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차가 줄었는데 그대로 들이받았습니다” 5중 추돌 13명 사상, ACC 사용 여부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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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는 보조일 뿐
공사 구간 5중 추돌
13명 사상, 원인은 조사 중
속도를 줄인 구간의 연쇄 충돌

10월 12일 낮, 전북 장수군 통영대전고속도로에서 SUV가 앞서가던 승용차를 들이받았고 차량 5대가 연쇄적으로 부딪혔다. 승용차에 타고 있던 2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사상자가 모두 13명이다.
사고 지점 인근에서는 터널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차량들이 속도를 줄이던 상황이었다. 고속으로 달리다 일어난 사고라기보다, 흐름이 느려지는 순간에 생긴 사고라는 점이 특징이다.
경찰은 최초 충돌 차량 운전자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하던 중 전방 상황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포함해 차량 상태와 전방주시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아직 ACC가 원인이라는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앞차를 따라가는 것과 보는 것

ACC는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도록 속도를 조절하는 보조 장치다. 자율주행이 아니다. 이름에 ‘크루즈’가 붙어 있어 편하게 생각하기 쉽지만, 도로 상황을 판단해 책임지는 주체는 여전히 운전자다.
■ 장치의 성격: 앞차와의 거리와 속도를 따라가는 운전 보조 기능
■ 위험한 상황: 급정체, 끼어드는 차량, 정지 차량, 공사 구간의 차로 변경
■ 사용자의 의무: 차량 설명서에 명시된 운전자 감시 의무와 즉시 개입 준비
■ 이번 사고: ACC 사용 여부와 전방주시 상태를 경찰이 조사하는 단계이며 원인은 확인되지 않음
공사 구간에서 이 문제가 커지는 이유는 도로가 평소와 다르게 생겼기 때문이다. 차선이 좁아지고, 고깔과 표지가 늘고, 앞차들이 갑자기 속도를 낮춘다. 센서가 앞차를 인식하더라도 대응이 늦을 수 있고, 운전자의 발이 페달에서 떨어져 있으면 반응이 한 박자 더 밀린다. 사고가 나면 이 한 박자가 연쇄 추돌의 크기를 결정한다.
▲ 공사 구간에서는 크루즈 기능을 해제하고 직접 운전
▲ 발을 브레이크 위에 둘 수 있는 자세 유지
▲ 앞차와의 설정 거리를 평소보다 멀게 조정
ACC가 이번 사고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사용 여부와 작동 상태는 경찰 조사로 확인돼야 한다.
편의 기능이 만드는 방심의 계산서

운전 보조 기능은 사고를 줄인다. 이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기능이 좋아질수록 운전자가 개입하는 시간은 줄어들고, 개입이 필요한 순간에는 오히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역설이 생긴다. 편의가 방심을 부르는 구조다.
이 역설은 기술이 아니라 설명에서 시작된다. 제조사는 한계를 매뉴얼에 적지만, 운전자는 그 문장을 읽지 않는다. 광고가 보여 주는 장면은 손을 놓고 편안히 달리는 모습이고, 현실의 공사 구간은 다르다. 기능의 이름과 실제 능력 사이의 간격이 클수록 사고의 몫도 커진다.
이번 사고에서 확인할 것은 ACC가 원인인지 여부다. 하지만 그 결과와 상관없이 남는 과제가 있다. 보조 장치는 운전자를 대신하는 장치가 아니라는 사실을, 운전자가 아는 상태로 쓰게 만드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