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한파’ 테슬라 인력 줄이는데…현대차·기아 고용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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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감원 바람이 불고 있다.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전기차 성장 둔화와 실적 부진까지 겹치자 인력 감축 등 고정비 절감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업계 및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임직원에 “우리는 조직을 면밀히 검토하고 전 세계적으로 10% 이상의 인력을 감축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대규모 인력 감축을 예고했다.

테슬라는 연말까지 1만4000명 수준의 인력을 해고할 계획이다. 테슬라의 인력 감축은 최근 전기차 시장 둔화로 인한 판매 부진 때문이다. 테슬라의 1분기 차량 인도량이 38만6810대로 증권가 전망치를 밑도는 등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테슬라뿐만이 아니다. 폭스바겐그룹도 오는 2026년까지 구조조정을 통해 약 100억 유로(약 14조8500억 원)의 비용 절감에 나설 예정이다. 전동화 전환에 따른 수익성 개선 조치인 셈이다.

미국 완성차 회사 GM(제너럴모터스)도 지난해 말 생산직 1300명을, 자율주행 부문에서도 900명을 내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도 전기차 생산라인 인력 1400명을 해고했으며, 미국 순수 전기차 업체인 리비안도 전 직원의 10%를 감원을 발표했다.

완성차 업계에 부는 감원 바람은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한파 때문이다. 비싼 가격·충전 인프라 이슈 등으로 전기차 판매량 증가율이 하이브리드에 밀리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및 배터리 수급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1641만2000대로 16.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성장률 33.5% 대비 절반 수준이다.

반면 위기를 기회로 삼는 기업도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오히려 인력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향후 3년간 국내에서 8만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래 신사업 추진과 사업 확대·경쟁력 강화, 고령 인력 재고용 등 세 부문에서 8만 명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이 중 절반이 넘는 4만4000명은 전동화·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 등 신사업을 추진한다. 사업 확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2만3000명을 투입한다. 여기에 고령 인력 1만3000명을 재고용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차 대비 자동차 부품 수가 적은 전기차 시장의 경우 장기적으로 고용 감소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며 “여기에 전기차 성장률이 둔화하는 등 시장 한파가 맞물리면서 비용 효율화 차원의 인력 감축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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