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SK 아닌’ SK디앤디, 땅도 건물도 판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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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SK그룹 계열사로 출발한 부동산 개발업체 SK디앤디가 최근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고 유상증자에 나서는 등 자금 확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수백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데다가 회사 자금 사정도 나빠졌기 때문입니다. 공장형 아파트라 불리던 ‘지식산업센터’를 주요 먹거리로 삼은 게 화근이었습니다.
지난해 SK디스커버리가 보유한 주식을 매입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선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개발홀딩스)는 SK디앤디의 재무구조 개선을 지원하고는 있습니다. 다만 근본적인 해법인 실적 개선이 만만치 않습니다. SK 간판은 여전히 달고 있지만 수익성을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죠. 지식산업센터의 업황이 여전히 좋지 않은 탓에 전망은 어둡습니다.

채무불이행 우려에…사업장 팔고 증자도
SK디앤디는 지난 19일 군포트리아츠 지식산업센터 시행사인 ‘군포복합개발PFV’에 375억원을 장기 대여하기로 했습니다. 중도금 대위변제를 위한 자금대여입니다. 이 사업을 통해 들어선 지식산업센터와 지원시설 수분양자에 대한 중도금대출 보증한도 4800억원의 채무보증 기간도 2026년 10월23일에서 2027년 4월23일까지 6개월 연장했고요.
SK디앤디에 따르면 군포 트리아츠는 수분양자 중도금 대출 및 추가 사업비 등 3305억원의 추가 투입이 필요했던 상황입니다. 공동투자사와 주주사 대여금으로 1505억원을 마련해야 했고 이 중 SK디앤디의 부담금은 753억원이었다고 합니다.
군포시 당동 150-1 일원에 들어선 군포 트리아츠는 지난 4월 말 사용승인을 받았습니다. 28층 높이의 1285실로 조성됐습니다. 수분양자에 대한 채무대출 보증을 연장한 것을 보면 입주가 더뎌 잔금 회수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으로 파악됩니다. 회사 측도 “지식산업센터 분양 시장 침체 영향으로 분양률과 잔금 수금률이 당초 수립한 사업 목표를 하회하고 있다”고 합니다.
SK디앤디는 보증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에 나선 바 있습니다. 이달 7일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 4468만1000주를 발행했는데요. 발행가를 주당 2260원으로 확정해 총 1010억원을 조달했습니다. 최대주주인 한앤코개발홀딩스가 이번 유상증자에 822억원을 투입하면서 SK디앤디에 대한 지분율이 78.69%에서 80.58%로 1.89%포인트 올랐습니다.
SK디앤디는 이 자금을 군포복합개발 사업의 중도금 대위변제 외에도 채무 상환에 쓴다는 계획입니다. 10월 말에 만기가 도래하는 420억원과 200억원의 사채까지 상환하겠다는 겁니다. 이번 유상증자가 없었다면 채무불이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상환 계획을 보면 1010억원은 모자라지 않은 액수지만 SK디앤디의 자금 상황을 고려하면 빡빡합니다. SK디앤디의 올해 6월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은 219.7%입니다. 지난해 말(174.2%)과 비교하면 45.5%포인트 올랐습니다. 무엇보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181억원에서 447억원으로 급감했습니다. 올해 6개월간 영업손실은 522억원, 순손실도 655억원에 달하고요.
이에 SK디앤디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보유하고 있던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공동주택 부지를 지난달 말 신동아건설에 매각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부지의 장부가액은 869억원이었으나 매각액은 645억원이었습니다. 아울러 신사동 오피스 ‘캔버스랩’과 이천백사 물류센터 매각도 추진하고 있고요.
지난 7월에는 자회사 디앤디인베스트먼트(DDI)가 운용하는 디앤디플랫폼리츠의 자산인 세미콜론문래를 매각해 2130억원의 투자금을 회수하기도 했습니다.

지식산업센터 ‘구렁텅이’
급한 불을 끈 SK디앤디지만 개발사업을 통해 조성한 지식산업센터에서 자금 회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체질 개선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특히 군포 외에 지난해 10월 준공한 지식산업센터 ‘생각공장 구로’도 기업 입주가 원활하지 않습니다.
생각공장 구로는 수도권 전철 1호선 구일역 도보 7분 거리인 옛 롯데마트 구로점 자리(구로구 구로동 636-89 일원)에 지하 5층~지상 18층 높이로 조성된 지식산업센터입니다. SK디앤디와 태영디앤아이가 각각 60%, 40%의 지분을 갖고 추진한 개발사업으로 들어섰습니다.
지난 22일 찾은 생각공장 구로 로비 안내데스크에서 입주 기업 검색을 통해 살펴본 결과, 기업이 입주한 호실 수는 200실 안팎으로 확인됩니다.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서야 할 1층에도 공인중개사무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공실이었고요. 업무시설과 근린생활시설을 포함한 총 632실 중 절반을 채우기도 힘겨웠던 것이죠.
실제로 SK디앤디는 실적 악화 배경 중 하나로 생각공장 구로 등의 분양 계약 해제 여파를 꼽습니다. 회사 측은 “수립한 사업계획 및 자구안 기준 재무 추정을 보면 2026년 연결 기준 EBITDA(상각전영업이익)는 구로 생각공장 관련 매출 환입 및 영업실적 부진 여파로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했죠.
이어 “구로 생각공장이나 군포역 복합개발 등 주요 대형 현장에서 입주 지연이나 분양계약 해제 등에 따른 미분양 재고 누적이 지속될 경우, 실제 자금의 회수 속도가 차입금의 만기를 따라가지 못해 상환 재원 부족으로 직결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지식산업센터 사업성 악화는 SK디앤디만의 문제가 아니기도 합니다. 이 회사는 “최근 국내 부동산 경기 회복 둔화 및 지식산업센터 전반의 공급 과잉 여파로 금융기관의 담보인정비율(LTV)이 하향 조정돼 수분양자들의 잔금 대출 가능 규모가 축소됐다”고 털어놓았죠.
아울러 “이에 따라 계약을 포기하거나 납부 여력이 없는 수분양자들의 중도금 대출 채무불이행이 발생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시장 내 공실 증가와 매매가 조정 추세에 대응해 금융권마저 지식산업센터를 고위험 자산으로 재분류해 대출 심사도 대폭 강화했다고도 합니다.
SK디앤디는 생각공장 구로의 채무도 혼자 짊어졌습니다. SK디앤디는 수분양자 계약해지 호실 165실과 미분양 호실 91실 등 총 256개 호실을 담보로 지난 5월 1650억원에 달하는 준공 후 담보대출을 실행했는데요. 기존 수분양자의 중도금 대출 잔액을 대위변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동시행사인 태영디앤아이가 40% 지분에 대해 제공하던 중도금 채무보증 약정도 해지됐고요.
결국 지식산업센터의 업황이 좋아져야 SK디앤디의 재무 조 개선도 탄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전국 지식산업센터 매매거래량은 전년 동기(837건) 대비 33.1% 준 총 560건으로 파악됐습니다. 직전 분기(858건)와 비교해도 34.7% 하락했고요. 지식산업센터의 침체가 이어진다면 SK디앤디도 계속해서 빚을 내야하고 이자를 감당하기 위해 자산을 매각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겠죠.
SK디앤디는 지식산업센터에서의 수금률을 높이기 위해 수분양자 대상 대출 알선, 잔금 대여 추진, 악성 미납자 대응에 집중하고 공공기여 방안 변경 협의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SK 품을 떠난 SK디앤디는 과연 위기를 넘길 수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