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업계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배터리 소재 관련 기업들도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 분리막, 양극재, 전구체, 전해질 등의 생산업체들이 배터리 침체로 동반 부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SKC,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솔루션첨단소재 등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SKC는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적자를 보였다. 증권가는 SKC가 올 2분기 3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본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분기 30억원대 흑자를 기대하지만, 1분기 영업이익 43억원보다는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됐다.
분리막 사업을 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지난 1분기 674억원 적자를 냈고, 2분기에도 4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전구체 전문기업인 에코프로머티도 지난 1분기에 130억원 적자로 돌아선 바 있다.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 같은 양극재 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에코프로비엠의 올 2분기 영업이익(219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81%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고, 엘앤에프도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73억원 적자를 보일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소재 업체들은 불황 영향이 더 크다는 진단이다.
배터리 셀 제조 업체들의 성장률 약화가 소재 업체 부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베터리 셀 제조 업체들의 출하량 성장률 전망치는 1분기 기준 LG에너지솔루션 20%(지난해 4분기 25), 삼성SDI 25%(지난해 4분기 30%) 등으로 하락했다.
호황기에 생산한 재고를 먼저 팔아야 하다보니 전체 매출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공장 가동률도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SKC의 1분기 공장 가동률은 전지박 33.5%, FCCL 42.6%였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1분기 공장 가동률(익산·말레이시아)은 79.8%로 2022년 97.5% 대비 17.7%포인트 줄었다.
양극재 업체들은 공장 가동률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성기 수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전환을 주도했던 주요 선진국들의 친환경 정책이 후퇴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배터리 성능 개선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경영 환경이 좋지 않더라도 R&D 투자를 뒤로 미루기 어려워 지출을 줄이기도 힘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업황을 예의 주시하며 2차 전지 소재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은 위기를 버틸 캐시카우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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