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루체, “전자제품 같다”던 디자인 논란… 뚜껑 열어보니 ‘이것’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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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가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순수 전기 스포츠카를 국내에 공개했다. 페라리코리아는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청담 전시장에서 ‘페라리 루체(Luce)’를 언론에 첫선을 보였다. 지난 5월 로마에서 글로벌 데뷔한 루체는 페라리의 전동화 전략을 상징하는 기함으로, 국내 가격은 8억원대 중후반에 책정됐다.
루체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전기차’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브랜드 최초의 4도어·5인승 구조, 조니 아이브의 디자인 스튜디오 러브프롬과의 협업, 그리고 삼성디스플레이와 공동 개발한 OLED 계기판까지, 세 가지 ‘최초’ 타이틀이 한 차량에 집결했다.
1,050cv·2.5초·530km…수치로 읽는 루체의 실력
루체의 파워트레인은 네 바퀴에 독립 전기모터를 하나씩 배치한 쿼드 모터 사륜구동 시스템이다. 합산 최고 출력 1,050cv(약 772kW), 최대 토크 990Nm를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2.5초 만에 도달한다. 최고 속도는 310km/h 이상이다.
122kWh 대용량 배터리와 800V 전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WLTP 기준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530km 이상을 확보했다. 최대 350kW DC 급속 충전을 지원해 10%에서 80%까지 약 18분 수준의 충전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페라리는 F1과 르망 내구레이스에서 쌓은 에너지 관리·모터 제어 기술을 루체의 전기 파워트레인에 이식했다고 밝혔다.
공차 중량은 약 2.26톤으로, 페라리 역대 가장 무거운 모델이라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네 개의 독립 모터가 전·후륜에 서로 다른 출력과 토크를 배분하며, 코너링에서 후륜 위주의 거동을 구현하는 방식을 택했다. 능동 제어 액티브 서스펜션도 기본 탑재됐다.

조니 아이브·삼성 OLED…’페라리답지 않은’ 디자인이 논쟁을 부르다
루체의 외관과 실내, 디지털 인터페이스는 아이폰과 애플워치 디자인을 이끈 조니 아이브와 마크 뉴슨의 스튜디오 러브프롬이 맡았다. 전통적인 롱 노즈·숏 데크 비례 대신 EV 패키징에 최적화된 짧은 후드와 넓은 캐빈 비율을 채택했고, 매끈한 면 처리와 단순화된 캐릭터 라인이 전면에 드러난다.
로마 첫 공개 당시 일부 매체와 팬층에서 “페라리답지 않다”, “전자제품 같다”는 혹평이 쏟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4도어·5인승 구성 자체가 ‘페라리=2도어 스포츠카’라는 기존 공식과 충돌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성능에 관해서는 해외 시승기와 기술 분석 기사 대부분이 “경쟁 하이퍼 EV와 충분히 겨룰 수 있는 수준”이라는 호평을 내리고 있다.
실내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공동 개발한 OLED 시스템이 운전석 계기판(비너클)과 중앙 패널, 뒷좌석 패널에 탑재됐다. 계기판에는 12.9인치와 12인치 패널을 겹친 다층 구조를 세계 최초로 적용해 3D 입체감을 구현했다. 트렁크 용량도 597L로, EV 패키징이 가져다 준 실용성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국내 8억원대 중후반, 경매가 4,000만 달러…’가격표’가 말하는 것
페라리코리아는 국내 판매 가격을 8억원대 중후반으로 안내했으며, 국내 인도 시점은 2027년 하반기(3분기)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물량 희소성도 가격에 무게를 더한다. 2026년 글로벌 초도 배분 물량 약 500대는 이미 완판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8월 몬터레이 경매에서는 러브프롬과 공동 디자인된 차대 번호 0번 루체가 약 4,000만 달러에 낙찰되며 신차 기준 역대 최고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페라리코리아는 오는 26일부터 청담 전시장과 부산 전시장에서 고객 초청 행사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며, 9월 22~23일에는 경기 용인 삼성디스플레이 사옥에서 루체 실차와 OLED 핵심 부품을 함께 전시하는 특별 쇼케이스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