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車를 왜 부산에서 만들까?” 르노코리아 공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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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후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선 XM3 수백 대가 야적장에 대기하고 있었다. 조립공장에서 나와 품질검사를 통과한 차들이다. 그곳에 대기하던 차량 6대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가장 앞에 있던 차 2대는 유턴을 하며 컨테이너 앞에 자신의 트렁크를 들이댔다. 나머지 차들이 줄지어 섰다. 맨 앞 차량이 후진해 컨테이너에 들어가면 작업자들이 바퀴를 고정했다. 곧바로 나머지 차량도 줄지어 들어간다. 한 작업자가 컨테이너 입구에 매달려 문을 닫는다. 컨테이너가 실린 트럭은 바쁘게 공장 밖으로 빠져나간다.

그룹 내 스포츠카에 탑재되는 엔진을 유일하게 생산하는 곳. 매일 8대 차량을 골라 품질검사를 했을 때, 전 세계 20개 공장 중 품질이 가장 좋은 곳. 수출을 위해 컨테이너까지 동원하는 곳. 르노코리아자동차 부산공장 얘기다.

면적(0.159ha)은 그리 크지 않다. 단일 공장 세계 최대 크기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500㏊)의 3000분의 1도 채 안 된다. 하지만 품질만큼은 우수하다. 그룹 내 공장 랭킹을 보면, 전 세계 20개 공장 중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공장별 품질관리 종합평가에서 차량 품질과 공정관리 부문에서 4.7, 4.4점(5점 만점)을 받았다. 무작위 품질검사에선 20개 공장 가운데 1위다. 생산 완료된 차량을 별도 라인에서 하는 품질검사 DPHU 분야에서도 2위다. 이를 인정받아 그룹 내 주력 차종 XM3(수출명 르노 아르카나)를 꾸준히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 대수가 10만대로, 르노코리아 역사상 가장 많은 양이다.

차량 생산 과정은 다른 회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프레스 공장에서 차체 부분을 나눠서 생산한다. 이를 모아 차체 공장에서 로봇이 용접한다. 차량에 색을 입히는 도장 공장을 거쳐, ‘자동차의 꽃’ 조립공장에 들어선다. 이곳에선 750명이 2교대로 근무하고 있으며 1시간당 45대 차량이 생산된다. 여러 차종을 한꺼번에 생산할 수 있다. 최대 7개 모델·4개의 플랫폼까지 생산 가능하다. 차체와 도장은 100% 자동화로 이뤄져 있으며 조립공장 내에선 AGV(Auto Guided Vehicle) 224대가 스스로 돌아다니며 부품을 실어 나른다.

내년 출시를 앞둔 차량을 생산하기 위한 준비도 한창이었다. 스탬핑, 차체, 조립공장 내에선 ‘오로라 성공 2024’, ‘RKM(르노코리아자동차)의 미래는 오로라와 함께’라는 표어가 눈에 띄었다. 라인 중간에는 비어있는 공간도 있었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 관계자는 “신차 생산을 위해 팔레트를 놔두거나 생산에 필요한 설비가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로라란 중국 지리자동차와 협력해 볼보 플랫폼 기반 QM6 크기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생산 프로젝트의 이름이다. 이를 위해 이번 달부터 설비 공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8월까지 그 준비를 마칠 예정이다.

파워트레인 공장에선 닛산 MR엔진 3개와 HR엔진 3개가 생산된다. 이 중 MR18DDt(TCe300엔진)은 르노 그룹 내 스포츠카 브랜드 알핀에 공급된다. 스페인으로 수출돼 르노 메간에도 탑재된다. 이 엔진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내에선 부산공장에서만 생산된다.

컨테이너선을 이용한 수출도 이 공장에서 이뤄졌다. 자동차 운반선이 부족해지자 전체 수출량의 10%를 컨테이너선으로 충당하고 있다. 현재 컨테이너선 운임비가 안정화돼 자동차 전용선보다 10%가량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르노코리아는 설명했다. 또한 자동차 전용선 부족 문제가 최소 4년 이상 해결되기 어렵다고 판단해 해당 수출 방법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컨테이너 안에는 XM3 3대가 들어간다. 다른 차량은 2대밖에 들어가지 못해 여전히 자동차 전용선으로 수출된다. 현재 컨테이너선 수출이 이뤄지는 프랑스 르아브르 항구뿐 아니라 지브르게항, 이탈리아, 영국, 동유럽, 호주, 멕시코까지 컨테이너선으로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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