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는 두 번째 전용 전기차 모델인 EV9이 1만대 넘는 사전계약 실적을 거뒀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3일 사전계약을 시작해 영업일 기준 8일 동안 총 1만367대(5월 15일 기준)가 접수됐다고 한다.
고가 플래그십 모델인 점을 감안하면 사전계약은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기존 플래그십 모델의 경우 K9이 지난 2012년 영업일 15일 동안 3201대가 계약됐고 2019년 모하비는 11일 동안 7137대가 접수됐다. EV9이 짧은 기간에 기존 플래그십 모델보다 우수한 계약 실적을 거둔 것이다.
EV9은 3열 좌석을 갖춘 첫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독특한 외관을 갖췄고 전동화 시대를 맞아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배터리 용량은 99.8kWh급으로 1회 충전으로 최대 501km(19인치 휠, 2WD 기준)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인증 받았다.
사전계약은 기본모델(에어, 어스 트림)과 GT라인(GT-line)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기아에 따르면 사전계약자 86%는 듀얼칼라 엠비언트라이트와 1열 릴렉션컴포트 시트, 헤드업디스플레이, 서라운드뷰모니터 등이 적용된 기본모델 어스 트림과 전용 디자인과 부스트 모드, 스몰큐브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 등 고급사양이 더해진 GT라인을 선택했다. 플래그십 모델인 만큼 고급 트림 선호 경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엔트리 모델인 에어 트림을 선택한 소비자 67%는 주행거리가 긴 19인치 타이어와 2WD 모델을 선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에어 트림은 파노라믹 와이드디스플레이와 고속도로주행보조2, 10 에어백 등이 기본 장착됐다.
또한 개인 고객 비중은 60%로 나타났다. 이중 40대가 4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30대는 20% 비중을 보였다고 한다. 법인의 경우 79%가 2열 거주 환경을 여유롭게 하는 6인승 시트를 선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임원용이나 VIP 의전용 ‘쇼퍼드리븐’ 차량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 관계자는 “그동안 SUV 시장을 개척해온 기아가 이번에 처음 선보인 EV9 사전계약을 통해 전기차 분야에서도 상품성을 인정받았다”며 “임원용 차로 플래그십 수요가 집중되는 올해 연말 ESG(환경·사회·지배주고)경영에 앞장서는 기업들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아는 다음 달 중순 EV9 기본모델의 사륜구동(4WD) 모델 사양이 가장 처음으로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 등재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시 등재 시기에 맞춰 본격적으로 신차 출고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