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가는데…’ 여권 없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일본인들이 해외여행 안 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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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일본 여권 파워, 5년간 전 세계 1위

출처 : note

영국의 투자 이민 컨설팅 기업 헨리앤파트너스가 공개한 ‘2023 3분기 헨리 여권지수’에 따르면 일본은 우리나라와 프랑스, 스웨덴, 핀란드,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등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습니다.
일본은 지난 5년간 1위를 차지하며 강력한 여권 파워를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3위를 기록하며 2단계 추락했죠.
일본을 뛰어넘고 1위를 차지한 국가는 싱가포르입니다.
이렇듯 지난해까지 1위를 달성한 일본의 여권 파워는 상당한 수준인데요.
하지만 강력한 여권 파워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여권 소지율은 무척 낮은 편입니다.

출처 : nagoyatv

지난 2019년 기준 일본인 여권 소지율은 23%에 불과했는데요.
이는 일본을 포함한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등 G7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여권 소지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 역시 많지 않다는 뜻인데요.
실제로 일본의 젊은 층은 좀처럼 해외여행을 안 가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지난해 글로벌 정보기업 모닝컨설트(Morning Consult)가 15개국 성인 1만 6,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다시는 여행 가고 싶지 않다’라고 응답한 일본인들이 35%로 가장 많았는데요.
일본여행업협회가 발표한 인구당 연간 출국자 수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일본은 15.3%, 미국은 28.4%, 한국은 52.1%, 영국은 107.9%였습니다.

② 여권 파워 높지만 정작 해외여행 안 가려 해

출처 : nta

일본인이 해외여행을 가지 않는 이유로는 언어 장벽과 유급 휴가를 내기 어렵다는 점이 손꼽혔습니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해외여행을 떠난 일본인 관광객은 약 38만 6000명으로 2019년 8월 210만 명에 비하면 크게 줄었음을 알 수 있는데요.
히데키 후루야 도쿄대 교수는 “일본 문화 자체가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하다”며”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 최대한 집에 있으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죠.

이 외에도 테츠야 하나다 식품·여행업체 타비모리 전무이사는 재정적 요인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는데요.
일본인 여행 수요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 중 하나는 엔화 약세라고 밝혔습니다.
올해 달러당 엔화 가치는 154.95엔까지 급락했습니다. 이는 30년 만의 최저치인데요.

엔저 현상으로 일본 여행을 떠나는 여행객이 많아졌는데요. 반대로 자국민에게는 해외여행에 대한 부담감이 더욱 커진 것이죠.
이전보다 해외여행 경비가 더 많이 들고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항공 운임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더불어 낮은 임금으로 인해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데 무리가 있다고 판단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출처 : YouTube@BNK금융그룹

일본인들이 여행을 떠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는 일본 내 여행 선택지가 다양한 편이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일본은 지역마다 뚜렷한 특색을 지니고 있어 여행 콘텐츠가 풍부한 편인데요.
자국 내 여행 선택지가 넓기 때문에 굳이 해외여행을 떠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일본에 살고 있는 유튜버 ‘교토 사는 지우네’는 일본인이 해외여행을 떠나지 않는 이유에 관해 말했습니다.
유튜버는 “일본인들은 1년에 한 번 갈까 말까 한다”며 “10년 전에는 1년에 한 번 이상 갔지만 엔저 현상이 오면서 경제적으로 부담을 느끼면서 잘 안 가게 된다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는데요.
현재 일본은 20년 이상 월급이 오르지 않고 보너스도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죠.

또한 일본 정부의 국내 여행 장려 캠페인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는데요. 국내 여행을 할 때마다 신청할 수 있는 쿠폰을 발행해서 여행경비의 30% 정도가 저렴해졌다고 말했습니다.
1인 3만 원 상당의 여행지의 식비, 입장료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발행했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으로 국내 여행을 즐겼다고 전했죠.
냉장고와 화장실까지 구비한 고속버스 등을 소개하며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어 지역 이동도 편리하다고 전했습니다.

③ 일본 정부가 나서서 해외여행 장려

출처 : aviationwire

일본의 젊은 층이 해외여행을 떠나지 않자, 일본 정부가 나서기도 했는데요.
지난 2019년 일본 정부는 아웃바운드 2,000만 명 수준 회복을 목표로 ‘아웃바운드의 본격적인 회복을 위한 정책 패키지’를 발표했습니다.
이어 일본여행업협회와 공동으로 ‘지금이야말로 해외!’ 선언을 발표했는데요.
젊은 층을 한국을 포함한 24개 국가에 무료로 여행을 보내주는 등의 해외여행 장려책을 강구했습니다.
이는 1987년 해외여행배증계획, 2012년 투웨이 투어리즘 이후 처음으로 추진되는 아웃바운드 촉진 정책이었습니다.

일본 정부까지 나서서 해외여행을 보내주려고 하는 이유는 일본 방문 외국인 수는 급격히 증가하는데 반해 해외로 떠나는 일본인들의 수가 줄어들기 때문인데요. 이로 인한 불균형 역시 심각합니다.

일본여행업협회도 자국민의 해외여행 수요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10년간 유효한 여권을 취득하는 데 드는 비용 중 절반인 8,000엔에 해당하는 기프트권을 추첨으로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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