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미국 뉴욕 지하철에서 아시아계 증오 범죄
미국 뉴욕에서 10대 흑인 소녀들이 아시아계 가족을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시아계 부부는 11살 쌍둥이 딸과 함께 네바다주에서 뉴욕을 방문 중이었는데요.
이들은 미국 시민권자로 부인 수 영은 은퇴한 의사로 한국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가족은 지하철에서 맞은 편에 앉은 10대 소녀 3명이 큰 소리로 웃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다가 봉변을 당했는데요.
10대 소녀는 아시아계 가족을 보고 손가락질 하며 더욱 큰 소리를 내며 웃었습니다.
영은 그들의 행동을 따라하며 똑같이 웃었는데요. 그러자 소녀들은 악담을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10대 소녀 중 한 명은 “두 아이를 데리고 온 게 걱정돼요? 내가 당신 딸들 앞에서 당신을 때릴 거니까 그걸 걱정하라고요”라고 말했는데요.
거친 표현이 계속 되자 영의 남편이 “좀 더 괜찮은 표현을 써줄 수 있겠나”라고 말했지만 오히려 공격적인 태도로 위협했습니다.
10대 소녀들은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등의 발언을 쏟아냈죠.
당시 같은 차량에 탑승한 아시아계 여성 조애나 린은 휴대전화로 이 장면을 녹화하고 있었습니다.
소녀 중 한 명이 자신들을 찍고 있다는 걸 알게 되자 린에게 달려들었는데요. 소녀들은 린에게 달려들어 넘어뜨린 뒤 주먹을 날렸습니다.
이때 영이 린을 보호하기 위해 뛰어들자 소녀들은 영에게도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수 영은 머리카락이 뽑히고 안경이 부러질 정도로 심각한 폭행을 당했는데요.
10대 소녀들은 다음 역에 정차할 때까지 린과 영에게 폭력을 행사했는데요. 주변 승객들이 말려도 폭행은 쉽게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하철이 정차하자 다른 승객들이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하차를 도왔죠.
② 10대 흑인 소녀 3명이 폭행하기 시작해
피해자인 영은 CBS 방송에 출연해 당시 사건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들을 바라보자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더 크게 웃기 시작했다”며 “나도 그들의 행동을 정확히 따라 하며 웃었다”라고 상황을 전했는데요.
소녀들에게 폭행을 당한 영은 “안경이 부러졌어요. 머리가 당겨져서 두피가 많이 상했고 며칠 동안 두통을 겪었습니다. 목도 충격을 받았고요.”라고 말했습니다.
영은 이 사건을 증오범죄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전했는데요. 아시아계는 대립을 피하려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진 이들이 자신들을 손쉬운 범죄 대상으로 봤을 뿐이라고 말했죠.
덧붙여 “법 집행을 떠나 우리가 사회 및 공동체로서 모두에게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은 가해자들은 어린 소녀들이라며 처벌만이 아닌 다른 교훈을 얻기를 바란다고 전했는데요.
또한 자신의 어린 딸들이 이번 사건으로 인해 상처받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죠.
영은 사건 이후 가해자들과 흑인 커뮤니티를 상대로 한 분노가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습니다.
해당 사건을 촬영하다 폭행을 당한 조애나 린은 인터뷰를 통해 “무슨 일이 생기면 증거로 써야겠다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카메라를 켰다”는 말을 남겼죠.
그는 “이런 상황은 항상 발생하지만, 보도나 증거가 없어 뜬소문이 돼버린다”고 말했습니다.
③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더욱 심각
뉴욕 경찰은 해당 사건을 인종 차별에 기반한 혐오범죄로 보고 가해 소녀를 수배했습니다.
사건 이틀 뒤 가해자 중 한 명이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는데요. 이 소녀는 2건의 폭행 혐의를 받았습니다. 뉴욕 경찰은 나이를 고려해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자수한 소녀 외에 2명은 수배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린은 소녀가 자수했다는 소식을 듣고 “안심이 된다”며 “나와 영에게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을 벌이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죠.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미국에서는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가 급증했습니다. 이러한 범죄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데요.
지난 5월 텍사스주에서 한인 가족 3명 등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기 난사 사건의 배경에도 아시아인 혐오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 1월 미국 정부는 아시아계와 하와이, 태평양계 주민들의 형평성과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전략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특히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에 대한 대응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는데요.
정책 우선순위로 아시아-태평양계 주민들의 소속감 증진, 증오범죄와 차별 대응, 인종 다양성 강화 등을 제시했으며 증오범죄 예방을 위해 법무부와 교육부가 각급 학교에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백악관은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가 2019년과 비교해 2020년에 73%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는캘리포니아주에서는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가 2020년 89건에서 지난해 247건으로 무려 177% 급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