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dict
레알 참 트루 오리지널 SUV.
GOOD
– 묵직하고 꾸준한 파워트레인 덕분에 고속 크루징은 끝내준다
– 남자라는 누구나 좋아할 법한 내외부 디자인
BAD
– 스티어링 휠을 한 바퀴 이상 감아보면 느낌이 쌔하다
– 허망하게 떨어지는 중고차 감가
Competitor
– 제네시스 GV80 : 8~9천 만원대 수입차에선 거의 메기 같은 존재
– 볼보 XC60 : 더 가정적이라는 소릴 들을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SUV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전통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담은 차들이 줄지어섰다. 하지만 ‘원조’를 말할 수 있는 차는 단 하나다. 바로 그랜드 체로키다. 특히 왜고니어로부터 시작한 SUV 장르에서 그랜드 체로키는 목적성이 짙은 자동차라는 도구의 기능을 완벽하게 담아냈다. 이런 지프의 그랜드 체로키 최신형 모델을 만났다.
이번 그랜드 체로키의 최대 장점은 ‘고급스러움’이다. SUV라는 장르 자체가 고급이라는 말이 어색한 분야지만 지프 이외의 브랜드차 차별화를 내걸면서 개척한 이 SUV의 고급화 바람에 지프도 편승한 것. 다만 지프 그랜드 체로키는 전통에 대한 해석을 분명히 하는 ‘근본’을 잊지 않았다. 이 근본은 내외관 디자인 그리고 차체 강성과 파워트레인 모든 부문에 담겨져 있다.
우선 이 차의 WL 플랫폼은 개선을 거듭한 것으로 스텔란티스 그룹내에서도 상당하 신뢰도를 가진 플랫폼이다. 아울러 여기에 담은 3.6L V6 24V VVT 엔진 역시 최고출력 286마력을 발휘하는 동시에 최대토크는 35.1kg.m을 낸다. 토크 측면에서는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피크 토크를 앞으로 배치해 이 차의 덩치를 감당하기엔 부족감을 느끼기 어렵다.
변속기는 8단. 2단 – 3단 연결배치에 특징적인 효과를 보여주는 이 변속기는 기어비가 2.72:1로 적절한 토크제어로 오프로드 기동성에 특화된 튜닝을 했다. 여기에 쿼드라 트랙 4×4 시스템은 그야말로 ‘전장의 오프로더’라는 별칭을 더 빛나게 한다. 여기까지는 이 차의 근본이라면 디자인과 인테리어에선 미래지향적이다.
7슬롯 그릴과 각진 펜더 담대하게 치솟은 본넷은 전통의 지프 디자인을 그대로 보여주지만 좌우 헤드램프의 각을 살리고 DRL로 감싸 전면부의 분위기를 더 남성적으로 바꿨다. 아울러 이번 그랜드 체로키에서는 ‘상어코’에서 영감을 얻은 돌격형 전면부가 인상적이다. 이 차를 본 누구라도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느낄 정도로 강렬하다.
측면은 왜고니어로부터 시작한 왜건형 차체 디자인을 그대로 살리고 있는데, 20인치 휠과 거대한 타이어, 에어 서스펜션으로 차체를 떠 받들어 또한 대단하다는 느낌을 준다. 리어뷰는 좌우 끝단까지 길게 뻗은 램프 그래픽이 차체를 더 넓고 안정감 있게 보이도록 거든다. 아울러 층층이 배치한 범퍼와 좌우 구석에 배치한 배기 파이프도 오프로더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이 차의 백미는 인테리어다. 이전 그랜드 체로키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고급감이 더해졌다. 특히 인포테인먼트에 신경을 대단히 많이 썼다. 무려 매킨토시 사운드 시스템이라니! 시승을 하며 매킨토시를 경험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 시스템의 중고음 영역의 해석은 경험하기 이전과 후가 분명히 나뉠 정도로 탁월하다.
버튼은 상당히 많은 편이다. 통풍과 열선 기능 버튼도 따로 있고 5가지 주행모드는 물론 오프로드를 달리기 위한 기능버튼, 패들 시프터 등까지 대부분 물리 버튼으로 빼 놓았다. 지프 커넥트, SOS 시스템, 심지어 썬루프 작동 버튼도 3가지로 기능을 세분화에 기능별로 버튼을 둔다. 그야말로 버튼 대잔치. 센터 디스플레이에 터치방식의 버튼까지 합치면 지금 시판중인 차들 가운데에는 가장 많은 버튼수가 아닐까 싶다.
시트 감촉과 공간감 그리고 트렁크 사용성 또한 뛰어난 편이다. 이 차급의 경쟁모델들은 대부분 이런 정도의 고급감까지 끌어올렸고 지프 그랜드 체로키 역시 이런 대세에 올라탔다. 이전 세대 모델에서 아쉬움을 깨끗이 씻어냈다고 평가할 만 하다.
지프다운 주행감각, 아주 특별해
달리고 돌며 서는 자동차의 성능은 브랜드들 마다 독특한 느낌을 담는다. 이 가운데 지프 그랜드 체로키는 개성이 아주 강한 편이다. 이 차는 최근에 보기 드문 3.6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이라는 점에서도 시작점이 다른데 정통파 오프로더라는 특별한 목적성 때문이라도 한번 더 차별화한 주행감각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급하게 몰아부치는 가속과 스티어링 휠을 서두르며 조작하는 핸들링에는 대응이 늦다. 특히 전장은 4,900mm로 보기 보다 작지만 축거가 2,965mm에 이르는 탓에 코너링이 민첩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서스펜션 역시 압축과 수축의 편차가 커 차체 거동 자체는 느긋하기만 하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의 절대적인 주안점은 쭉 뻗은 도로를 편하게 달릴 때 터져 나온다. 차체로 들이치는 잔진동과 소음들이 거의 사라지고 높은 차체의 시야각은 도로를 지배하는 느낌마저 든다. 아울러 스스로 차속과 노면의 진동을 판단해 최고의 주행모드를 추천하기까지 한다. 생각해보면 차의 주행감각 중 가장 중요한 느낌은 바로 이 부분이 아닐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스톱 & 고(ACC), 전방 카메라를 통해 차선을 감지하고 차선 변경 시 사각지대 모니터링 센서로 인접한 차량을 감지하여 경고를 주는 액티브 레인 매니지먼트 시스템, 보행자/자전거 감지 긴급 브레이킹 시스템, 파크 센서 전/후 센서 주차 보조 시스템, 파크 뷰 후방 카메라 등이 기본 장착됐다. 오버랜드 트림의 경우, 360도 서라운드 뷰 카메라,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와 같은 주행 안전 보조 장치가 까지 호사스러울 정도다.
오프로더로서 지프 그랜드 체로키는 이미 증명된 바 이번 시승에서는 중점사항이 아니었다. 하지만 잠깐의 임도에서도 이 차는 물 만난 고기처럼 기지개를 켠다. 거친 길을 아무렇지 않게 헤치고 나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다소 도전적인 바위길에서도 거뜬하게 돌파하는 실력을 발휘한다. 이 차의 저속 4륜구동 기술이야말로 현대 SUV에겐 ‘어머니’와 같은 존재가 아니었던가.
유니바디 타입의 정통 오프로더를 선호한다면 지프 그랜드 체로키는 멋과 실용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만한 좋은 차다. 제네시스 GV80이나 BMW X5 등과 비교할 대상은 아니다. 부족하기보다는 다른 차라는 뜻이다. 정체성이나 DNA가 전혀 다르고 지향하는 목적이 틀리니 다른 SUV들과는 확실한 차별화 모델이다. 정작 실생활에서 지프 그랜드 체로키의 오프로더 잠재력이 얼마나 필요할까 싶다.
아울러 지프 그랜드 체로키의 가격은 최근에 그야말로 ‘살 만한’ 수준이다. ‘2023 지프 그랜드 체로키’는 리미티드(Limited), 오버랜드(Overland)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되고 있으며 가격은 각각 8,550만원과 9,350만원(부가세 포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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