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005380)가 올해 1분기 해외에서 판매한 SUV(스포츠유틸리티차) 등 RV(레저용차량) 평균 판매가격이 6600만원을 넘어섰다. 기아(000270) 역시 5400만원을 돌파했다.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 비싼 SUV 차를 많이 팔면서 현대차·기아는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의 1분기 해외 RV 평균 판매가격은 6621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6278만원보다 343만원(5.4%) 올랐다. 해외 승용차 평균 판매가격 역시 같은 기간 5044만원에서 5389만원으로 345만원(6.8%) 상승했다.
상승폭은 덜하지만 국내서도 평균 판매가격은 상승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평균 판매가격 5000만원을 돌파한 승용차는 올해 1분기 5117만원으로 집계됐다. RV는 이보다 낮은 4674만원으로 나타났다. 각각 지난해 말보다 86만원(1.7%), 34만원(0.7%) 올랐다.
현대차 관계자는 “단순 평균 가격으로, 북미와 유럽 등 해외 시장의 경우 환율 영향으로 상승폭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기아 역시 판매가 상승은 1분기에도 계속됐다. 특히 주력인 해외 RV 판매가격 상승세가 비교적 컸다.
1분기 기아의 해외 RV 평균 판매가격은 5405만원으로 지난해 말 5090만원보다 315만원(6.1%) 상승했다. 해외 승용차 판매가격도 같은 기간 3337만원에서 3557만원으로 220만원(6.5%) 올랐다. 국내는 RV 4394만원, 승용 3451만원으로 나타나 지난해 말 대비 각각 39만원(1.1%), 17만원(0.3%) 상승했다.
현대차·기아의 1분기 전 세계 판매량은 179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했다.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은 가격이 비싼 SUV가 차지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1분기 SUV 판매 비중은 각각 52.7%(+0.7%p), 66.1%(+4.8%p)를 기록했다. 모두 1년 전보다 비중이 커졌다.
해외 시장에서 SUV 인기는 더하다. 올해 1~4월 현대차·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한 차량의 72.4%는 SUV를 포함한 RV다. 현대차의 싼타페, 기아의 텔루라이드 등 현지 전략 모델들의 인기가 계속된 결과다.
SUV 판매 확대는 높은 수익성으로 이어졌다. 현대차·기아는 1분기 합산 매출 61조4693억원에 영업이익 6조4666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0.5%를 기록했다. 메르세데스 벤츠(14.9%), BMW그룹(12.1%), 테슬라(11.4%)에 이어 영업이익률 4위며, 대중 브랜드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