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기준 미충족으로 리콜 결정
주차등 꺼지는 소프트웨어 오류
엔진 결함은 또 다른 불씨로

기아가 새로 출시한 2025년형 K5 차량에서 심각한 조립 오류가 발견돼 미국에서 8만 대가 넘는 차량이 리콜된다.
문제는 단순한 하드웨어 결함이 아닌, ‘한국용’ 소프트웨어가 북미 차량에 잘못 적용되어, 글로벌 제조 시스템에서 비롯된 이 치명적인 실수는 소비자 신뢰를 단번에 흔들었다.
“신모델인데 벌써 리콜이라니, 믿고 사도 되는 건가” 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용 코드, 북미 차량에 적용…야간 시인성 결함

기아는 지난 5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리콜 계획을 제출했다. 리콜 대상은 한국 화성 오토랜드에서 2024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생산된 2025년형 K5 세단 82,281대다.
리콜 사유는 방향지시등을 작동할 때 주차등이 정상적으로 켜지지 않아 차량의 시인성이 저하된다는 점이다. 이 현상은 미국 연방 자동차 안전 기준(FMVSS 108조)상 주차등은 항상 점등돼 있어야 하므로 이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특히 야간 시야 확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심각한 결함으로 판단됐다.
조사에 따르면, 오류는 차량의 ‘파워넷 도메인 컨트롤러(PDC)’ 소프트웨어에 있었다. 본래 한국형 차량에는 방향지시등이 켜질 경우 주차등이 꺼지는 방식이 적용되는 정상적인 동작이지만, 이 로직이 그대로 북미 차량에 들어가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기아 북미 법인은 지난 5월 13일 본사로부터 해당 문제 가능성을 전달받고 조사에 착수했고, 문제의 정확한 원인을 확인한 뒤 리콜을 결정했다.
OTA 가능 차량은 절반…서비스센터 방문도 불가피

기아는 리콜 대상 차량 중 약 4만 4,500대(전체의 54%)에 대해서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원격 수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들 차량은 오는 6월 24일부터 OTA 알림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받게 되며, 10분가량의 업데이트를 통해 북미 규정에 맞는 점등 로직으로 전환된다.
그러나 2024년 4월 이전 생산된 일부 차량은 OTA가 불가능해, 소비자 불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나머지 차량은 직접 공식 서비스센터를 방문해야만 한다. 기아는 소프트웨어 수정을 무상으로 제공하며 추가 비용 부담은 없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신차 출시 직후 결함이 발생할 경우 소비자 신뢰도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안은 글로벌 소프트웨어 관리 체계의 취약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K5는 4월 출시 이후 전년 대비 23% 판매 증가를 기록했지만, 리콜 소식이 알려진 6월 첫 주 주문량은 15%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명 아닌 엔진 결함…또 다른 집단소송 불씨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기아는 별개 사안으로 미국에서 엔진 결함을 이유로 집단소송에 휘말려 있다. 해당 사건은 2020년~2024년형 현대 쏘나타와 2021년~2024년형 기아 K5에 공통으로 탑재된 T-GDI 1.6L 감마 II 엔진과 관련돼 있다.
미국 소비자들은 연료 시스템 결함으로 연료 누출, 엔진 오작동, 심지어 폭발 위험까지 있다고 주장하며 올해 1월 캘리포니아 동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일부는 차량을 교체하거나 터보 관련 부품으로 인한 반복적인 수리를 겪었고, 제조사의 무대응으로 정신적·경제적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특히 원고 측은 “기아와 현대차가 연료 시스템 결함을 알고도 이를 은폐했다”고 주장하며, 소비자 보호 장치를 무력화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국에선 조용”…이중 대응 비판 커져

이번 소송과 리콜 사태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다. 미국에서 적극적으로 리콜과 소송이 진행되는 반면, 한국에서는 비슷한 모델에 대해 아무런 조사나 안내조차 없는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소비자들에 대한 차별적 대응이 심각하다”며 “동일한 차량인데도 국가에 따라 대응 방식이 다르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으로서 기아가 직면한 이번 위기는 단순한 품질 관리 실패를 넘어, 국제 시장에서의 브랜드 신뢰 회복과 고객 대응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을 촉구하는 경고음이 되고 있다.
실시간 인기기사
- “페라리·람보르기니 저리 가라”… 드디어 공개, 더 빨라진 성능에 ‘깜짝’
- 조용하던 車 “이렇게 잘 나갈 줄이야” … SUV 숨은 강자 ‘판매량 3배 점프’, 비결은 가격?
- 230만대 팔린 전설의 車 “또 진화했다” … 압도적 성능에 ‘관심 집중’
- 딱 하나 바꿨을 뿐인데 “매출이 말도 안 돼”… 삼성까지 ‘푹’ 빠졌다는 이것, 대체 뭐길래
- “한국인들 죄다 털렸다” 글로벌 전문가들 경고… 드디어 삼성 나서자 “이게 가능해?”
- “페라리·람보르기니 저리 가라”… 드디어 공개, 더 빨라진 성능에 ‘깜짝’
- 국내 1위 사이트 “여기까지 배신할 줄이야”… 1500만 명 개인정보 ‘날벼락’
- “삼성이 제 목숨 구해줬어요” .. 총알도 파편도 막은 ‘디지털 갑옷’ 정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