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기생충'”..박찬욱 감독 ‘어쩔수가없다’에 대한 심상치 않은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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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인 '어쩔수가없다'의 주역들. 왼쪽부터 박희순, 손예진, 박찬욱 감독, 이병헌, 염혜란, 이성민. 사진제공=CJ ENM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인 ‘어쩔수가없다’의 주역들. 왼쪽부터 박희순, 손예진, 박찬욱 감독, 이병헌, 염혜란, 이성민. 사진제공=CJ ENM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지난 29일(현지시간)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베일을 벗은 가운데 이 작품을 향한 반응이 심상치 않다. 영국 BBC는 ‘어쩔수가없다’를 지난 2019년 개봉해 칸 국제영화제는 물론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휩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비교하며 “황홀한 만큼 즐거운, 올해의 ‘기생충’이다”며 극찬을 보냈다.

작품이 첫 공개된 자리에는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이 참석했고, 베니스 국제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살라 그란데 극장은 이 작품을 보기 위해 1032석의 좌석이 꽉 들어찼다.

해고된 회사원이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로 관객들을 집중시키며 웃음과 탄식을 이끌어낸 ‘어쩔수가없다’는 상영이 끝나자 관객들의 기립박수와 환호가 9분가량 지속됐다. 박 감독과 배우, 스태프들은 포옹하며 감격스러운 마음을 나눴다. ‘어쩔수가없다’ 총괄 제작자 자격으로 이미경 CJ 부회장도 자리를 빛냈고, 이병헌의 아내 이민정도 함께했다. 이민정은 개량 한복 드레스로 화제를 모았다.

상영을 마친 후 박 감독은 “관객들에게 처음 선보이는 자리였는데, 영화를 본 분들이 찾아와 모두 재미있다고 말해주더라. 그 말이 진심이길 바라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 첫 공개 후 외신 반응은?

외신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박찬욱 감독 특유의 유려하면서도 단단한 자신감이 돋보이는 서사의 추진력. 일종의 코미디 풍의 소동극처럼 시작하지만, 이내 전혀 다른 장르로 변신한다. 가족의 붕괴, 가장의 위기, 그리고 국가의 현주소를 그려낸 초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박찬욱이 현존하는 가장 품위 있는 감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이자 매혹적인 블랙 코미디”라고 호평했고, 인디와이어는 “박찬욱 감독의 탁월하고, 잔혹하고, 씁쓸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자본주의 풍자극. 이병헌의 유려한 연기는 박 감독의 비극적이면서도 희극적인 톤을 지탱하는 핵심”이라고 평했다.

BBC는 ‘어쩔수가없다’는 “어둡지만 유머러스한 블랙 코미디“로 “‘기생충’이 칸 국제영화제에서 데뷔해 전 세계적 호평과 아카데미 수상을 거머쥔 것처럼 ‘어쩔수가없다’도 그에 버금가는 성취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현실 경제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하면서도 기발한 연출과 반전을 더했다”고 해석했다.

이어 “이 작품은 재치 있는 농담과 폭소를 유발하는 상황극, 신들린 듯한 슬랩스틱 코미디까지 다채롭게 펼쳐낸다”면서 “박 감독은 마지막까지 피로 물든 주인공이 사실은 단지 가족과 일상을 지키고 싶었던 평범한 중년 남자였음을 잊게 하지 않는다. 결국 ‘어쩔수가없다’는 박 감독 영화 중 가장 유머러스하면서도 인간적인 작품“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31일 기준 영화평점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비평가들이 매긴 신선도 지수는 100%를 기록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고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THE AX)를 원작으로 둔 작품으로, 박찬욱 감독이 20년 전부터 영화로 만들려고 했던 ‘숙원 프로젝트’로도 유명하다.

박찬욱 감독은 베니스 국제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20년간 이 작품을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어느 시기든, 어느 나라에서 온 사람이든, 제가 이 영화의 스토리를 말하면 ‘이건 정말 공감 간다’ ‘시의적절하다’ 이런 반응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현대 사회를 사는 많은 이들은 고용 불안정에 대한 공포를 갖고 있고 언젠가는 만들어질 수 있는 이야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밝혔다.

심상치 않은 반응을 얻고 있는 ‘어쩔수가없다’는 경쟁 부문 초청작으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프랑켄슈타인’ 파울로 소렌티노 감독의 ‘라 그라치아’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부고니아’ 등과 최고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두고 경쟁한다. 수상 여부는 내달 7일 시상식에서 공개된다. 이 작품은 내달 17일부터 열리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국내에서도 첫 선을 보인다. 극장 개봉은 같은 달 24일이다.

'어쩔수가없다'의 한 장면. 사진제공=CJ ENM
‘어쩔수가없다’의 한 장면. 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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