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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미달 증시 퇴출 유예…이미 버스 떠난 원풍물산·수성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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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가 시가총액 기준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 절차 진행을 한동안 미루기로 결정하면서 퇴출 위기에 놓였던 상장사들은 한시름을 놓게 되었다. 법원이 상장폐지 시총 기준 강화에 대한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코스닥 상장사 2곳이 이 기준에 따라 상장폐지됐기 때문에, 형평성 논란 역시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법원의 지적, ‘제도보다는 절차가 문제’

한국거래소는 지난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시총 기준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이후 후속 상장폐지 절차를 이달 2일부터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도 절차 진행을 유예해 관리종목 주식 거래가 시장에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법원은 2일 코스피 상장사 주연테크와 코스닥 상장사 케이엠제약의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주연테크와 케이엠제약은 시총 기준 미달로 상장폐지가 확정되자 거래소를 상대로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는데,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거래소 규정상 시총 기준을 30거래일 연속으로 못 넘긴 상장사는 관리종목 지정을 받는다. 이 상장사가 일정 기간 안에 시총 기준을 한 번이라도 회복하지 못하면 정리매매를 거쳐 상장폐지된다. 기존에는 이 상장폐지 시총 기준이 코스피 200억원·코스닥 150억원이었다. 또 상장사가 관리종목 지정 날짜로부터 90거래일 안에 10거래일 연속으로 시총 기준을 밑돌고, 기준을 웃돈 날이 누적 30거래일 이하면 상장폐지됐다.

금융위원회와 거래소는 내년 초에 상장폐지 시총 기준을 코스피 300억원·코스닥 200억원으로 끌어올릴 예정이었다. 그런데 금융위가 5월 거래소의 상장규정 개정을 승인하면서 기준 상향 시기를 올해 7월 1일로 앞당겼다. 시총 회복 기간 및 기한도 ‘관리종목 지정 날짜로부터 90거래일 안에 45거래일 연속’으로 강화했다.

이렇듯 금융위와 거래소가 상장폐지 시총 기준을 상향하고 시행 시기를 앞당긴 점을 놓고, 법원은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문에서 “그 자체로 목적이 부당하다거나 수단이 적합하지 않다거나 혹은 그 기준 금액이 과도하게 높다고 쉽게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법원은 “거래소는 시총 미달 기준을 상향하면서도 이에 상응해 상장폐지 대상 기업에 의견 진술이나 이의 신청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 절차에 참여할 권리를 보장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법원은 “거래소는 상장폐지 시총 회복 기간 강화의 구체적 근거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며 “시총 기준 상향의 적용 시기를 앞당긴 것에 대해서도 거래소는 추상적인 설명 외에는 구체적 사유나 필요성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이미 떠난 버스’ 된 원풍물산·수성웹툰

이번 법원의 결정 이후 거래소가 후속 조치 마련에 나서면서, 상장폐지 시총 기준을 밑돌아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들은 숨통이 트일 여지가 생겼다. 문제는 코스닥 상장사였던 원풍물산과 수성웹툰이 강화된 시총 기준에 따라 이미 상장폐지됐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거래소가 30거래일 동안 상장폐지 시총 기준을 밑돈 코스피 또는 코스닥 상장사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후 90거래일 안에 △10거래일 연속 시총 기준 충족 △시총 기준을 충족한 누적 날짜 30거래일 초과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가 확정됐다. 바꿔 말하면, 상장사가 관리종목 지정을 받은 날로부터 최소 60거래일까지는 남은 30거래일 동안 앞의 두 조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상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거래소는 7월1일 이후 상장폐지 시총 기준 미달로 관리종목이 된  상장사에는 90거래일 안에 45거래일 연속으로 시총 200억원을 넘어야 한다는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원풍물산은 기존 규정(시총 150억원)대로 7월3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만약 원풍물산에 관리종목 지정이후에도 기존 기준을 적용받았다면, 60거래일째인 9월30일까지는 상장폐지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나 원풍물산은 7월1일 이후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7월3일로부터 90거래일 안에 45거래일 연속으로 시총 200억원을 넘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결국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원풍물산은 관리종목 지정 46거래일째인 9월8일 상장폐지가 결정됐고, 정리매매 이후 같은 달 21일 퇴출됐다. 마찬가지로 수성웹툰도 7월10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46거래일째인 9월16일 상장폐지가 확정됐고, 정리매매를 거쳐 이달 1일 상장폐지됐다.

원풍물산과 수성웹툰은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따로 제기하진 않았다. 그러나 거래소는 역시 7월1일 이후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고, 그 뒤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는데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지 않은 코스피 상장사 SHD(신화다이나믹스) 및 코스닥 상장사 세진티에스·에이에프더블류의 정리매매 절차도 이달 2일 중단했다. 원풍물산과 수성웹툰의 경우 이들보다 더 빨리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원풍물산과 수성웹툰은 재상장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거래소 관계자는 “법원의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인용은 최종 판단이 아니라 임시적 조치”라며 “원풍물산과 수성웹툰은 지금 상장폐지된 상태라 가처분 신청 인용만으로 다른 조치를 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도 “원풍물산과 수성웹툰 소액주주는 정리매매 기간에 울며 겨자먹기로 주식을 거의 다 팔아서 손실이 확정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 상황에서 두 기업이 재상장하면 정리매매 당시 주식을 싸게 산 사람만 이득을 보고 기존 주주에게는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거래소가 재상장을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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