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는 브랜드 아이코닉 오프로더 ‘G클래스’가 누적 생산 50만대를 돌파했다고 11일 밝혔다. 국내에는 지난 2012년 11월 처음 G클래스가 판매에 들어갔다. 이후 약 11년간 국내 시장에서 총 6500여대가 판매됐다.
‘G바겐(G-Wagen)’으로도 불리는 G클래스는 지난 1979년 크로스컨트리 모델로 처음 탄생했다. 내년 45주년을 맞는다. 세단 모델인 S클래스, E클래스 등과 함께 벤츠 라인업 중 가장 긴 역사를 지닌 모델로 꼽힌다. 벤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시작점으로도 볼 수 있다. 초창기에는 군용이나 정부기관 등에 공급하는 특수목적으로 생산됐다. 40여 년간 업그레이드를 거치면서도 아이코닉한 고유 디자인과 사륜구동 성능, 기능성 등 주요 특징을 고스란히 유지했다. 각진 디자인과 남성적인 실루엣이 특징이다. 벤츠 측은 공식적으로 G바겐의 세대를 구분하지 않는다고 한다. 다른 모델처럼 ‘완전변경’을 거치지 않고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업계에서는 섀시 코드명을 통해 큰 업데이트가 있었던 시점을 세대로 구분하기도 한다. 일부 모델은 군용차 등 특수목적으로 판매되면서 후속 세대와 생산시기가 겹치기도 한다. 1979년부터 1992년까지 생산된 G클래스 개발코드명은 W460으로 불린다. 다음 세대에 해당하는 W461 G클래스는 1992년부터 2022년까지 길게 생산됐다. 민간용과 함께 군용과 정부용 등 특수목적으로도 공급됐기 때문이다. 이후 세대 모델은 W463으로 볼 수 있다.
다만 W463 G클래스가 생산 시기는 W461보다 앞섰다. 실제로 W463가 W460을 잇는 후속 제품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W463 차체는 지난 1990년부터 현행 모델까지 이어지고 있다. W463 G클래스부터 랜드로버 레인지로버처럼 럭셔리 SUV를 지향했다고 한다. W463은 다시 2가지 세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세대는 1990년부터 2018년까지 생산됐고 이후부터 현재까지 현대적으로 업그레이드된 W463 차체 G클래스가 생산되고 있다. 정확한 구분이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큰 업데이트를 거친 시점을 기준으로 세대를 구분한다면 현행 모델은 3.5세대나 4세대급으로 볼 수 있다.
45주년을 앞두고 있는 G클래스는 특유의 각진 디자인과 차별화된 감성적 요소를 기반으로 전설적인 오프로더로 자리매김했다. 박스형 실루엣과 견고한 외장 보호 스트립, 뒷문 노출형 스페어타이어, 보닛 모서리에 볼록 솟은 방향지시등, 도어를 열거나 닫을 때의 견고한 느낌 등은 G클래스를 대표하는 요소로 여겨진다. 강력한 사륜구동 성능을 기반으로 아이코닉 오프로더로 불리지만 동시에 S클래스와 함께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를 상징하는 모델로도 여겨진다. 여기에 현재 국내에서는 2억 원대 고성능 AMG(메르세데스-AMG G63) 모델만 판매 중이기 때문에 고급차 이미지가 더욱 굳어졌다.
G클래스는 이러한 상징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예술작품, 쇼카 등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지난 2020년에는 고든 바그너(Gorden Wagener) 벤츠 디자인 총괄과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고(故) 버질 아블로(Virgil Abloh)가 협업한 프로젝트(게랜데바겐) 결과물로 공개됐다. 올해 2월에는 런던 패션위크에서 패션 브랜드 몽클레르(Moncler)와 협업한 쇼카로 완성됐다.
국내에서도 G클래스는 탄탄한 팬층을 형성해왔다. 벤츠코리아는 이에 맞춰 다양한 에디션 모델을 국내에 선보였다. 고성능 AMG 버전을 비롯해 G마누팍투어(G manufaktur) 사양이 더해진 메르세데스-AMG G63 마그노히어로 에디션, AMG G63 에디션 55(55주년 에디션) 등을 들여왔다. 마그노히어로 에디션과 에디션 55 모델은 국내에서 각각 115대, 85대씩 판매됐다. 올해는 벤츠코리아 설립 20주년을 기념해 50대 한정 스페셜 모델인 메르세데스-AMG G63 K-에디션20을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벤츠는 전동화 시대에도 G클래스 헤리티지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G클래스 전기차 버전인 EQG 출시 계획을 발표하고 콘셉트 모델을 선보였다. G클래스 전기차 버전은 내년부터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콘셉트 모델(콘셉트 EQG)은 지난 2021년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아시아 최초로 공개된 바 있다. G클래스 전기차 버전은 고유 디자인을 계승하면서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4개의 전기모터를 활용해 특유의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을 갖출 전망이다. 견고한 사다리형 프레임바디 역시 고스란히 이어져 배터리와 함께 뼈대를 구성한다고 벤츠 측은 전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