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정맥질환인 하지정맥류 수술 시, 팽창 마취(tumescent anesthesia)를 생략하고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주파 폐쇄술과 팽창 마취
고주파 폐쇄술(Radiofrequency Ablation, RFA)은 하지정맥류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최소 침습적 방법 중 하나다. 고주파 에너지를 사용해 비정상적인 정맥을 폐쇄하는 원리다. 시술 부위를 국소 마취한 다음, 작게 절개하고 고주파 카테터를 삽입한다. 카테터를 통해 고주파 에너지를 전달해 정맥 벽을 가열하는 방식으로 정맥을 폐쇄시킨다.
이때 국소 마취에 사용하는 방법이 팽창 마취다. 마취제를 주입하기 전, 해당 부위에 공기 혹은 다른 가스를 주입해 주변 조직을 팽창시키는 기법이다. 압력이 증가하면서 팽창된 조직이 정맥 주변의 신경을 압박하면서 신호 전달을 차단하게 된다. 여기에 마취제를 한 번 더 주입함으로써 시술 중 통증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팽창 마취는 통증을 빠르게 차단할 수 있고, 시술 중 환자의 불편함을 최소화한다. 시술 후 회복 시간도 짧으며 합병증 발생 위험이 적어 안전성도 높다. 게다가 카테터를 통해 고주파를 가할 때 발생하는 열로 인해 신경이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팽창 마취는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이었다.
다만, 단점이 전혀 없지는 않다. 팽창 마취를 위한 추가 주사 등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시술 시간이 늘어나며, 수술 부위가 팽창하는 모습이 일부 환자에게는 불안감을 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팽창 마취를 위해 추가적인 재료비 등이 필요하므로 시술에 들어가는 비용이 다소 늘어난다는 점도 있다. 드물지만 국소 마취제로 인한 부작용도 발생할 우려가 있다.
냉각 카테터를 활용한 비팽창 마취
이런 이유로 팽창 마취의 단점을 커버할 수 있는 새로운 시술법이 제안됐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조덕곤·현관용·임공민 교수팀은 내부 냉각기능이 탑재된 고주파 카테터를 활용해, 팽창 마취를 하지 않는 수술법을 적용했다.
고주파를 가하면서 발생하는 열을 카테터의 내부 냉각기능을 통해 잡아줌으로써, 신경 손상 없이 안전하게 수술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의료팀은 이를 통해 팽창 마취 없이 정맥 폐쇄 성공률이 높고 시술 후 회복도 빠르다는 점을 확인했다.
의료팀은 기존 방법과 새로운 방법을 비교하기 위해 하지정맥류로 인해 고주파 폐쇄술을 받은 환자 109명을 대상으로 비교 분석을 실시했다. 기존 팽창 마취 방식으로 수술한 그룹과 내부 냉각 카테터를 활용한 비팽창 마취 수술 그룹으로 나눈 다음, 수술 시간 및 통증 정도, 수술 후 부작용 발생률 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비팽창 수술 그룹은 평균 31.4분이 걸렸으며, 팽창 마취 수술 그룹은 42.3분으로 나왔다. 수술 시간이 크게 단축된 것이다. 통증이나 부작용 발생은 두 그룹 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주 저자인 임공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하지정맥류 고주파 폐쇄술에서 내부 냉각 카테터를 활용하면 팽창 마취 없이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조덕곤 교수는 “비팽창마취 고주파 폐쇄술의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이 치료법이 만성 정맥질환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옵션으로 자리잡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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