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운·신예은의 ‘탁류’, 초반부터 시선 집중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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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류’에서 로운(오른쪽)은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려는 인물 장시율을 연기하고 있다. 사진제공=디즈니+

신분을 뛰어넘어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이들이 만들어가는 거친 액션의 드라마 ‘탁류’가 지난 26일 디즈니+를 통해 공개돼 주목받고 있다. 아직 3편의 에피소드를 공개했을 뿐이지만 짙은 드라마와 화려한 액션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배우 로운과 신예은, 박서함까지 신선한 얼굴을 전면에 내세운 새로운 시도는 물론 극본과 연출을 포함해 각 부문에 포진한 베테랑 스태프들이 일군 프로덕션의 완성도에도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진다.

‘탁류’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돈과 물자가 모여드는 나루터 경강을 둘러싸고 혼탁한 세상을 뒤집고 사람답게 살기 위한 이들의 꿈을 그린 9부작 드라마다. 액션 사극의 대명사로 꼽히는 KBS 2TV ‘추노’의 천성일 작가와 1000만 관객 흥행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감독이 의기투합해 주목받았다. 로운은 경강 나루터를 뒤흔드는 왈패 장시율, 신예은은 당대 최고의 상단을 이어받은 최은, 박서함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종사관 정천 역으로 이야기를 이끌고 있다.

신분의 구분이 명확했던 조선이 배경이지만 ‘탁류’가 그리는 세상은 지금 시대와 겹쳐 바라봐도 될 만큼 시의적절한 메시지로 읽힌다. 타고난 운명을 바꾸려는 이들의 사투가 시대를 초월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서다. 궁궐에서 벌어지는 권력을 향한 암투, 양반가에서 일어나는 극적인 이야기가 아닌 당대 하층 계급들이 운명에 맞서는 이야기가 익숙하게 봐 왔던 기존 사극들과 차별화도 이루고 있다. 

특히 천성일 작가는 ‘추노’에서 도망 노비를 쫓는 추노꾼이라는 존재를 내세워 새로운 액션 사극의 세계를 연 것처럼 이번에는 한강 일대에서 터를 잡고 살아가는 하층민 왈패 무리를 주인공으로 삼아 신분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엇갈린 운명에 처한 인물들의 ‘진한’ 드라마를 펼친다.

탁류’의 주요 무대가 되는 경강 나루터 모습. 사진제공=디즈니+

세트와 의상, 분장 등도 눈길을 끈다. ‘탁류’의 배경인 경강 나루터는 극 중 인물들의 삶의 터전이자 갈등과 사랑이 싹트는 공간이다. 왈패들이 주로 활동하는 공간으로 옛 마포 나루터에 착안해 실제 모습과 흡사하게 만들었다. 김초혜 미술감독은 “주변 토지를 해치지 않는 흙을 가져와 산을 만들고 다 같이 잠수복을 입고 물속에 들어가서 나루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의상부터 분장까지도 섬세한 설계를 통해 이뤄졌다. 추창민 감독은 이미 ‘광해, 왕이 된 남자’를 통해 전통 사극 장르의 미술과 의상, 분장 등을 경험했고 그 노하우를 이번 ‘탁류’의 디자인에도 풀어냈다. 이에 맞춤한 전문가들도 뭉쳤다. 영화 ‘명량’부터 ‘한산’ ‘노량’ 등 이순신 3부작을 담당했던 권유진 의상 감독은 ‘탁류’에서는 “인간의 생존을 위한 처절함”을 테마로 정하고 의상을 구현했다. 로운이 입는 왈패의 의상은 여러 번의 염색과 탈색을 거쳐 특유의 색감을 만들었고, 신예은이 소화하는 상인 신분의 옷들은 물론 종사관인 박서함의 의복까지 각 인물의 특징이 살아나도록 했다.  

분장도 빼놓을 수 없다. 조태희 분장 감독은 그동안 ‘올빼미’ ‘역린’ 등 여러 사극 영화에 참여한 베테랑으로 이번 ‘탁류’에서는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수염이나 헤어스타일을 통해 새로운 개성을 강조하고자 했다. “틀처럼 만들어왔던 규칙적인 것들을 과감하게 깨뜨리고자 했다”는 목표 아래 만든 분장 디자인이다.

권유진 의상 감독과 조태희 분장 감독은 추창민 감독과 ‘광해, 왕이 된 남자’를 함께 작업한 동료들이다. 1000만 흥행 사극을 합작한 노하우를 이번 ‘탁류’에 쏟아부은 동시에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기 위한 도전을 거듭했다. 

‘탁류’는 오는 10월3일 4, 5회를 공개하고 세 인물이 얽히는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비장미 넘치는 액션과 신분이 갈라 놓은 엇갈린 운명, 그 틈을 파고드는 가슴 아픈 사랑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조선 최고의 상단을 이어 받은 최은 역의 신예은. 사진제공=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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