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업계의 오스카상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시상식이 25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렸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셰프와 레스토랑 관계자 그리고 미디어가 한 자리에 모여 벌이는 축제장에 여행플러스도 초대를 받았다.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은 순위를 매기고 줄을 세우는 단순한 시상식이 아니었다. 서로를 존중하고 존경하는 동업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류를 하고 서로의 성과에 힘찬 박수와 격려를 보내는 끈끈한 현장에서 좋은 에너지를 팍팍 받고 돌아왔다.
오후 6시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 연회장 입구부는 사람들과 차로 부산스러웠다. 사전에 나눠준 QR 코드를 확인한 다음 안으로 들여보내줬고 다시 한번 이름을 확인하고 손목에 팔찌를 채워준다. 이미 현장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지난 25일에 열린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시상식에 1000명이 넘는 사람이 모인 것으로 추산된다. 초청장을 받은 사람은 940명 그리고 후원사 부스 관계자 등을 다 합하면 1050~1100명 정도가 될 것 같다고, 주최측에서 말했다. 이중 약 절반이 외국인 손님이었다. 순위에 오른 모든 레스토랑 셰프들이 시상식에 참여했다. 이날 취재를 위해 모인 미디어만 200명이었다. 개인적으로 팬데믹 이후 서울에서 열린 가장 인상적인 규모의 국제 행사가 아니었나싶다.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시상식은 그야말로 축제, 잔치였다. ‘순순하게’ 먹고 마시고 즐기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는 여느 국제 회의나 박람회와 분위기부터가 달랐다.
대연회장 옆 홀 공간에는 이번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을 후원하는 회사들이 각각 부스를 차리고 음식과 술, 디저트를 대접하고 있었다. 마치 외국에서 열리는 행사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여자들은 화려한 드레스, 남자들은 나비넥타이와 연미복 정장을 입고 우아하게 파티장을 누볐다.
이 행사는 농림축산식품부와 서울시가 공식 개최지 파트너다. 서울시는 홀 중앙 서울 미식 홍보 부스를 마련했다. 서울미식 100선 레스토랑 중 6팀과 바텐더 2팀이 한식과 전통주 칵테일을 선보였다.
공식 항공 파트너 ‘대한항공’은 기내식 콘셉트로 음식을 대접했다. 실제 기내식을 담당하는 셰프와 승무원이 현장에 나와 손님을 맞았다.
단연 인기 있던 곳은 신라면 부스였다. 공식 파트너이자 ‘아시아 베스트 여성 셰프상’ 후원사인 신라면은 부스에 라면 기계를 가져다 좋고 현장에서 직접 신라면과 툼바 신라면을 손님에게 나눠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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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칫날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술. 맥주와 진, 위스키, 사케 등 다양한 종류의 주류 회사가 이번 행사를 후원했다. 한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히비키’는 셰프들 사이에서도 인기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행사에 참석한다는 한 미식 업계 종사자는 “작년보다 훨씬 다양한 먹거리 부스가 있어서 좀 더 파티 분위기가 나고 전체적으로 풍성하다는 느낌이다. 사람들도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6시부터 8시까지는 부스를 돌아다니면서 음식과 음료를 자유롭게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장에서 수많은 셀럽도 만났다. 방송인 노홍철씨는 매니저 없이 혼자 행사장을 찾았다. 그는 “평소 먹을 것에 관심이 많아서 업계 관계자들과도 두루두루 친분이 있다”며 “시상식 끝까지 다 보고 갈 거다”라며 여기저기 인사를 나누며 행사를 즐겼다. 최현석 셰프, 김도윤 셰프, 중식 여신 박은영 셰프, 파브리 셰프, 만찢남 조광효 셰프 등 흑백요리사를 통해 대중적으로 더 얼굴을 알린 셰프들도 볼 수 있었다.
7시 50분쯤 되자 곧 시상식이 시작할 거라는 안내 멘트가 나왔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랜드볼룸 안으로 모였다. 사전에 안내받은 존으로 가서 착석한 다음 본격적인 시상식이 시작하기만을 기다렸다.
8시 5분 수많은 인파가 객석을 메운 가운데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을 알리는 홍보 영상으로 본격적인 시상식이 시작됐다. 스폰서 관계자들은 본인 회사 제품이 화면에 나올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면서 기뻐했다. 근엄하고 딱딱한 분위기를 생각했는데 정반대라서 깜짝 놀랐다. 되려 축제는 지금부터 시작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윌리엄 드루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콘텐츠 디렉터는 “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올해로 두 번째 서울에서 여러분을 만난다. 아시아를 통틀어 가장 훌륭한 레스토랑과 셰프를 가리는 행사를 서울에서 열게 돼 영광”이라며 “아시아 50 베스트는 음식을 통해 서로를 연결하고 셰프들의 창조성을 독려하는 행사”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곧이어 이어진 환영 영상에는 바로 직전까지 리셉션 현장 모습이 펼쳐졌다.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리고는 지난 3월 12일 발표한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2025 51~100위 식당들이 소개됐다. 90위에 오른 ‘정식’이 나오자 환호 소리가 부쩍 커졌다. 51~100위 서울에서는 총 6곳이 순위에 포함됐다. 본앤브레드(51위), 솔밤(55위), 스와니예(57위), 알라 프리마(61위), 권숙수(62위), 정식(90위) 등이다. 방콕, 홍콩, 싱가포르는 서울과 더불어 각각 6곳씩 이름을 올렸다.
50위부터 호명을 시작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박수를 받는 팀도 있었고 후원사가 지원하는 상을 받은 셰프는 단상 위로 올라와 기념 사진을 찍었다. 25위 ‘이타닉 가든’. 드디어 한국 식당 이름이 호명 됐다. 이날 시상식장에 있는 모든 한국 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며 박수를 쳤다. 이타닉 가든은 올해 처음으로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에 이름을 올렸다. 25로 데뷔한 이타닉 가든은 라바짜가 후원하는 ‘최고 신규 순위 진입상’을 수상했다.
한국 레스토랑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은 5위 밍글스였다. 밍글스는 최근 미쉐린 가이드로부터 한국 유일 3스타를 받은 곳이기도 하다. 홍콩과 유럽의 영향을 창의적으로 결합한 계절별 한국 요리를 선보이는 밍글스는 대한항공이 후원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선정됐다. 온지음은 전년 대비 11계단 오른 10위에, 세븐스도어는 23위에 올랐다.
1위는 태국 방콕 ‘가간’이 차지했다. 이곳은 이미 4번이나 아시아 베스트 레스토랑 1위에 오른 바 있다. 역대 최다 기록이라고.
각각 9곳 레스토랑이 순위에 든 방콕과 도쿄가 공동 선두를 차지했다. 지난해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에서 1위를 했던 도쿄 세잔은 올해 4위에 올랐다. 방콕과 도쿄를 잇는 아시아 대표 식도락 여행지는 홍콩과 싱가포르였다. 각각 7곳의 레스토랑이 리스트에 포함됐다. 홍콩 ‘더 체어맨’과 ‘윙’은 각각 전체 2위, 3위를 차지하면서 홍콩의 자존심을 지켰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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