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DalDal
프랑스 노르망디 여행
작은 항구도시 옹플뢰르
에트르타 – 옹플뢰르 45km, 40분
파리 – 옹플뢰르 209km, 2시간 20분
에트르타에서 옹플뢰르로 가는 길. 왔던 길을 되돌아 나와 다시 노르망디 대교를 건넌다. 둘을 잇는 대중교통은 에트르타에서 버스를 타고 르아브르에서 환승하는 방법이 있으나 2시간이 걸린다. 승용차로는 총 45km, 40분 정도 소요. 파리에서부터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생라자르 역에서 기차를 타고 르아브르 역에 내린다. 버스로 환승해 30분을 더 달리면 옹플뢰르에 도착한다. (약 2시간 40분 소요)
옹플뢰르 전망대
Panorama du Mont-Joli
도보, 차량 이동 가능
옹플뢰르에 도착하자마자 전망이 한눈에 보이는 곳으로 차를 끌고 올라갔다. 걸어서 올라가려면 솔찬히 힘들었을 텐데 이럴 때 렌터카의 진가가 나타난다:) 여기는 동네 뒷동산 격인 졸리 산(Mont-Joli)의 전망대다. 이렇게 주차할 만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차를 가지고 올라오기에 불편함이 없다.
운동 겸 산책 겸 걸어오는 분들도 제법 많았다.
Panorama du Mont-Joli
가뿐히 오른 정상에서
거저 받은 선물이 너무나 근사했다.
숨이 차게 걸어올라 온 사람에게는
더 큰 감동이겠지♡
센 강의 하구, 르아브르와 옹플뢰르를 이어주는
노르망디 대교 Pont de Normandie
좁은 길을 따라 촘촘히 늘어선 주택들.
그 사이를 요리조리 탐험할 생각에
골목 러버들은 설레기 시작한다.
중세 시대 무역항으로 이름을 날리던 시절엔
프랑스의 주요 도시로 손꼽히기도 했단다.
그마만큼 인구 밀집도가 상당했다는데
위에서 바라보니 실감이 난다.
찬란했던 시절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옹플뢰르의 과거와 현재 속으로 들어가 보자.
옹플뢰르 항구
Port of Honfleur
옹플뢰르의 주요 볼거리는 시내 중심에 있는 옛 항구다. 프랑스와 영국 사이의 백년전쟁 당시 전략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어 무역이 활발했던 곳이다. 그러나 인근에 있는 르아브르가 현대식 항구로 개발되면서 옹플뢰르는 주요 무역항의 자리에서 물러났고, 지금과 같은 관광 항구로 변모했다.
항구 주변으로 오밀조밀 붙어있는 집들은 전통적인 북유럽식 목조 가옥이다. 대부분 수백 년 동안 한자리를 지킨 옹플뢰르 항구의 터줏대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잉글랜드와 가까운 프랑스 북서부 지방은 노르드인(Nord 북쪽, 흔히 말하는 바이킹)의 영향을 받아 배를 만드는 데 능숙했고, 따라서 목조건축 기술이 발달했다.
9세기경 프랑스에 대대적인 바이킹 세력의 침략이 있었고, 샤를 3세 때 바이킹 집단의 수장인 롤로가 루앙(Rouen, 노르망디의 수도) 백작으로 임명되기에 이르렀다. 롤로 백작과 그 후손들이 점차 지배 영역을 넓히면서 현재와 비슷한 경계까지 확대되었다고 한다. 그때 명명한 ‘노르망디(Normandie)’라는 이름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노르망디는 ‘노르드인의 땅’이라는 뜻이다.
옹플뢰르의 항구 앞에 서면
사진을 잘 찍지 않는 사람이라도
홀린 듯 카메라를 꺼내들게 된다.
각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순간을 담고,
작은 프레임안에 압축된 사진들은
돌아간 일상에서 빛을 발하겠지.
좀 더 예쁘게 각색된 추억을 곁들여:)
알록달록한 건물만큼이나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인 요트들.
찬찬히 구경하며 한 바퀴 항구 주변을 산책했다.
여행할 땐 해 한 번 보기 힘들다며 투덜거렸지만, 이렇게 지나고 보니 사진 속 흐린 하늘과 옹플뢰르의 색감이 찰떡같이 어우러진다. 파리도 그랬다. 프랑스의 퍼스널 웨더(Personal Weather)는 써니(Sunny)보다는 클라우디(Cloudy)가 아닐는지..
이것 봐. 이렇게 미화를 한다니까.
생카트린 성당
Église Sainte-Catherine
Open. 9:00-20:30
무료입장
생카트린 성당의 종탑
옹플뢰르에 왔다면 모두들 들렀다 가는 곳. 항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성당이 있다. 서두에 노르망디 지역이 바이킹의 지배를 받았다고 얘기했었다. 바이킹이 제일 잘 만들었던 건 다름 아닌 배, 선박 기술이다. 그 노하우를 그대로 건축에 적용, 나무와 도끼를 사용해 지은 성당이다.
특이한 것은 종탑과 성당 본채가 따로 떨어져 있다. 아무래도 주 재료가 나무이다 보니 화재에 취약할 테고, 혹시나 사고에 대비해서 함께 소실되는 것을 방지한 것이라고 한다.
생카트린 성당 본채
‘성당’하면 석조 건축물만 보다가 이렇게 나무로 가득한 성당의 내부에 들어와 보니 확실히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도 뭔가 더 따뜻해 보이고:) 생카트린 성당의 포인트는 도끼질로 투박하게 마감된 기둥과 배를 뒤집어놓은 모습의 천장이다. 밖에서 봤을 땐 그저 평범한 박공 지붕이었는데, 숨길 수 없는 바이킹의 정체성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옹플뢰르 산책
메인으로 항구 주변과 성당까지 훑어보았으니 이제 디저트로 아기자기한 골목 산책을 할 차례다. 발길 닿는 대로, 의식의 흐름대로, 목적 없이 계획 없이.
Saint-Léonard 정원
옹플뢰르 공립 도서관
몇 걸음 걷고 “와..” 찰칵!
“와…” 찰칵! 찰칵! 무한 반복
찐 골목 러버들이라면
반드시 옹플뢰르와 사랑에 빠질 것.
눈을 뗄 수 없는 다양한 색감의 향연이
새로운 골목에 들어설 때마다
마음을 부풀어 오르게 한다.
작품명 : 놓치지 않을 거예요
예쁘게 담아줘서 고마워요 달군:)
에트르타와 더불어 예술가들이 사랑했던 도시답게 골목 곳곳에 크고 작은 아틀리에, 갤러리들이 눈에 띄었다.
* 옹플뢰르의 모습은 종종 귀스타브 쿠르베, 외젠 부댕, 클로드 모네, 요한 바르톨트 용킨트 등 인상파 화가들의 화폭에 담겼다.
골목을 빠져나와 광장에 다다르면
또다시 몇 갈래의 길이 나오고..
쉼 없는 선택으로 즐거이 헤매다 보니
어느새 조명 빛이 깊어지는 시간이 되었다.
17세기 옹플뢰르를 통해 많은 탐험가들이 항해 길을 나섰다. 그중 한 탐험대가 캐나다에 닿아 개척한 도시가 지금의 퀘벡이란다. 그래서 그런지 옹플뢰르와 많이 닮아있는 모습이라고.. 언젠가 우리에게도 인연이 닿길 고대해 본다.
작지만 매력이 철철 넘쳤던 옹플뢰르, 오흐부아:)