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만 가면 “月 185만 원 따박따박”… 40만 명 우르르 몰린 ‘알짜 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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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전용 ‘안심통장’ 인기
노후 파산 막는 금융 안전망으로
안심통장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퇴직 후 창업에 실패하면서 채무가 줄줄이 늘어나고, 이로 인해 재산을 압류당한 고령층이 순식간에 파산으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매달 최대 185만 원까지 생계비를 지킬 수 있는 국민연금 전용 ‘안심통장’이 이들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현재 가입자만 무려 40만 명에 육박하며 은퇴 세대의 금융 생존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고령층 파산 급증… “생활비가 가장 큰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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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서울에서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사람들 중 86%가 50대 이상 고령층으로 나타났다.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가 분석한 2024년 개인파산 실태 자료에 따르면, 60대가 39.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뒤를 이어 50대(22.7%), 70대(19.0%), 80대(4.9%) 순으로 집계됐다.

경제활동이 줄어드는 시점에서 소득이 끊기자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해 채무에 몰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파산 신청자의 74.5%가 ‘생활비 부족’을 채무 원인으로 꼽았으며, ‘사업 실패’(27.9%)와 ‘사기 피해’(15.5%)도 빈번했다.

대다수는 1인 가구(68.4%)로,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은 83.9%에 달했으며, 직업이 없는 경우도 85.6%로 높았다.

거주 형태 역시 열악했다. 82%가 임대주택에 거주했고, 이 중 69.2%는 보증금 600만 원 미만의 소형 주택에 살고 있었다.

“압류 걱정 끝”… 40만 명 몰린 ‘안심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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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이들이 대출금을 갚지 못해 재산이 압류되면, 국민연금까지 압류될 수 있다. 월 185만 원까지는 생계비로 보호받을 수 있지만, 신청이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절박한 현실 속에서 ‘국민연금 안심통장’이 노후 생계의 마지막 보루로 떠오르고 있다. 이 통장은 국민연금공단에서 지급하는 연금 급여만 입금할 수 있는 전용 계좌다.

압류 금지 생계비 기준인 월 185만 원까지는 어떤 법적 조치도 적용되지 않아, 계좌 압류 상태에서도 최소한의 생계비는 보호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안심통장 가입자는 2022년 34만 명에서 2024년 40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증가했다.

주요 가입자는 60대 이상 남성으로, IBK기업은행 자료에 따르면 전체 안심통장 가입자의 97%를 이 연령층이 차지한다.

여성 가입자는 남성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이는 연금 가입 기간, 근로 이력 등 구조적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입은 간단, 혜택은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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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전국 22개 금융기관 중 한 곳만 방문하면 안심통장 개설이 가능하며, 필요 서류는 신분증과 국민연금 수급 관련 증명서이고 개설 비용은 없다.

일부 은행은 수수료 면제, 환율 우대 등의 부가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해당 통장은 연금 전용이기 때문에 예금주 본인이라도 연금 외 자금을 입금할 수는 없지만, 카드대금 납부, 계좌 이체 등 출금은 자유롭다.

국민연금공단은 안심통장을 통해 지급되는 급여가 월 185만 원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은 일반 계좌로 자동 입금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시금 급여의 경우에는 분할 입금이 불가하기 때문에, 보호 범위 밖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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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을 미리 확인한 뒤, 본인의 수급액이 185만 원 이하라면 안심통장을 미리 만들어두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압류 방지의 효력이 즉각적이지 않기 때문에,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퇴직 이후 연금까지 압류될 수 있는 상황에서, 안심통장은 실제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돈을 지킬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이다.

국민연금을 받고 있다면, 불시에 닥칠 압류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생활비만큼은 지킬 수 있는 안심통장 하나쯤은 미리 만들어두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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