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어벤저, 이달 판매량 0대 기록
지프(Jeep)의 야심작인 순수 전기 SUV ‘어벤저(Avenger)’가 국내 시장에서 심각한 판매 부진에 직면했다.
출시 초기 선착순 100대 완판을 자신했던 스텔란티스코리아의 예측과 달리, 두 달 만에 월간 판매량이 0대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무엇이 국내 소비자들과 지프 어벤저 사이를 멀어지게 했는지, 업계에서는 그 배경과 향후 대책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판매량이 매우 부진했던 어벤저
올해 9월 국내에 공식 출시된 지프 어벤저는 첫 달 16대 판매로 출발했지만, 10월에는 3대로 급감하고 11월에는 단 한 대도 팔리지 않았다.
9~11월 누적 판매량 22대 중 상당수가 미디어 및 딜러 시승용 차량인 것으로 알려져, 실제 오너가 된 소비자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 통계에 따르면, 어벤저는 주행거리와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경쟁 모델 대비 떨어지는 주행거리
어벤저에 탑재된 54kWh의 중국 CATL 배터리는 환경부 기준 복합 주행가능거리 295km를 제공한다. 이는 같은 B 세그먼트급 전기차 중에서도 주행거리가 낮은 편에 속한다.
예컨대 훨씬 저렴하고 49kWh 배터리를 장착한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15인치 휠 기준)이 318km의 복합 주행거리를 보여주어, 어벤저보다 오히려 긴 거리를 달릴 수 있다.
여기에 500km 이상의 주행이 가능한 타 브랜드 소형 EV의 등장으로, 보조금을 제한 상태에서 기본 5,200만 원에 달하는 어벤저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떨어졌다.
스텔란티스코리아의 전체적인 하향세
어벤저뿐 아니라 지프 브랜드 전체의 국내 판매량도 하향세다. 11월 지프 판매량은 168대에 불과해 전년 대비 60%나 줄었다.
간판 모델인 그랜드체로키 4xe PHEV가 76대를 기록하며 간신히 체면을 세웠지만, 소형차 시장에서 명성 높은 지프의 상징적인 차량들도 상당히 부진한 상황이다.
스텔란티스코리아 산하 푸조와 마세라티 역시 판매량 부진을 면치 못해, 전동화 전환과 수입차 시장 경쟁 심화에 대한 대응이 시급해 보인다.
국내 소비자들의 우선순위
어벤저는 10.5m의 회전 반경, 20도의 브레이크 오버각, 32도의 이탈각 등 소형 SUV로서 뛰어난 주행 성능을 갖추고도 국내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각종 경고 시스템 등 풍부한 주행 보조 기능을 갖추고도, 소비자들은 단순 주행 성능보다 가격과 주행거리 등 실질적인 경제성을 더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사실이 다시금 확인되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결국, 국내 전기차 시장은 짧은 주행거리와 높은 가격표를 감수하기엔 이미 경쟁이 치열해졌고, 지프 어벤저는 이 기준에 부합하지 못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가 할인 프로모션 등 후속 조치를 통해 반등에 나설지, 아니면 결국 국내 시장 철수를 고려하게 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프 어벤저의 판매 부진은 국내 전기차 시장이 단순 브랜드 파워보다는 주행거리와 가격경쟁력, 그리고 실생활에서의 경제성을 우선시한다는 점을 다시금 상기시킨 사례다.
향후 한층 강화된 주행거리와 합리적 가격 책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글로벌 유명 브랜드 지프도 국내 전동화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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