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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수출 찾고 중복대출 막는다…무역사기 잡는 ‘데이터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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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박병호 지티솔로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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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지티솔로몬 대표./사진=박기영 기자

수출대금을 가상자산이나 환치기로 받는 등 무역거래를 이용한 외화 유출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실제 관세청이 올해 상반기 적발한 불법 외환거래는 792건으로 금액으로는 7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불똥이 금융회사로 튀기도 한다. 금융회사가 자금세탁방지(AML)나 경제 제재 관련 통제에 실패하면 막대한 제재금을 부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A은행 뉴욕지점은 2020년 자금세탁방지 프로그램 운영 미비 등으로 미국 당국에 총 8600만달러(약 1100억원)를 납부했다. 2017년 B은행 뉴욕지점도 같은 문제로 1100만달러(약 150억원) 의 제재를 받았다.

문제는 국제 금융규제가 강화되는 것과 달리 무역거래의 진위를 확인하는 정보는 은행과 기관별로 분절돼 있어 개별 금융회사의 정보만으로 이상거래를 사전에 걸러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수출기업이 한 은행에 수출서류를 제출해 자금을 받은 뒤 똑같은 서류를 다른 은행에 다시 제출하거나, 수출신고를 하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뒤 신고를 취소하는 등 정상가격보다 크게 부풀려 해외로 돈을 빼돌리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무역금융의 사각지대를 데이터로 메우겠다고 나선 스타트업이 지티솔로몬이다. 2021년 설립된 지티솔로몬을 이끄는 박병호 대표는 S&P글로벌레이팅스 한국대표와 HSBC·씨티은행 등을 거친 금융·신용평가 전문가다. 금융회사에서 무역거래와 신용평가 업무를 경험하며 무역사기와 자금세탁을 시스템으로 걸러낼 필요성을 느끼고 창업에 나섰다.

통관 빅데이터 활용 무역·외환 이상거래 탐지

현재 지티솔로몬의 주력 사업은 무역·외환 이상거래 탐지 솔루션이다. 국내 최초로 관세청 통관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별 품목에 대한 통계 자료를 활용한다. 관세청 통관 데이터는 한국무역통계진흥원과의 협력을 통해 확보한다. 이를 활용해 은행에 제출된 상업송장이나 운송서류, 수출입신고필증 번호의 중복사용부터 동일 기업·품목의 비정상적인 수출입 가격, 수출입신고 금액 수정 여부 등을 확인한다.

아울러 수출 서류를 가지고 여러 은행에서 중복으로 대출을 받는 사례도 미리 방지할 수 있다. 지티솔로몬의 솔루션에 사용하는 은행은 서류 진위 여부 판명뿐만 아니라 해당 서류 활용 여부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기업 SAP의 아리바(Ariba)의 경우 단순히 기업 정보만 제공하는 것과 달리 실제 통관데이터를 활용해 훨씬 구체적이고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특히 SAP 아리바의 진위판별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도 함께 사용해야 한다.

지티솔로몬의 솔루션은 KB국민은행이 2023년 11월부터 사용하고 있으며 현재 NH농협은행과도 PoC(기술검증)를 진행 중이다. 사업모델은 은행·공공기관이 매년 이용료를 내는 구독형이다. 향후 시중·지방은행과 무역보험공사·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으로 고객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자금세탁방지법에 걸리면 징벌적 성격의 벌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금액이 몇백억, 몇천억단위 수준”이라며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이런 시스템을 이용해 불법거래를 사전에 차단하거나 최선의 보호 조치를 했다는 점을 소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견·중소기업 수출채권 유동화로 사업 확장”

지티솔로몬은 향후 무역서류 디지털화와 신용장 자동심사를 통한 자산 유동화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디지털 금융이 확산했지만 무역현장에서는 선하증권(BL), 상업송장(Invoice), 원산지증명서 등 상당수 서류가 여전히 종이나 팩스·스캔파일 형태로 오간다. 회사마다 양식도 달라 사람이 직접 내용을 확인하고 입력해야 한다.

지티솔로몬은 AI·OCR 기술을 활용해 파일을 올리면 문서 종류를 자동으로 분류하고 필요한 정보를 데이터로 추출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회사가 제시한 문서 인식률은 97%다. 추출한 정보를 국제 제재 리스트와 자동으로 대조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현재 시중은행 2곳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중견·중소기업 수출채권 유동화 시장도 노리고 있다. 현재 유동화가 어려운 중견·중소기업 해외 매출채권을 통관 데이터로 검증해 이를 토대로 수출채권 유동화가 가능하도록 지원할 서비스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개발에 착수해 2028년 초 서비스 개시가 목표다.

박 대표는 “무역사기를 찾아내는 솔루션을 넘어 거래의 시작부터 금융까지 연결하는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상거래를 찾기 위해 확보한 데이터가 서류 자동화로 이어지고 다시 수출기업의 자금조달까지 연결되는 ‘무역금융 데이터 허브’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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