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서울시 자율주행버스 유료화 전환, 성공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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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서 자율주행버스에 대한 시범운행을 마치고 유료로 전환하기로 발표했다. 작년 12월 4일부터 올해 4월 30일까지 5개월간 합정역에서 동대문역까지 중앙버스전용차로 구간 9.8km를 운행하면서, 총 8,372㎞ 서울∼부산을 26번 오간 거리를 아무 사고나 고장 없이 8천 424명의 승객이 이용한 것이다. 그리고 시범운행의 성공을 바탕으로 올 7월부터 유료화로 전환하는 것이다. 
 
시범 운행된 자율주행버스 노선은 대학가, 대형 쇼핑몰 등이 밀집한 지역이었고, 일반 시내버스와 동일한 규격의 대형 전기 자율주행버스 2대로 월∼금요일 평일, 오후 11시30분 첫차가 출발해 다음 날 오전 5시 10분까지 운행했다. 서울시는 향후 2026년까지 자율주행 자동차 100여대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운행 시간과 대상은 새벽 청소근로자와 같이 출근을 서두르는 분들을 위해, 기존 버스 첫차 운행시간인 새벽 4시보다 30분 정도 빠른 3시반부터 운행할 계획이다. 100여대의 자율주행버스 중 절반 이상을, 새벽 운행과 교통 소외지역 등 ‘민생 맞춤형 자율주행’ 서비스에 활용한다고 한다. 그리고, 적용 대상을 늘려 지하철역과 거리가 멀어 출퇴근길이 불편하거나 높은 언덕길이 많은 지역 등을 중심으로는 내년부터 중·소형 규모 ‘지역순환 자율주행 버스’를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전문가의 눈으로 볼 때, 자율주행차 운행을 전용차로제를 시행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버스를 대상으로 시범운영 한 것은 훌륭한 판단이다. 버스는 대부분 구간을 전용차로로 움직이기 때문에 좌회전 혹은 우회전하면서 차선을 변경하는 일부 구간을 제외한다면, 1차원적으로 선을 따라 움직인다. 속도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버스정류장에서 정차하고 승객들의 하차와 탑승이 완료된 후에 출발하고, 교통신호 준수 및 앞차와의 안전거리 확보만 잘하면 된다. 일반 차량처럼 깜빡이 켜고 끼어드는 차량에 대해 신경 쓸 일도 없기에, 제어가 상대적으로 쉽다. 
 
최근 전문가 혹은 자동차 제작사들은 완벽한 자율주행에 대한 전망을 다소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지금 보다도 훨씬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던, 로보택시도 운행 6개월만인 작년 연말에 운행 중단되었다. 작년 4월 운행 결정 이후, 처음 발생한 사고는 인명 사고는 아니었다. 작년 7월인가 8월 자정에 차량 수 십 대가 교차로에 갑자기 밀집해서 움직이지 않고 정차해 있었고 수습에 2시간이 넘게 걸렸다. 사람들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로봇이 인간을 공격하는 공포가 연상됐다고 한다. 그 후에는 앰블런스가 출동하는데 양보하지 않고 버티는 사고가 있었고, 소방차가 출동하는데 좁은 골목길에서 진행 방향이 막힌 상황이라서, 소방차가 중앙선을 넘어서 급히 가려고 시도 했다. 그런데, 반대편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던 로보택시가 안 비켜주고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어서 결국 출동이 6~7분 늦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로보택시 입장에서는 중앙선을 넘어서, 비상등을 켜고 비켜 달라고 하면 비켜줘야 한다는 프로그램이 없었을 것이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화재로 피해를 본 사람이나 혹은 구급차 이용이 늦어졌던 사람이, 로보택시 회사와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혹은 자율주행 인가를 허락해준 정부를 상대로 분명히 소송을 걸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미국의 경우 새로운 블루오션 즉 미래 먹거리에 대해서는 매우 관대하다. 예전에 LA에서 우버가 자율주행 시범 운행하다가, 밤에 자전거 타고 가던 40대 여성을 충격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도, 사고 직후 경찰관은 사람이 운전했어도 사고가 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어두웠다고 인터뷰하면서, 사람들의 불안감이 확대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실은 자율주행차는 어두운 곳에서도 레이다나 라이다 혹은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해서 보행자를 인식하도록 제작되어 있다. 그리고 사고 직후 미국의 26개 주에서 자율주행을 허가한다고 앞다퉈 발표했다. 
 
로보택시는 접촉 사고 발생 시 행동 요령이 있다. 행동 요령이라고 하니 표현이 이상한데, 프로그램이 있다는 뜻이다. 우선 보행자와 충돌했을 경우는 추가 부상 방지를 위해서 제자리에 멈추고 절대 움직이지 않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그리고 다른 차량과의 측면 충돌했을 경우는 차선 2개를 막고 조치를 기다리면 교통체증을 유발할 수 있기에, 차량이 전진한 후 맨 우측 갓길에 차를 세우고 대기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문제는 로보택시가 운행 중에 옆 차선에서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이 보행자를 치는 사고가 발생했고, 사고를 당한 보행자가 충돌한 후 그 충격으로 로보택시 측면과 2차 추돌 후 택시 바퀴 아래로 들어간 것이다. 일반적인 운전자의 경우 이런 일이 발생하면 구급차가 와서 다친 보행자를 구호 조치한 이후에 움직이게 된다. 그런데 로보택시는 측면 추돌을 차량 대 차량의 사고로 인식하고 프로그램에 따라 6~7m 전진 이동 후 갓길에 차를 세웠다. 결국 보행자는 부상이 심각해졌고, 샌프란시스코는 로보택시 운영을 중단시켰다.
 
완벽한 자율주행차가 우리 눈앞에 등장하기까지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고민이 산적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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