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칼럼] 푹신한 운전석 의자는 더 편안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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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운전자가 운전석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자가용 승용차는 하루에 약 1.5시간, 버스는 6~8 시간, 택시는 15~16 시간이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 의자의 기능과 디자인이 그 차의 안락감을 가장 크게 좌우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동차 의자는 단순히 앉아있기 위한 구조물이기보다는, 앉은 자세에서 ‘일’을 하는 구조물이라는 개념으로써 디자인해야 합니다. 게다가 실제로 자동차 의자는 수 만 개의 자동차 부품들 중 사람이 자동차에 타고 있는 동안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사람의 신체와 직접적으로 접촉을 하는 부품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동차 의자(seat)의 인간공학적 디자인은 매우 중요한데요, 자동차 의자의 전체적인 형태는 물론이고, 의자의 크기나 쿠션의 단단한 정도로서 경도(硬度)가 큰 비중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동차 의자 디자인은 이처럼 기능적인 성격을 가지면서도, 표피 재질의 질감이나 색상, 패턴, 혹은 특징적인 재봉선 설정이나 천연 가죽의 사용 등 패션성 및 기호성(嗜好性)이 강한 특징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시트의 재봉선 설정은 단순히 시트의 패션성의 측면뿐만 아니라, 시트의 생산성과 앉았을 때의 느낌, 그리고 내구성에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디자인 요소이기도 합니다.

자동차 의자는 일반적인 가정용 의자나 소파와 달리 이처럼 많은 제약 조건을 가집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서는 움직이는 차량 내에서 오랜 시간의 사용은 물론이고, 여름철의 고온에도 견디는 내구성과, 승객에게 편안한 자세를 제공하기 위한 각종 지지 기구, 차량의 충돌과 같은 사고에 대비한 안전설계, 그리고 타고 내리기 편리한 형태 등 많은 요구 조건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좋은 자동차 의자는 단순히 어떤 천이나 가죽의 재질을 썼느냐, 혹은 어떤 색상이냐 만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일반적인 주택의 실내 공간을 구성한다는 관점에서 안락하고 푹신한 소파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소파에 앉아 있다는 것은 자동차 운전과 같이 고정된 자세로 앉아 주의를 집중하는 작업의 개념이 아니라, 휴식의 개념이 더 크므로, 자세는 매우 유동적입니다.

그러나 운전석은 비교적 긴 시간 동안 고정된 자세로 앉아있게 되므로, 운전석 의자는 운전자의 신체 자세가 알맞은 위치에 지지되도록 만들어져야 합니다. 사실상 푹신한 운전석 의자는 오랜 시간 앉아 운전을 할 경우에 오히려 자세가 흐트러지기 쉽고, 체중이 몸의 어느 한 부분으로 집중될 수도 있어서 혈액순환 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어서 피로를 비교적 빨리 느끼게 됩니다.

자동차 운전석 의자를 단순히 앉는 다는 것에서 운전에 적합한 자세가 되도록 신체를 지지해준다는 개념이 도입된 것은 대체로 1970년대 이후부터 이고, 그 이전까지는 단순히 ‘앉는 의자’ 로만 만들어졌습니다. 물론 패션적 관점에서 가죽의 사용이나 다양한 색채의 사용은 있었지만, 오늘날의 ‘운전석’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1970년대까지도 상당수의 차들이 앞 의자도 긴 모양의 벤치형 의자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자동차 의자의 종류는 형태별로 크게 개별 의자로 분리된 버킷 (bucket)형과 좌우가 합쳐진 긴 모양의 벤치(bench)식, 그리고 헤드 레스트(headrest)가 분리된 로우 백(low back)형과 일체로 만들어 진 하이 백(high back)형이 있습니다. 의자는 등받이(seat back)에 헤드 레스트(headrest)가 붙어있는가에 따라, 헤드 레스트 분리형과 헤드 레스트 일체형으로 나누어집니다.
 
헤드 레스트 분리형은 가장 일반적인 것으로, 실내의 개방감과 아울러 특히 뒷좌석 탑승자의 전방 시야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에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헤드 레스트 일체형 의자는 대체로 소형 승용차나, 뒷좌석의 비중이 높지 않은 스포츠카의 운전석 의자, 혹은 염가의 승용 밴 형 차량에도 사용됩니다. 시트의 등받이가 높아서 뒷좌석 시야는 불리하지만, 주행 시에 운전자에게 자세가 안정적이며 후방 추돌 사고 시에 운전자의 경추(頸椎:목뼈) 보호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의자의 디자인도 경쾌하고 슬림(slim)한 이미지를 주므로 패션성이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한편으로 뒷좌석의 안락성은 시트 쿠션의 두께에 따라서 좌우 됩니다. 스포티한 성격의 차량은 앞 좌석을 중시함에 따라 뒷좌석의 거주성 비중이 작아서 쿠션의 두께는 얇게 되므로 안락감은 적지만, 일반적인 세단형 승용차에서는 특히 고급 승용차로 갈수록 뒷좌석의 안락감이 중요하므로, 뒤 의자의 디자인 비중이 높아집니다. 그러나 쿠션 두께를 두텁게 할수록 안락감은 높아질 수 있으나, 실내공간은 상대적으로 좁아지게 되므로, 차량의 성격과 용도에 따라 공간의 확보와 안락성의 확보 중에서 중요도가 높은 것을 고려해서 시트 쿠션의 두께를 결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차량의 등급에 맞추어 팔걸이(arm rest), 헤드 레스트, 수납 공간, 등받이 분할 구조 등 실용적 측면에서의 기능을 설정하고, 형상 및 봉제선의 처리는 앞 좌석의 디자인 이미지를 따르게 됩니다.
 
최근에는 고급승용차들의 뒷좌석이 거의 항공기 1등석에 버금가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경우도 나오고 있어서, 사실상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운전석에서는 ‘앉은 자세의 작업’의 개념과는 다른 ‘휴식’의 개념이 더욱 큰 비중을 가지는 특징을 볼 수 있습니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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