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칼럼] 아우디의 디자인 혁신과 디자인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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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의 2024년형 RS6의 전면 디자인은 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강렬한 인상의 LED 헤드램프가 결합돼서 샤프한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육각형 그릴의 이른바 모노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은 A7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상 아우디의 디자인은 거대한 모노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을 쓰기 시작한 2005년형 A8에서부터 혁신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졌고, 이후 거의 모든 메이커가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야말로 새로운 디자인 경향을 만들어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실질적인 아우디의 디자인 혁신은 1995년에 등장했던 아우디 TT의 콘셉트 카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23년 11월에 단종된 3세대 아우디 TT는 그러한 아우디의 디자인 혁신을 통한 이미지와 그것이 진화해 나가는 한 시대를 상징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처음 등장했던 TT 콘셉트와 이후의 양산형 모델은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을 쓰지는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장방형에 둥근 모서리의 사각형 그릴은 지금 다시 보면 2009년의 스마트 폰의 등장과 함께 널리 쓰이기 시작한 디지털 기기의 둥근 사각형의 기하학적 이미지와 똑 같은 것이니, 무려 15년이나 앞서서 시대를 내다본 것이었을까요? 

1998년에 등장한 양산형 TT는 콘셉트 카의 기하학적 이미지의 조형을 거의 그대로 이어받아 진화적으로 발전시키면서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상 거의 모든 독일 자동차 메이커의 디자인이 이와 같은 진화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 TT의 차체 내/외장의 간결하고 기하학적인 디자인은 많은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후 2006년에 좀 더 날렵하게 다듬은 2세대 TT가 등장합니다. 전체적인 디자인 테마는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 모노 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을 쓰면서 더 날렵하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바뀝니다. 

그렇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이 형 만한 아우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듯 첫 모델만큼의 신선함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1995년의 TT 콘셉트가 처음으로 보여준 혁신의 인상을 이어가려면 또 다른 변화가 있어야 하지만, 필연적으로 진화적 디자인을 가져야 하는 2세대 모델의 임팩트는 크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3세대 TT에서는 각진 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팽팽한 감각으로 변화하면서 또 다른 진화적 디자인을 보여주게 됩니다. 2015년의 3세대 TT는 육각형에 가깝게 진화한 모노 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과 LED가 쓰인 헤드램프에 전체적으로 샤프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사실상 오늘날의 디지털 감각의 조형은 스마트 폰이나 테블릿 PC같은 둥근 사각형이기보다는 샤프하게 각이 선 이미지다. 그리고 요즘의 아우디의 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그런 인상을 풍기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요즘의 아우디의 디자인은 진화의 모습일까요, 아니면 또 다른 혁신의 모습일까요? 물론 감각적으로 더 샤프하고 육중 해졌습니다. 

돌아보면 1995년에 등장한 놀라운 콘셉트 카와 1세대 TT의 혁신성, 그리고 2005년부처 오늘날까지 이어진 모노 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의 혁신과 진화의 디자인은 가히 20년에 걸친 아우디 디자인의 전설적 시대였음이 틀림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또 다른 혁신을 기대하게 되는 건 오늘날의 아우디의 디자인이 보여주는 디지털을 강조하는 감각적 디자인 때문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물론 디지털 기술은 오늘날이 대표적 패러다임이지만, 터치 패널로 뒤덮은 실내는 어딘가 차가움으로 채워진 듯한 감각으로 긴장감이 가득합니다. 혁신의 본질은 단지 기술이나 감각의 추구가 아닌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 물론 그것은 최초의 TT 모델이 보여준 것 같은 감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감각이나 가치의 제시, 바로 그것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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