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에는 생태계를 교란시켜 골칫거리로 여겨졌지만 현재는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최고의 식재로로 급부상한 해산물이 있다. 바로 톱날꽃게다.
생태계 교란종 톱날꽃게

아메리카 대륙에서 국내로 건너온 톱날꽃게는 등껍질에 뾰족한 돌기를 지니고 있어 ‘톱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포식성이 강하고 공격성도 높다. 낯선 해양 환경에서도 쉽게 적응하고 빠르게 번식해 생테계 ‘최상위 포식자’로 통했다. 톱날꽃게의 원산지는 대서양 연안이다. 남북 아메리카 해역에 주로 분포했던 톱날꽃게는 유럽을 거쳐 한반도까지 확산됐다.
톱날꽃게는 뛰어난 생존력을 바탕으로 2000년대 들어 이탈리아 해역에서 급속히 번식했다. 물고기 알, 유생, 조개류는 물론 동족도 먹는 잡식성이라 먹이 선택의 폭도 넓다. 덕분에 지중해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었고 이후 다른 대륙으로 옮겨졌다.
국내에서는 2013년 부산 연안에서 처음 발견됐다. 문제는 생태계 교란종이라는 점이다. 톱날꽃게는 하천과 저수지 주변에 굴을 파며 서식한다. 이 과정에서 하천 제방을 무너뜨리거나 수변 구조물을 훼손하는 피해가 발생한다. 이는 곧 토종 어류나 양서류의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산란기나 유생기의 민감한 시기에 이런 서식지 교란은 토종 생물의 개체 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톱날꽃게는 연 2회까지 산란이 가능하며 한 번에 수백 개의 알을 낳는다. 부화 후 유생의 생존율도 높은 편이라 일단 자연에 정착하면 짧은 시간 안에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이로 인해 기존 생태계에서 공간과 자원을 두고 경쟁하는 다른 종들이 밀려날 수 있다. 특히 번식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토종 가재나 민물고기들은 점차 자취를 감추게 되고 생물다양성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톱날꽃게는 잡식성으로 수생 식물뿐 아니라 수서 곤충, 어류의 알, 갓 부화한 치어까지 섭취한다. 이는 생태계 내 먹이사슬 전체를 흔들어 버린다. 특히 특정 어종의 산란기가 겹치는 시기에는 알과 치어가 대량으로 먹히면서 개체 수 유지가 어려워진다. 이처럼 톱날꽃게는 한 번 정착한 하천이나 저수지에서 토종 생물을 빠르게 몰아내며 생태계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강력한 교란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골칫거리에서 최고의 식재료로

초기 부산에서는 이런 톱날꽃게가 불안 요소였다. 어민들과 전문가들 역시 톱날꽃게로 인해 기존 어종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현재 톱날꽃게에 대한 인식은 전혀 다르다. 톱날꽃게 특유의 맛이 입소문을 타면서 점차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톱날꽃게는 살이 많고 감칠맛이 뛰어나 국물은 물론 찜이나 탕에도 잘 어울렸다. 때문에 시장에서 수요가 점차 늘어났고 일부 시장에선 “없어서 못 판다”는 말까지 나왔다.
생태계 교란종이 오히려 최고의 식재료로 급부상하면서 톱날꽃게 어획량이 늘어났고 부산시는 이런 톱날꽃게의 개체 수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까지 내놨다. 몸길이 6cm 미만 개체의 포획을 금지해 남획을 막고 있다. 동시에 기존 어종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도 병행 중이다. 생태계 불균형을 막기 위해 선제적인 관리에 나선 셈이다.
톱날꽃게의 사례처럼 실제로 국내에서 외래종이 식문화로 정착한 사례가 많다. 블루크랩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위협적인 침입종으로 분류됐지만 지금은 고급 요리에 빠지지 않는 재료로 쓰인다.
톱날꽃게는 현재로선 생태계 교란 가능성과 상업적 가치가 동시에 존재한다. 관건은 균형이다. 무분별한 채집이나 유통은 생태계에 추가 부담을 줄 수 있다. 반대로 지나친 배척도 현실적인 대응이 되지 못한다. 관리와 활용, 두 방향에서 지속적인 관심과 조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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