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말과 21세기 초까지는 매년 초 디트로이트 오토쇼가 시장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장이었다. 2025년부터는 다시 1월에 개최하기로 한 디트로이트 쇼는 개최 시기를 바꾸는 등 자구책을 동원했으나 점차 힘을 잃고 있다. 기술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었던 최대 규모의 프랑크푸르트오토쇼도 뮌헨 모빌리티쇼로 바뀌며 그 내용과 형식이 달라졌다. 매년 3월 초 유럽 시장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었던 제네바 오토쇼도 존재감이 없어졌다. 일본차의 전성기 시대에 그 힘을 과시했던 동경모터쇼도 지역오토쇼로 축소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격년으로 개최되는 오토차이나는 최근 해외 언론에 비자발급을 하지 않는 이해할 수 없는 정책으로 비판받고 있다.
그 대형 오토쇼들은 코로나 팬데믹과 온라인 발표 등의 새로운 변수로 인해 관심이 줄어 들었다. 앞으로도 이런 분위기가 계속될지 단언할 수 없다. 온라인으로 보는 것과 직접 현장에서 경험하는 것은 큰 차이가 난다.
그러나 대형 오토쇼의 시대가 끝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등장하고 있다. 그 배경은 코로나로 인한 비 대면 환경도 있지만 온라인으로 신차와 신가술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또한 거대 규모의 국제 명소가 아니라 딜러가 주최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지역 행사인 일회성 상태로 돌아가기를 원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런 컨벤션 문화가 약한 한국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일 수도 있다.
지난 50년 이상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은 세계적인 도시에서 유명인을 동원하거나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모터쇼를 세계화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그만큼 많은 관람객들이 몰렸다. 흥미진진한 새 차량과 정교한 디스플레이 및 무대 쇼를 보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파리오토쇼가 가장 많은 관람객을 불러 모았고 프랑푸르트오토쇼와 디트리오티오토쇼, 제네바오토쇼, 동경모터쇼는 세계의 미디어들이 빠질 수 없는 행사가 됐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봉쇄가 해재되고 글로벌오토쇼가 재개되었을 때의 반응은 예전 같지 않았다. 거의 모든 대형 오토쇼가 마찬가지였다. 한때 세계 최대 규모였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문을 닫고 뮌헨에서 열리는 새로운 기술 쇼로 대체됐다. 100년 된 제네바 쇼는 3년을 쉬고 스위스에서 카타르로 옮겨져 2023년까지 재개되지 않았다.
많은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차량 공개를 가상 온라인으로 대체했다. 모터쇼 참가가 예정된 상태에서도 사전에 이슈화하는데 집중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쇼핑하고 정보를 얻는 방식과 기업이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이 모두 바뀌었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그러나 온라인과 직접 경험하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 소비자들이 모터쇼장을 찾는 이유는 직접 경험하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좀 더 대화형으로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특히 젊은 층의 관람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젊은이들은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하나의 경험으로 통합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매년 초 개최되고 있는 CES가 자동차회사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자동차에 전장품은 물론이고 인공지능까지 채용되기 때문일 수 있다. 신기술을 선보이는 장소로는 안성맞춤일 수 있다. 하지만 프라이빗 운영이 많은 점이 일반 관람객들의 접근성을 떨어 트리고 있다.
CES만이 해답은 아니다. 새로운 경험의 장으로 발전시킨다면 지역별로 소비자들과의 소통의 장으로 활용할 기회는 여전하다.
세계적인 모터쇼는 CES에게 자리를 내 줄 것인가?
+1
+1
+1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