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강원도 정선캠핑장.
아마도 그동안 이용한 강원도 장박캠핑장 중에서 가장 많이 이용한 곳이라 생각되며 사시사철 강원도 여행을 하는 동안 수시로 이용했던 세월이 만 11년, 겨울이 오면 만 12년이 되는 것 같다. 이곳 정선캠핑장이 생기는 해부터 지금까지 이용을 했으니 말이다. 오늘은 이곳에서 오디스토리 가을캠핑.
입구로 들어서서 안으로 쭈욱 들어오면 저곳이 관리실이자 매점이다. 잠시 주차 후 체크인.
관리동 바로 앞 높다란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예쁘다.
주인장께 허락을 득한 뒤 몇 개 따먹을까도 싶은데 이게 상당히 높이 달려 있어 아쉽다.
이곳은 정선캠핑장 초입의 캠핑 구역.
낙엽이 떨어진, 떨어지고 있는 주변 풍경이 가을캠핑을 즐기기에 딱 좋은 분위기를 연출해 주고 있다.
타프를 세팅해 놓고 다른 장비를 준비 중인 시골아저씨.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으며 생존해 있는 네이버 카페 오디스토리 모임이긴 한데 그동안 매니저의 불성실로 유령회원 90%이고 존재감이 느껴지는 회원 10% 중 90%가 눈팅만 하는 분들로 변해버렸다.
그래서일까? 얼굴 함 보자고 올린 공지 글에 오겠다고 하신 분은 시골아저씨 딱 한 분이다.
내가 공지하고 나 혼자 캠핑해야 할 초유의 사태를 막아준 고마운 분이기에 그 감사함이 하늘을 찌른다.
크아~ 완벽한 가을캠핑이로구나.
봄엔 이곳에서 벚꽃 캠핑을 했었는데 여름을 보내고 가을캠핑까지 즐길 수 있다니 세월 참 빠르다.
잠자리는 잠시 옆 데크 위에 올려두고 나머지 장비 세팅에 여념이 없는 시골아저씨.
여기 정선캠핑장이 꽤나 마음에 드는 눈치다.
기본적인 세팅을 끝내고 잠자리 텐트는 바로 옆으로 이동. 모든 세팅을 끝냈다.
이곳 정선애는 강원도 장박캠핑장으로도 꽤 유명한데 따로 홍보를 하지 않아 거의 단골손님들뿐이라고 한다.
하지만 올해는 경기도 좋지 않고 건강도 좋지 않아 지금부터 장박캠핑장으로 전환을 한다고 하니 겨울 장박을 고려 중인 분들은 이곳 정선애캠핑장을 생각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정선애펜션 & 캠핑장 & 글램핑 장박 안내
이용료 : 매월 30만 원
단점 : 서울에서 2시간 30분 정도 소요로 조금은 멀다.
장점 : 솔직히 장점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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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환경이 너무 좋다(쿠니가 자주 찾아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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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원리조트 스키장이 25분 거리. 눈꽃 트레킹의 성지라 하는 운탄고도와 만항재 함백산이 30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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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촌, 병방치 스카이워크, 병방치 짚와이어, 화암약수, 화암 동굴, 민둥산, 가리왕산 케이블카, 아우라지, 나전역 등의 관광지와 여행지가 20여 분에서 40여 분 이내에 위치하고 있어 정선 여행의 중심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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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평창, 태백 등이 접경지이기에 장박캠핑장을 아지트로 해 강원도 여행을 다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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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동해, 강릉 등의 동해바다와 해수욕장까지 1시간 30분 정도의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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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기권 1시간 30분 이내의 가까운 장박캠핑장과 비교해 한적하고 조용하다.
오늘의 정선캠핑장 세팅은 조촐하지만 여유롭고 풍요로운 느낌의 가을캠핑이 됐다. 거의 완벽하게.
그동안 나의 캠핑 먹거리를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 라면, 국물떡볶이, 떡국 등이 전부였고 대체적으로 누군가와 함께 캠핑을 할 때서야 메뉴가 달라지고 풍부해진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시골아저씨는 쿠니처럼 궁색하게 지내지 않는 성향이니 쿠니는 덩달아 신이 난 상태.
그 시작은 따뜻한 드립 커피.
약간은 싸늘한 느낌의 가을캠핑에서 따스하고 고소한 향의 커피 한 잔은 깊은 행복감을 느끼게 해준다.
미니 화로대이자 스토브이기도 한 이것.
이런 아기자기한 것도 가지고 다니시다니… 멋진!
역시 사람은 겉모습으로 판단하는 게 아니다.
크아~ 장작 받침대에 불장갑까지 완벽하게 세팅을 하셨다. 이런 노력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은근 부럽네.
이어 쿠니는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는 스타일의 그릴 위에 고기를 굽기 시작한다.
오늘 오디스토리 가을캠핑을 한다 공지하고 딱 둘이서 만날 때만 해도 섭섭하고 쓸쓸했는데 이렇게 와보니 역시 캠핑이 즐겁고 행복하다. 특히 의도치 않은 이런 캠핑 스타일에 감사함이 커진다.
쿠니의 캠핑은
편하게 하는 캠핑.
가능하다면 덜먹고,
덜 준비하고,
가볍게 하는 캠핑을 추구한다.
그런 이유로 감성 캠핑은 절대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손이 여러 번 가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딱 하나 화목난로나 펠릿 난로는 예외다. 그리고 지금 이 그릴처럼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것은 생각만 하지 결코 사용할 생각을 하지 않는 편인데 시골아저씨는 이리도 멋지게 사용 중이다.
오늘 정선캠핑장 셰프는 시골아저씨.
이 좋은 가을캠핑에 쿠니는 젓가락만 들고 있음.
동료의 노력에 박수도 없고, 칭찬도 없이 그저 고기가 먹을 만치 익을 때만 기다리는 식충 코스프레.
이어 등장한…훈제오리고기?
아마도 그런 것으로 기억된다.
얻어먹으면서도 예의 없이 뭘 먹는 건지 기억도 못 하고 있다. 훔… 참으로 부실한 기억력이로다. 아니 이건 기억력이 아니라 알고자 하는 마음이 없는 것. 에잉 ~
식사를 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
살아온 이야기의 극히 일부와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의 극히 일부와 살아갈 이야기의 극히 일부를 뒤섞어 비빔밥처럼 섞어 인생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고 또 마시고 또 보내는 사이 마구 쏟아지는 빗줄기. 오늘 일몰 즈음부터 오락가락하는 빗줄기가 겨울을 재촉하는 듯 싸늘하기만 하다.
이곳 정선캠핑장은 캠핑장을 기본으로 글램핑과 펜션을 함께 운영하는 곳으로 부지가 매우 넓다.
나무 울타리 너머로 보이는 야외 바비큐장에서는 아이들을 포함 십여 명의 단체가 모여 담소를 즐기고 있다.
‘정선애’가 장박캠핑장으로도 알려져 있긴 하지만 정선캠핑장과 정선펜션 그리고 정선 글램핑으로도 꽤 많이 알려진 곳이기에 취향대로 선택해서 오는 단골손님들이 상당하다.
저쪽으로는 글램핑촌.
초입의 캠핑 구역에서 화장실로 가기 위해서는 여기 글램핑촌을 지나야 한다.
낮에는 사람들이 없는가 싶었는데 불이 환하게 밝혀진 것을 보니 글램핑마다 사람들이 차 있는 듯.
지금은 비가 내려 외부에 나온 사람들이 없었지만 이 사진을 찍고 30여 분 뒤 비가 그치고 별이 보이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나와 모닥불을 펴고 불멍을 즐기고 있었다.
이곳은 다시 나와 시골아저씨 세팅 구역.
강원도 장박캠핑장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올해는 이곳에 세팅을 하고 함께 스키를 타러 다니자고 확실치도 않은 약속을 덜컹 해버렸다.
세팅을 해놓은 미니화로대가 불을 뿜기 시작한다.
그래 가을캠핑은 역시 불 맛이지.
이렇게 불놀이를 즐기는 것,
캠핑 필수 요소다.
특히 가을캠핑에서는 말이다.
다시 가게 되면 가을캠핑이 아닌 겨울캠핑이 될 듯하다.
아마도 그땐 스키장을 오가거나 함백산 또는 운탄고도를 걷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