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총 14만7103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8%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4% 늘어난 7만5606대, 기아는 23.4% 늘어난 7만1497대를 팔았다. 양사 모두 지난해 8월부터 10개월 연속 전년 대비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이다.
이 가운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 차량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총 2만6187대의 친환경차를 팔았다. 기존 월간 최대 기록인 4월 기록(2만4702대)을 넘어서면서 2개월 연속 월간 최다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부진이 예상됐던 전기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총 8105대(현대차 4936대, 기아 3169대)가 팔렸다. 전년 대비 48.5% 증가한 수치다. 4월 판매 실적(6814대)보다 1200여 대가 늘었다. 하이브리드차량 역시 총 1만8066대를 팔면서 월간 판매 최다 기록을 깼다.
당초 4월 미 정부가 미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대해서만 최대 7500달러(약 98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하며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아도 보조금 혜택이 주어지는 렌트와 리스 등 상업용 차량 시장을 공략하며 성장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품질과 성능, 디자인 등을 앞세워 고소득층을 공략한 것도 친환경차 판매가 상승한 배경으로 꼽힌다. IRA 규정에 따르면 1인당 소득 15만 달러(약 1억9500만 원) 이상의 고소득자는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된다. 아이오닉5와 EV6는 지난달 미국에서 각각 2446대, 2237대가 팔리면서 미국 진출 이후 월별 판매량 최다 기록을 세웠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