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문 추가하며 전장 160mm 길어졌지만 운전 재미는 여전해
고백하자면, 이전 세대였던 미니 쿠퍼 3세대가 5도어 모델을 내놨을 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미니가 돈에 눈이 멀었구나.” BMW에 인수되기 전 로버 미니 시절의 유구한 역사를 뒤져봐도 뒷문짝이 달린 미니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3세대 미니 쿠퍼 5도어 모델을 잠깐 타본 적이 있긴 하지만 찰나와 같은 순간이라서 그 마음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랬던 미니 쿠퍼 5도어를 제대로 시승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도이치 모터스 강남 전시장에서 시승 제의를 주셨는데요,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5도어 모델은 3세대 모델 대비 국내 시장에 조금 늦게 찾아왔습니다. 그래서 파워트레인도 2.0ℓ 터보 엔진을 장착한 S 모델만 판매 중이며 트림도 페이버드 단일입니다. 가격이 부담된다면 조금 더 기다려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3도어도 이렇게 들어왔지만 현재는 기본형 파워트레인이 장착된 C 모델에 저가형 트림도 판매되고 있거든요.
해당 파워트레인은 미니 컨트리맨 S에서 만난 적 있습니다. 7단 DCT 미션도 마찬가지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은 컨트리맨은 4륜구동, 쿠퍼는 전륜구동이라는 것이죠. 컨트리맨 시승 때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엔진의 특성은 그대로입니다. 고성능 감성을 구현하기 위해 시동을 걸면 배기에서 성질을 한 번 부려줍니다. 1450RPM부터 4500RPM까지 30.6kg.m의 최대 토크 밴드가 넓게 분포되어 있는데, 최대 토크가 끝난 직후인 5000RPM부터 204마력의 최고 출력이 나와줍니다. 작고 가벼운 체구를 코너에 던지기에는 충분한 출력입니다. 물론 직선 주로에서는 부족함이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JCW가 있는 거겠죠.
미니에게는 고-카트 필링이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오로지 달리기 위해 서스펜션조차 없는 고-카트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을 미니에게서 느낄 수 있다는 거죠. 짧은 휠베이스와 각 오버행의 최대한 끝에 붙어있는 바퀴는 카트의 구조와도 어느 정도 일맥상통합니다. 미니는 불편한 차입니다. 노면의 온갖 정보를 운전자에게 다 전달하며 스티어링 휠 역시 엄청 뻑뻑합니다. 적어도 제 기억에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타 본 미니는 놀라웠습니다.
여전히 거친 노면의 정보를 다 전달하지만, 과속방지턱과 같은 큰 요철은 정말 부드럽게 지나갑니다. 대체 “이걸 어떻게 했지?” 싶을 정도입니다. 물론 이는 요철을 천천히 지나갔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휠 트레블이 그렇게 큰 차가 아니기 때문에 높은 속도로 요철을 지나간다면 여지없이 탑승자의 허리에 직접적인 경고를 날려줍니다.
16cm 늘어난 전장과 7cm 늘어난 휠베이스도 코너링에서의 즐거움을 크게 방해하지 않습니다.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특히 반경이 작은 숏코너를 돌아나가면서 가속 페달을 즈려 밟을 때의 재미는 상상 이상입니다. 이로써 5도어에 대한 저의 선입견은 무너졌습니다. 물론 3도어였으면 더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요.
1세대 미니를 감동하며 탔던 저에게 4세대 미니는 제법 큰 만족을 가져다줬습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가격이 발목을 잡습니다. 미니 쿠퍼 S 5도어의 가격은 4970만 원입니다. 신형이 출시되면서 소폭의 가격 인상이 있었지만 아주 큰 수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가격과 만 원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완벽하게 똑같은 가격의 차량이 있습니다. 폭스바겐 골프 GTI입니다. 골프 GTI는 미니 쿠퍼 S에 비해 최고 출력이 41마력, 최대 토크가 7.1kg.m 더 높습니다. 거기에 상당히 좋은 성능의 전자 제어 서스펜션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오로지 고성능, 운전 재미만 놓고 보기에 미니 쿠퍼 S 5도어를 선뜻 고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영상에 담았습니다. 재미있게 봐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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