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전기차, 중국과 손잡더니… 2028년 국내 시장 ‘이 변수’ 터진다
이콘밍글 조회수


르노그룹이 2028년 한국 시장에 출시할 순수 전기차에 레벨2++(L2++) 수준의 첨단 운전자 보조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의향을 공식화했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병행하는 ‘투 트랙’ 전동화 전략을 유지하면서, 부산공장을 유럽·남미를 겨냥한 글로벌 수출 거점으로 육성하려는 구체적인 구상도 함께 제시됐다.
필립 브뤼네 르노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는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에서 열린 ‘2026 파리모터쇼’에서 한국 기자단과 만나 “전기차를 매우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면서도 “하이브리드 차량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L2++, 운전자 보조의 고도화…완전 자율주행과는 다르다
2028년 전기차의 핵심 기술 요소로 거론된 L2++는 국제적으로 통일된 공식 자율주행 등급이 아니다. 기존 레벨2 운전자 보조 시스템보다 작동 범위와 기능을 고도화한 시스템을 업계가 편의상 부르는 표현에 가깝다. 르노가 대표 기능으로 제시한 것은 고속도로 주행을 지원하는 ‘하이웨이 NOA’와 도심 주행을 지원하는 ‘시티 NOA’다.
브뤼네 CTO는 2028년 출시 전기차에 L2++ 기술 적용 여부를 묻자 “그렇게 하는 것이 저희의 의도”라고 답했다. 그러나 레벨3·4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서는 “관련 규제와 법적 책임 소재의 불확실성이 커 당장 상용화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L2++ 범주에서는 차선 중앙 유지, 내비게이션 기반 진출입로 대응, 자동 차로 변경, 정체 구간 주행 보조, 도심 교차로 대응 등이 가능하지만, 운전자의 법적·기술적 책임은 그대로 유지된다.

브뤼네 CTO는 차세대 전기차의 핵심 경쟁력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과 인공지능(AI) 기술의 결합”을 꼽으며 “최신 기술을 경쟁력 있는 조건으로 제공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중국 지리자동차와의 기술 협력에 대해서는 “필요한 기술에 따라 르노 자체 기술과 지리의 기술을 선택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부산공장, 글로벌 수출 거점으로 육성 구상
이반 세갈 르노 브랜드 글로벌 영업·운영 수석부사장은 이번 모터쇼에서 “부산공장은 C·D 세그먼트 차량을 전 세계에 수출할 수 있는 그룹 내 최고 수준의 공장”이라고 평가하며 수출 확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부산공장의 강점으로는 혼류 생산 체계, 한국의 부품·품질 관리 역량, 부산항을 통한 물류, 무역협정(FTA) 활용 가능성이 꼽힌다. 부산공장은 한 생산 라인에서 최대 8개 모델을 조립할 수 있는 혼류 생산 체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과 FTA를 체결한 콜롬비아 등 남미 시장이 유망 수출처로 거론됐으며, 장기적으로는 부산공장 생산 그랑 콜레오스의 유럽 수출 가능성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세갈 수석부사장은 “르노는 필랑트나 그랑 콜레오스 등을 통해 더 많은 수출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폴스타4 미국 수출 차질이 전략 전환 촉발

부산공장의 수출 다변화 전략은 폴스타4의 미국 수출 차질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은 폴스타4를 위탁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해 왔지만,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과 연계된 커넥티드카의 차량 통신 장비·소프트웨어를 규제하면서 수출 경로가 막혔다. 2026년 9월 부산공장 생산 폴스타4 수출 물량은 총 3,124대였으며, 이 중 3,116대가 미국 대신 유럽으로 향했다.
세갈 수석부사장은 이에 대해 “여러 파트너 중 한 파트너가 미국 수출에 어려움을 겪은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르노 자체 모델의 수출 확대를 통해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폴스타4 의존도를 낮추고 그랑 콜레오스·필랑트 등 르노 브랜드 차량의 수출을 늘리는 방식이다. 2025년 부산공장 생산 실적은 그랑 콜레오스 4만9,052대, 아르카나 3만313대, QM6 3,417대, 폴스타4 1,080대로 이미 그랑 콜레오스가 핵심 생산 차종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브뤼네 CTO는 르노코리아 한국 엔지니어링 팀을 “D·E 세그먼트에서 매우 강력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며, 과거 QM6 개발을 총괄한 경험을 소개했다. 알렉상드르 말발 르노 브랜드 디자인 부문 부사장은 “한국 디자인팀과 매주 회의하며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며 한국 시장에서 중요한 뒷좌석 안락함과 실내 공간 활용성, 사용자 중심 기술 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