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캠핑장인 북한산 국립공원 사기막 캠핑장에서 1인캠핑을 즐겼던 때는 가을이라 부르는 시절이긴 하나 가을빛이 발산되기 전인지라 2023년 11월 8일 현재의 가을색과 풍경이 많이 다르다는 점을 미리 밝힌다.
북한산사기막야영장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북한산로618번길 179
북한산국립공원제1주차장
서울특별시 은평구 대서문길 24
현재 차량이 전기 자동차인 경우라면 북한산 사기막 야영장으로 곧바로 차량을 돌진시킬 수 있지만 내연기관 자동차라면 북한산국립공원 제1주차장의 사기막 야영장 이용객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를 하고 전기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므로 캠핑 장비를 다량 챙기면 불편하다.
전기 셔틀버스가 대기 중이거나 없다고 하더라도 조금만 대기하면 곧바로 오므로 기다림이 지루하진 않다.
예약자 확인 후 캠핑 장비를 싣는다. 장비가 많으면 많을수록 민폐가 되기도 하고 나 스스로가 불편하다는 사실.
그런 이유로 난 박배낭 하나에 1인캠핑 장비를 담았다.
전기 셔틀버스를 타고 약 3.8km를 이동하면 국립캠핑장 북한산 국립공원 사기막 야영장에 도착.
입구에서 예약자 확인을 다시 하고 공지사항을 전달받은 뒤 예약된 사이트로 가면 된다.
쿠니가 예약한 사이트는 일반 텐트 A-16.
오늘 사용할 텐트는 23 제로그램 엘찰텐 제로본 2P.
텐트와 잠자리 세팅을 모두 마친 뒤 한갓지게 여유로움을 즐긴다. 캠핑을 행복하게 만드는 시간들 중 하나.
이때 커피 한 잔은 빠뜨릴 수 없는 요소.
최근에는 안 지기의 엄명으로 믹스커피를 끊다시피 했지만 그래도 종종 하나씩 챙겨서 다니는 중이다.
보통은 물 끓이고 커피 넣고 휘저어 마시지만 입맛이 후진 쿠니는 귀차니즘에 전염되어 물 넣고 커피 쏟아붓고 그냥 끓이는 불량한 모습을 고치지 못하고 있다. 고로 쿠니는 커피를 입맛으로 마시는 게 아니라 분위기로 마신다 정도?
크아 ~ 좋구나 하늘.
오늘의 하늘은 이곳이 국립캠핑장이기 때문도 아니고 1인캠핑을 나온 때문도 아니다. 그냥 비온 뒤의 하늘이라 해야 맞을 듯하다. 그리고 도심지에서 생활할 때와 이렇게 캠핑을 나왔을 때의 하늘은 그 느낌이 확연하게 차이 난다.
도심지에서는 이런 하늘을 보며 지금처럼 좋다고 말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기껏 생각한다는 것이 캠핑이나 갔으면 좋겠다 하는 정도의 생각.
파랗기만 하던 하늘이 점차 붉은색으로 변해가는 시간. 조금 더 진한 붉은색이 번지려나 싶었는데 그건 아닌 듯.
날이 더 어두워지기 전에 일단 저녁 식사부터. 초지일관 라면 2개. 라면은 가능하다면 진라면 매운맛으로.
물 끓지도 않는데 라면부터 넣은 뒤 끓인다.
쿠니의 먹거리, 확실히 조리법에 대한 능력치도 없는 것이 관심도도 제로인 것이 확실.
2022년부터 생긴 버릇 중 하나가 라면 봉지나 과장 개별 포장 봉지까지 이런 식으로 묶어 버리는 것.
이유는 모르겠다. 아마도 1인캠핑을 즐기며 라면 넣고 또 커피 넣고 잠시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해서 생긴 버릇인 듯.
잠시의 시간이 흐른 뒤 끓자마자 열 공급을 차단하고 뚜껑을 덮어 약 30초에서 1분간 대기한다.
이때 너무 짧으면 설익고 너무 길게 대기하면 면발이 불어버려 맛이 확 떨어진다. 그동안의 경험으로는 그렇다.
동쪽의 파란 하늘이 회색으로 변하며 주황이 강해지더니 어느덧 보라가 섞여들며 주황이 사라지고 다시 파란색을 찾아가는 하늘색이 보인다. 그 짧은 시간의 변화를 바라보고 있는 지금 이 시간.
1인캠핑을 즐기고 있기에 가능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서쪽의 파란 하늘은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보는 방향에 따라 결국 빛이 어느 쪽에서 들어서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세상의 변화라고 해야 할까?
라면 2개를 다 소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그냥 눕기가 불편해 잠시 주변 걷기를 해본다.
일반 영지인 A 구역을 벗어나 숲길을 조금 걸어 올라가면 하우스형 큰 사이즈 B 구역, 하우스형 작은 사이즈 C 구역, 산막 텐트에 D 구역까지 모두 70개의 사이트 구역을 볼 수 있는데 주간이 아니므로 전반적인 분위기만 볼 뿐 자세히 보려면 주간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여하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국립캠핑장의 규모 그대로인 것 같다.
B 구역, C 구역, D 구역을 후다닥 훑어보고 다시 내려오니 스마트폰 촬영 모드가 야간 모드로 전환되며 하늘의 색감이 더 짙어졌다. 다시 생각해 봐도 우리네 스마트폰 카메라는 엄청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런 색감의 사진은 미러리스나 DSLR 카메라로 얻을 수 없다. 역시 스마트폰 카메라 대박.
주인이 없어도 언제나 든든하게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나의 텐트. 사람처럼 일희일비하지 않고 변함없이 나와 함께하는 너를 찬양하지 않을 방법이 없구나.
점점 어둠이 짙어져가는 서울캠핑장 북한산 국립공원 사기막 야영장의 밤 풍경.
이 야심한 밤에 커피물을 끓이다니.
하지만 시간을 보니 이제 19시를 조금 넘었을 뿐.
그렇구나 지금 계절은 가을이렸다.
당연히 어둠이 빠를 때인 거다.
꼴랑 오후 7시가 넘었을 뿐인데 랜턴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상황으로 변하니 또 한 해가 지나고 있는가 보다.
국립캠핑장인 북한산 국립공원 사기막 야영장의 하루이자 흘러가고 있는 과거의 시간이 되고 있는 이 순간 난 나의 행복을 위해 이 시간을 충분히 즐기고 있다.
이곳은 서울에서의 접근성이 용이하기 때문에 그냥 서울캠핑장으로 소개되지만 행정구역 상으로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속한다. 그러므로 엄격하게 말하면 서울캠핑장이 아닌 경기도 캠핑장이어야 맞겠지만 심리적으로는 서울캠핑장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늦은 밤 커피 한 잔과 함께 한 달째 읽고 있는 책을 뒤적뒤적하다 이를 닦으러 나섰다.
21시가 막 넘어가는 시간,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꽤 싸늘하다. 이제 침낭 속으로 들어가 수면제인 책을 펼쳐들고 잠을 청해볼까 한다.
일찍 잠자리에 들면 일찍 나서게 되는 건 당연한 귀결이라는 듯 새벽녘에 잠이 깨어 주변 산책에 나섰다.
아직 완전히 밝은 건 아니지만 스마트폰 카메라의 야간 모드 아닌 상태로 촬영이 가능하니 어젯밤 다 못 본 주변 풍경을 돌아볼 생각이다.
밤사이 숲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이건 멧돼지의 식흔이라 판단된다.
미처 다 구경하지 못한 영역을 조금 더 자세히 둘러본 뒤 다시 내 사이트로 돌아와 아침 식사를 즐긴다.
둘째 아이가 먹다 남긴 피자빵을 싸들고 왔으니 일단 피자빵으로 시작해 준비해 온 떡국으로 아침식사 땡.
대부분의 1인캠핑에서처럼 아침을 먹자마자 곧바로 짐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선다.
현수막을 보니 탄소중립, 탄소 발생 제로화를 캐치프레이즈로 건 국립캠핑장임을 알 수 있다.
이런 표어 아래 운영되는 서울캠핑장이 또 있으려나?
여하튼 탄소 제로화 캠페인을 전개하는데 진심인 국립캠핑장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전기 셔틀버스가 도착하려면 아직 10여 분 남은 듯. 배낭을 탑승 포인트라 짐작되는 곳에 떠억 허니 세워두고 그늘 아래 서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 인플루언서 홈 등을 두루두루 살펴보며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부드럽게 서는 전기 셔틀버스에 배낭과 몸을 싣고 북한산 국립공원 제1주차장으로 향한다.
행복하게 잘 보냈는데 뭔가 아쉬움일 남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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