼에는 몇 가지 혼란스러운 문제도 있다.
RX의 뒷좌석에서는 키가 큰 성인도 등받이를 기울이면 편안할 정도다. 적재공간은 461L로 동급 대비 꽤 작은 편이다. 다행히 바닥은 평평한 정사각형 모양이다.
RX 450h+의 가격은 6만4950파운드(약 9742만 원)부터 시작하는데, 최상위 트림인 타쿠미 모델은 7만9450파운드(1억1910만 원)까지 올라간다. 분명 싼 가격은 아니지만, 라이벌 X5, GLE 또는 레인지로버 스포츠에 비하면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볼보 XC90 T8의 가격보다도 낮다.
렉서스 RX 450h+ 타쿠미 Lexus RX 450h+ Takumi
가격 7만9450파운드(약 1억1910만 원) 엔진 4기통 직렬 2487cc 가솔린, 두 개의 전기 모터
최고출력 총 305마력 최대토크 22.87kg·m 변속기 CVT, 4WD 공차중량 2240kg
0→시속 100km 가속 6.5초 최고시속 180km 배터리 18.1kWh 연비 100.3-109.1km/L
전기모드 주행거리 56.3km 배출량 25-26g/km 라이벌 BMW X5, 레인지로버 스포츠
글·일리아 버프릿(Illya Verpra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