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싼·코나 믿었다가… 현대차 유럽서 휘청이는 사이 기아가 웃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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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가 2026년 유럽 자동차 시장이 6%대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안 합산 판매량이 오히려 3.4% 감소하며 점유율을 잃었다. 현대차가 주력 모델 노후화와 소형 전기차 공백으로 13% 넘게 급감한 반면, 기아는 신차와 친환경차 효과로 선방하며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유럽 전체는 성장, 현대차·기아는 역행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가 10월 22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2026년 1~9월 유럽에서 77만795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유럽 전체 시장 규모는 1,055만5,351대로 6.3% 커졌다.
시장이 약 62만7,000대 늘어나는 동안 현대차·기아는 약 2만7,000대 줄어들며, 성장률 격차가 9.7%포인트에 달했다. 이에 따라 합산 시장점유율은 전년보다 0.7%포인트 낮아진 7.3%를 기록했다.
현대차 13.2% 급감 vs. 기아 6.6% 증가

업체별 성적은 극명하게 갈렸다. 현대차는 34만8,928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보다 13.2% 감소했으며, 점유율은 0.7%포인트 하락한 3.3%에 그쳤다. 판매 감소분은 약 5만3,000대에 달한다. 반면 기아는 42만1,867대를 판매해 6.6% 증가하며 점유율 4.0%를 유지했다. 기아의 증가분 약 2만6,000대가 현대차 감소분을 일부 상쇄했지만, 합산 기준 하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9월 한 달 실적에서는 양사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현대차·기아 합산 판매량은 9만6,258대로 전년 동월 대비 1.7% 줄었다. 현대차가 3만9,821대로 17.5% 급감한 반면, 기아는 5만6,437대로 13.7% 증가했다. 같은 달 유럽 전체 시장이 10.2% 성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의 9월 부진은 시장 평균과 약 27.7%포인트나 벌어진 심각한 수준이다. 9월 점유율은 현대차가 1.0%포인트 하락한 2.9%, 기아가 0.1%포인트 상승한 4.1%였다.
현대차 부진의 본질 ‘노후 모델 의존과 소형 전기차 공백’
현대차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유럽 부진 원인으로 코나·투싼 등 주력 모델의 노후화와 중국 전기차 공세에 대응할 B세그먼트 소형 전기차 모델 부재를 직접 지목했다. 실제로 2026년 1~9월 현대차의 유럽 판매는 투싼(9만4,757대)·코나(6만2,503대)·i20(4만1,293대) 순으로, 상위 3개 차종이 전체의 약 56.9%를 차지했다.
투싼과 코나만으로도 전체 판매의 약 45%에 달하는 구조다. 신차 효과가 약해지면 곧바로 전체 판매량 하락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취약한 포트폴리오다.
현대차의 친환경차 판매는 투싼 5만8,630대, 코나 5만1,434대, 인스터(캐스퍼 일렉트릭) 2만4,777대 순이다. 코나의 경우 전체 판매의 82.3%가 친환경차로 집계될 만큼 유럽 판매 기반이 전동화 중심으로 이동했다.
급성장하는 중국 업체, 전기차 넘어 하이브리드까지 잠식

현대차 부진의 외부 요인으로는 중국 업체의 공격적인 유럽 진출이 꼽힌다. ACEA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유럽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14%로, 2024년의 2%에서 크게 뛰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서도 같은 기간 점유율이 2%에서 25%까지 확대됐다.
BYD의 2026년 1~8월 유럽 판매량은 17만7,752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했다. 중국 업체들은 EU의 전기차 추가 관세에 맞서 유럽 현지 생산을 확대하거나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제품을 다변화하며 관세 효과를 우회하고 있다.
2026년 유럽연합 자동차 시장에서 동력원별 비중은 하이브리드 약 36%, 배터리전기차 약 23%,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약 10%, 가솔린 약 21%, 디젤 약 7%로 전동화 차종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유럽에서 경쟁력은 이미 내연기관 SUV 판매량이 아니라 저가·소형 전기차, 하이브리드, 가격 경쟁력으로 판가름 나는 구조로 전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