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90 타자마자 감탄… 기둥 없앴는데 오히려 강해진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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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셉트카에서나 볼 수 있던 기술이 마침내 양산차로 나왔다. 지난 8월 1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제네시스 ‘GV90 네오룬’이 공개됐다.
롤스로이스도 못 한 것… ‘네오룬 아치 게이트’의 실체
기존 양산 코치도어의 한계는 명확했다. B필러가 그대로 남아 있어 문을 열어도 개구부가 완전히 비지 않았고, 앞문을 먼저 열어야 뒷문을 열 수 있는 순서 제한도 있었다. 코치도어의 상징으로 꼽히는 롤스로이스 팬텀·컬리넌 역시 이러한 기존 양산 코치도어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GV90 네오룬의 ‘네오룬 아치 게이트’는 이 한계를 정면 돌파했다. 핵심은 ‘듀얼 모션 힌지’다. 뒷문은 앞문 개폐 여부와 무관하게 먼저 차체 바깥쪽으로 살짝 슬라이딩한 뒤 부드럽게 회전하며 열린다. 닫힐 때는 역순으로 회전 후 앞문 쪽으로 수평 이동해 단단히 맞물린다. 앞뒤 문 사이의 물리적 간섭을 원천 차단한 세계 최초의 구조다.
단순해 보이지만 구현 난도는 극히 높다. 이 힌지 하나가 약 70kg에 달하는 뒷문을 흔들림 없이 지지하면서 슬라이딩과 회전을 동시에 만들어 내야 하기 때문이다. 카스쿱은 “코치도어는 콘셉트카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양산 과정에서 사라지는 게 보통인데, 네오룬은 예외”라고 짚었다.
B필러 없애도 강성은 오히려 12% 높아진 이유

B필러를 없애면 구조 강성이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은 숫자로 잠재운다. GV90 네오룬의 차체 강성은 스윙도어를 적용한 일반 GV90 대비 12% 높다. 비결은 문 내부에 수직·수평으로 교차 배치된 1.8GPa급 초고강도 스틸 듀얼 빔이다. 이 빔은 ㎠당 18톤의 하중을 견딘다.
여기에 차체와 문을 잇는 래치 4개, 상단 스토퍼, 하단 임팩트 후크를 추가해 측면 충돌 시 충격을 분산·차단한다. 레이스카의 롤케이지 원리도 차용했다. 캐빈을 둘러싸는 추가 골격을 차체 단면 안쪽에 세워 B필러가 담당하던 충돌·전복 방어 기능을 이중 구조로 대체한 것이다.
정숙성과 수밀 성능도 놓치지 않았다. 앞뒤 문이 만나는 T존에는 기존 3중 실링 구조를 그대로 구현했다. 웨더스트립 소재(EPDM)의 복원력을 기존 대비 20% 이상 높여 내구성도 강화했다. 에어백은 총 12개가 적용됐으며, 차량 루프 글라스 전체를 덮는 루프 에어백이 세계 최초로 탑재돼 전복 상황에서 즉각 전개된다.
마이바흐·벤테이가·컬리넌과 나란히… 전동화 초호화 SUV 시장 정조준
GV90의 전장은 5,285㎜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LS(5,205㎜)보다 길고 벤틀리 벤테이가 EWB(5,305㎜)와는 불과 20㎜ 차이다. 롤스로이스 컬리넌(5,340㎜)과도 비슷한 수준이어서 물리적 존재감만으로도 초호화 SUV 반열에 올랐다.
파워트레인 수치도 이 세그먼트에 걸맞다. 전·후륜 모터 합산 최고 출력 490kW, 최대 토크 800Nm을 확보했다. 123.5kWh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7인승 기준 500km(현대차 연구소 측정)에 달한다. 350kW급 급속 충전기로는 배터리 10%에서 80%까지 22분이면 충분하다.
가격은 아직 미정이지만 업계에서는 일반 GV90 시작가를 1억 원 중반대로, 코치도어를 적용한 네오룬과 전 세계 222대 한정 ‘네오룬 퍼스트 에디션’은 2억 원 이상, 최대 2억 원 중반대로 예상한다. 롤스로이스·마이바흐와 경쟁하는 가격대다.
GV90 네오룬은 기술 난제로 여겨졌던 코치도어 양산화를 현실로 구현하며 초호화 전동화 SUV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세계 최초의 독립 개폐 히든 B필러 구조와 롤케이지 공법을 결합한 이 차가 롤스로이스·마이바흐의 공고한 아성을 어디까지 흔들 수 있을지,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