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 버뱅크에서 ‘위, 로봇(We, Robot)’ 행사를 열고 무인자율주행 기반 ‘로보택시(Robotaxi)’를 최초로 공개했다. 행사는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가량 늦게 시작됐다.
도시로 꾸며진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에서 일론 머스크(Elon Must)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로보택시 조수석(우측 좌석)에 탑승해 발표장까지 자율주행으로 이동했다. 이번 테슬라 로보택시는 2도어 쿠페 모델로 선보였다. 운전석에는 핸들이나 페달 등 운전자를 위한 장치가 없고 심지어 후면 유리창과 사이드미러도 없다. 운전석과 조수석이라는 개념을 완전히 삭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형 도어는 날개가 펼쳐지는 것처럼 위로 열리는 윙 도어 타입이 적용됐다. 외관은 사이버트럭 디자인 요소를 채용한 모습이다. 사이버트럭과 패밀리룩을 이뤄 ‘사이버캡(Cybercab)’이라고도 부른다. 타이어 대부분을 가리는 대구경 휠도 눈길을 끈다. 다양한 그래픽을 구현하는 디지털 헤드램프 기능도 확인할 수 있다.
일런 머스크 CEO는 오늘날의 교통수단은 가격이 비싸고 안전하지 않고 지속가능하지도 않다고 지적하면서 로보택시와 같은 무인자율주행 자동차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테슬라 로보택시의 경우 오는 2026년 생산을 목표로 하고 가격은 3만달러(약 4030만 원) 미만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구입한 로보택시를 무인택시로 투입하는 공유 비즈니스 모델도 제안했다. 로보택시 구매자가 차를 이용하지 않을 때 무인택시로 투입된 로보택시가 택시 역할을 하면서 알아서 돈을 벌어다 주는 개념이다. 로보택시 실내를 청소로봇이 청소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공유한 로보택시 청소와 청결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취지다. 개인이 로보택시 수십 대를 구입해 택시처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한 개념이다. 요금은 1마일(1.6km)당 20센트(약 270원) 수준을 예상했다. 참고로 서울시 주간 기준 국내 택시요금은 1.6km 이동 기본요금이 4800원이다. 거리요금은 131m 이동에 100원, 시간요금은 30초당 100원이다.
해당 공유택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에서 시범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일론 머스크는 전했다. 로보택시가 생산되기 전이기 때문에 최신 버전 FSD(풀 셀프 드라이빙)가 적용된 모델3와 모델Y를 활용해 공유택시 모델을 테스트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일론 머스크 CEO는 로보택시와 함께 무인 자율주행 승합 모델인 ‘로보밴(Robovan)’을 깜짝 공개했다. 발표장에 도착한 커다란 로보밴에서 15~20명의 사람들이 하차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로보택시와 마찬가지로 운전 관련 장치는 없고 운전석도 없다. 외부에서는 바퀴가 보이지 않아 자기부상열차처럼 보이기도 한다. 일론 머스크 CEO는 “기존 버스보다 적은 비용으로 스포츠 팀 등이 활용할 수 있는 효율적인 이동수단”이라고 소개했다. 무인 자율주행 개념과 기술은 로보택시와 동일하다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는 로보택시와 로보밴에 적용된 자율주행 기술은 휴머노이드 로봇인 테슬라 봇(옵티머스)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춰 테슬라 봇 십여 대가 행사장으로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연출됐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봇이 가정에서 꽃에 물을 주거나 주방에서 청소를 하고 차 트렁크에 있는 물건을 운반하는 모습 등을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옵티머스의 개선된 완성도를 소개했다. 실제로 테슬라 봇은 행사장에서 춤을 추거나 부스에서 사람들에게 기념품을 전달하는 업무에 투입되기도 했다.
이날 일론 머스크 CEO는 로보택시와 로보밴, 테슬라 봇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이 일상화된 지속가능한 시대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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